[미래이슈] 글로벌 인터넷망, 40억인의 잠을 깨운다 미래이슈

Google_Loon_-_Launch_Event.jpg » 2013년 6월 '프로젝트 룬' 출범식에서 선보인 성층권 비행풍선. Wikimedia Commons(by Flicker User: iLighter)  

 

세계 인구 3명 중 2명은 아직도 인터넷과 담을 쌓고 산다

 

 지구촌에 인터넷시대를 연 ‘월드 와이드 웹’(WWW)이 나온 지 26년, 전 세계에 스마트폰 열풍을 몰고온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 등장한 지 8년이 지났다. 인터넷을 상상하지도 못한 시절에 태어난 사람들도 이제는 인터넷이 없는 생활을 생각하기 힘든 시절이다. 우리나라 전 인구의 90%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한국인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수도 4000만을 넘어섰다. 일상의 뉴스는 물론 잡다한 지식·생활정보에서 난해한 전문정보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원하는 거의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구할 수 있으니 어찌 인터넷을 외면하고 살 수 있으랴. 하지만 73억에 이르는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이같은 디지털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은 기껏해야 30억을 넘지 않는다. 이보다 훨씬 많은 43억명은 아직도 인터넷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전 세계 인구 3명중 2명이 사실상 세계 경제 네트워크와 담을 쌓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들도 머지 않아 인터넷 포위망에 들어올 전망이다. 이들은 인터넷 거대기업들의 투자에 힘입어, 내년 이후부터 새롭게 인터넷 네트워크에 속속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다. 이르면 2020년 이전에  전 세계인 거의 모두가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는 세계 경제에는 거대한 신규 소비자층의 등장을 뜻한다.  이들은 이제껏 인터넷을 통해 어떤 것도 팔거나 사지 않았고, 어떤 것도 다운로드하거나 업로드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대부분은 아프리카, 중남미, 인도,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가의 서민들이다. 소득 수준이 낮은 이들 개개인의 경제력은 미약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수십억에 이르는 이들 전체가 발휘할 경제적 영향력은 막대하다. 이들이 인터넷 세상에서 어떤 행동을 보이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는 극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도 있다.

 

i1.jpg » 세계 인터넷 인구 추이. http://www.internetlivestats.com/internet-users/

 

 사상 최대 인터넷망 구축 경쟁이 '라이징 빌리언스'를 부른다

 

미국의 우주연구 지원기관인 X프라이즈재단의 피터 디아만디스(Peter Diamandis) 회장은 이들에 대해 ‘라이징 빌리언스’(Rising Billions)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이 새로운 인터넷집단이 20여년 전 우리가 온라인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의 인터넷으로 세계 정보와 원격 3D 프린팅, 온라인 쇼핑,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이 세계 경제에 끼칠 잠재적 영향력을 주목했다.    
 이런 전망이 가능한 건 전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상 최대의 온라인 네트워크 구축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과 페이스북, 민간우주선 업체 스페이스엑스, 영국의 항공업체 버진그룹 등이 수백억달러를 쏟아부으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용 서비스가 임박한 구글의 '프로젝트 룬'

 

 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는 건 인터넷 검색의 최강자 구글이다.  사실 세계를 하나로 엮는 건 구글의 핵심 목표이기도 하다. 구글의 세계 인터넷망 구축 사업은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으로 불린다. 광활한 우주공간의 맨끝자락에 닿아 있는 지상 20㎞의 성층권에 무료 와이파이를 구현해주는 비행풍선 수천개를 띄워 완벽한 글로벌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2012년 미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에서 시작된 이 사업 구상은 지난 3년간 호주, 브라질, 뉴질랜드 등에서 300만킬로미터 이상 실험을 한 끝에 이제 상용 서비스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2015년 10대 유망 기술’ 가운데 하나로 이 ‘프로젝트 룬’을 꼽고, 1~2년 안에 정식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p2.jpg » 프로젝트 룬 시험 장면. 구글 제공

p1.jpg » 인터넷 기지국이 없는 브라질의 한 시골 초등학교의 지리수업 시간. 구글의 비행풍선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수업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있다. 구글 제공.

 

이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마이크 캐시디는 마련해둔 계획을 이제 시작해도 될 만큼 비용도 낮아지고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말에는 남반구의 몇몇 지역에서 거의 상시 서비스를 시험해 볼 수 있을 만한 양의 풍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이동통신사들의 주파수 대역을 임대해 이뤄질 상용 서비스는 그 이후가 될 것이다. 풍선 1개가 커버할 수 있는 지역 범위는 40㎞. 구글은 세계 각국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이 프로젝트를 후원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쓰이는 비행풍선은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첫째는 비행풍선이다. 두께 0.076mm의 폴리에틸렌수지로 만든 이 풍선의 크기는 헬륨 가스를 가득 채울 경우 가로 15미터, 세로 12미터이다. 둘째는 태양광 패널이다. 풍선 양 옆으로 알루미늄 재질의 패널 2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배치돼 있는데, 햇빛을 최대로 받을 경우 100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햇빛을 받지 못하는 밤에도 인터넷 장비를 작동시킬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셋째는 태양광 에너지를 동력으로 하는 15㎏짜리 인터넷장비 박스다. 풍선 아래쪽에 매달려 있는 이 박스에는 지상의 지시에 따라 풍선의 고도·방향 등을 조절해주는 컴퓨터 회로기판, 지상의 통신 네트워크 및 다른 풍선과의 연결을 맡는 무선 안테나, 태양광 전기를 저장하는 리튬이온전지 등이 들어 있다.

i2.jpg » 2014년 3월~2015년 1월 테스트 기간 중 비행풍선의 성층권 체류기간 증가 추이. .theverge.com

 

성능 개선을 통해 비행풍선은 바람과 햇빛이 강한 성층권에서도 최장 180일까지 버틸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또 지상 관제소의 지시를 받아 처리할 수 있는 간격도 15분까지 단축했다. 원하는 기지국의 500미터 이내로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정확성도 높아졌다. 비행풍선의 고도는 약 20~30㎞로 일반 항공기보다 2배나 높다.  이 성층권에는 고도에 따라 방향과 속도가 다른 여러 층의 바람이 분다. 따라서 원하는 방향으로 부는 바람층으로 풍선을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비행풍선의 위치와 방향을 조종한다. 구글은 통신사들과 제휴해 사람들이 휴대폰을 통해 이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drones-master675.jpg » 페이스북이 개발중인 드론 '아킬라'. 날개 길이가 보잉737보다 크다. facebook.

 

i3.jpg » 2015년 2월 인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인터넷닷오알지 전용 앱. 30여종의 정보들을 무료로 서비스한다. internet.org.

 

무인 항공기로 구글에 도전하는 페이스북

 

구글에 뒤이어 페이스북도 전 세계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데 나섰다.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방식은 무인항공기 드론을 이용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지난해 타이탄(Titan)이란 태양광 무인기 업체를 인수하려 했다. 하지만 나중에 뛰어든 구글이 이를 가로채자, 또다른 태양광 드론업체 ‘어센타’(Ascenta)를 인수했다. 이는 마크 주커버그가 전세계 인터넷 보급을 위해 2013년 출범시킨 인터넷닷오알지(Internet.org) 활동 계획의 일환이다. 인터넷닷오알지는 전용 앱을 통해 인터넷 사각지대의 주민들에게 무료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인도 6개주에서 이 앱을 통한 30여종의 무료 정보서비스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현재 영국에서 소형 무인기의 시험 비행을 성공리에 마친 상태이다. 드론의 최종 디자인은 보잉 737보다 날개 길이가 더 큰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초경량 재질을 사용해 무게는 자동차보다 가볍게 할 예정이다. 동력은 날개 위에 장착한 태양광 패널을 통해 확보하고, 6만피트 이상 고도에서 한 번에 몇달씩 머물 수 있도록 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이크 주커버그는 “인터넷 인프라가 없는 지역에 살고 있는 세계 인구의 10%가 이것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페이스북의 인터넷 세계제국 첨병이 될, 부메랑 모양의 이 드론에는 아킬라(Aquila)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i5.jpg » 650여개의 위성으로 세계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원웹 구상도. BLOOMBERG.COM 웹사이트 화면 캡처.

 

위성으로 판을 새로 짜려는 후발주자들

 

지상뿐 아니라 지상과 우주공간을 모두 하나의 인터넷통신망으로 묶으려는 시도도 있다. 미국의 민간우주선 개발업체인 스페이스엑스는 소형 위성들을 이용해 지구촌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 시애틀에 있는 사무실에서 50여명의 직원들이 이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 창업자이자 시이오인 일론 머스크는 100억달러를 들여 5년 안에 이 프로젝트의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700개의 소형 위성으로 시작해, 12~15년 후 4000개의 위성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한다는 얼개를 짜놓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아직 정식 명칭조차 정해지지 않은 극히 초기 단계이다.

기이한 행동으로 유명한 영국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 미국의 무선통신기업인 퀄컴 회장 폴 제이콥스가 참여하고 있는 ‘원웹’(OneWeb) 프로젝트도 위성을 잇는 방식이다. 원웹 창업자인 그레그 와일러(Greg Wyler)는 이 네트워크에 650개의 소형 위성을 이용할 계획이다.  이 위성들과 각 지역의 통신 위성을 연결해 세계 인터넷망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위성들이 활동할 공간은 통신위성 궤도 중에서 가장 낮은 1200㎞ 상공이다. 각 위성은 최소한 초당 8기가비트를 전송할 수 있다고 한다. 원웹 창업자인 그레그 와일러는 올 봄에 위성제조업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위성 발사는 2017년에 시작할 예정이다.

 

i7.jpg » 세계 경제 새로이 편입될 40억 인구는 어떤 미래 지도를 그려갈까? pixabay.com


  
 전 세계 인터넷망의 거대한 기회와 위험

 

이들은 왜 굳이 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려 할까? 이들이 공개적으로 밝히듯,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돕기 위한 것일까? 기업 활동에는 다양한 목적과 명분이 있는 만큼 분명 그런 목적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수입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90% 안팎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왜 이렇게 전세계 인터넷망 구축에 열심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광고 기반 웹 비즈니스의 광대한 무풍지대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들이 전 세계 단일 인터넷망을 통해 확보하는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행동 특성 등에 대한 정보는 어느 초강대국 정부나 정보기관도 감히 꿈꾸지 못할 가공할 만한 것들이다. 이 미증유의 ‘빅 데이터’들은 아무런 규제없이 방치될 경우, 새로운 유형의 글로벌 ‘빅 브라더’를 키우는 위험한 씨앗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 인터넷 공룡들에게는 다시는 없을 엄청난 사업적 기회다. 선진국 인터넷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인구 감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은, 이들이 천문학적 투자비를 감수하고 광대한 인터넷 불모지에 눈독을 들이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물론 그들에게만 기회인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인터넷망은 저개발국과 오지의 주민들에게도 가난과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물 안을 벗어나 우물 밖의 광대하고 다양한 세상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들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주체가 될 수 있다. 또 온라인을 통해 접하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 새로운 학습·교육의 기회를 활용해 좀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주역이 될 수도 있다. 인터넷 은행이나 가상화폐 같은 미래형 금융 및 결제 수단은, 기존 시스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들에게서 전지구적 시스템 혁신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이는 세계 경제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것이다. 세계 경제에 새롭게 편입될 40억의 '라이징 빌리언스'는 과연 어떤 미래 지도를 그려갈까?
 
 

 

참고자료
http://singularityhub.com/2015/04/06/rising-billions-dramatic-positive-change/
http://www.theverge.com/2015/3/2/8129543/google-x-internet-balloon-project-loon-interview

구글 프로젝트 룬
http://www.technologyreview.com/featuredstory/534986/project-loon/
http://www.technologyreview.com/lists/technologies/2015/
http://www.google.com/loon/
http://en.wikipedia.org/wiki/Project_Loon#cite_note-wired_2013-06-1
  
구글의 지구정복 프로젝트 5가지
https://youtu.be/gyFug1dp8Ls
구글 매출 비중

http://socialmedia.blog.me/220165665645

 

페이스북 프로젝트

http://internet.org/about

http://mashable.com/2015/03/26/facebook-drone-aquila/

 

원웹 프로젝트

http://www.bloomberg.com/news/features/2015-01-22/the-new-space-race-one-man-s-mission-to-build-a-galactic-internet-i58i2dp6

http://spacenews.com/virgin-qualcomm-invest-in-global-satellite-internet-plan/

 

일론 머스크 프로젝트

http://aviationweek.com/space/spacex-oneweb-unveil-rival-broadband-constellation-plans

http://spacenews.com/spacex-opening-seattle-plant-to-build-4000-broadband-satellites/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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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