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우주식품을 재난 구호식품으로 우주항공

800px-AstronautsEatingBurgers.jpg » 햄버거를 먹고 있는 우주인들. http://www.nasa.gov/audience/formedia/presskits/spacefood/gallery_iss005e16336.html  

 

 최근 일본의 과학기술 및 학술정책연구소(NISTEP)가 '우주식 현황과 재해식으로의 활용'이라는 주제의 연구 보고서를 냈다. 연구소는 이 보고서에서 우주의 극한 환경을 가정해 만든 우주식품이 재난시의 비상식품에도 유용하다며, 우주식을 재해식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미리안>의 글로벌동향 브리핑에 소개된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불에 타도 유해가스 없고 1년 이상 보존 가능해야

 

 우주식은 필요한 영양성분을 포함하면서도 통상 지상에서 먹는 식품과 비교해 화재시 유해 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미소중력환경에서도 식사가 가능해야 하며, 상온에서 1년 이상 장기보관이 가능해야 한다. 또 맛도 신경써야 할 뿐만 아니라 식생활 내용도 지상에서와 유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재해 발생시에도 우주식과 비슷한 식사가 필요하다. 피난 시에는 전기나 가스, 물 사용의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상황 하에 있는 우주비행사의 식생활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15년부터 우주 체류기간 상한 1년으로 연장
 
 좁고 폐쇄적인 우주선 내의 장기간 생활 속에서 식사는 우주비행사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2015년부터 1회 우주체류기간의 상한을 종래의 2배(1년)로 연장한다. 이에 따라 우주비행사의 심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우주식의 중요성도 커졌다.
 우주식은 기본적으로 필수 영양성분을 포함해야 하며, 미소중력환경 아래서도 쉽게 먹을 수 있어야 하고, 그 상태 혹은 용기를 데우거나 물을 첨가하는 것만으로도 조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상온에 장기간 보존이 가능해야 한다. 또 식중독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고, 패키지의 경우 화재 등 비상시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이런 조건 하에서 우주식은 지상용 식품과 가까운 ‘우주환경전용 특수 식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주비행사는 지상의 일상에서 먹는 음식, 특히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식품을 우주에서도 먹고 싶어하는데, 이는 재해지의 피난민들도 마찬가지다.
 

공통점 많은 우주식과 재해식 환경

 

 우주식과 재해식의 공통점은 많다. 예컨대 재해시에는 일시적으로 물이나 식료품을 조달할 수 없고, 전기나 가스 같은 인프라의 사용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우주비행사의 환경과 유사하다. 종래의 ‘비상식’은 보존성이 좋고, 보존기간이 긴 식품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보다는 재해 발생 후의 ‘니즈’를 배려하는 ‘재해식’의 개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즉, 비일상적인 환경에서 가능한 한 일상의 식품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주식은 시식을 제외하면 지상에서 식사를 섭취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것에 반해, 재해식은 일상(평상시)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식은 소량생산으로 인해 비용이 비싼 것과 반면, 재해식은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하며, 가능한 한 저가에 공급할 필요가 있다.
 

640px-ISSSpaceFoodOnATray.jpg » 우주왕복선에 실어보낸 우주식. http://www.nasa.gov/audience/formedia/presskits/spacefood/gallery_iss005e16336.html


 우주식이 갖춰야 할 다섯가지 조건
 
 우주식은 몇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는 영양이다. 장기 우주체류에 필요한 영양성분은 지상에서의 요구량과 큰 차이가 없지만, 창문이 적어 햇볕에 노출될 기회가 적다는 점에서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D, 고방사선 환경 하에서 항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 E,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칼슘,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이 섭취할 필요가 있는 셀렌과 크롬의 요구량이 많다.
 둘째는 장기보존성이다. 국제우주정거장으로의 물자 보급은 몇달에 1번 정도에 이뤄지기 때문에 우주식은 상온에서 적어도 제조 후 1년 이상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1.5~2년의 유효기간이 있는 경우도 많다.
 셋째는 안정성이다. 우주정거장에서는 식중독과 같은 사태의 위협을 낮출 필요가 있어 HACCP(위해분석을 기초로한 주요관리점) 및 이에 준하는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넷째는 포장용기의 안정성이다.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우주식 패키지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확인시험이 필요하다. 또한 불에 타기 쉬운 재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다섯째는 미소중력 등 환경에의 대응이다. ISS 내의 미소중력환경에서 물품의 고정에는 벨크로 등이 사용된다. 우주식에도 벨크로를 이용하여 벽이나 테이블에 고정시켜 식품은 용기의 스푼이나 포크 등과 같이 넣어 접착시켜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분말 상태의 식품은 우주식이 될 수 없으며, 액체 또는 그에 가까운 상태는 식품을 밀폐한 전용용기에 넣어 빨대로 마시며 식품에 어느 정도 점성을 첨가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는 조리장치에의 대응이다. ISS의 식당에는 가열기와 냉온수기 두 가지 간단한 조리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전자는 식품을 전기히터에서 약 80°C까지 데우는 장치로, 후자는 약 80°C의 온수를 우주식에 주입구에서 25mL단위로 주입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우주에선 물을 부어먹는 가수식품 유용
 
 우주식은 제법과 형태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특히 프리즈 드라이로 대표되는 가수식품과 레토르토 식품으로 대표되는 온도안정화 식품이 많다. 현재 ISS는 소변을 포함한 수분의 리사이클 장치를 갖추고 있다. ISS 내에서 사용하는 물의 90%는 리사이클되어 음료수나 우주식의 가수용으로 사용된다. 물자의 ISS에의 발사에는 1kg당 수백만엔이 들기 때문에 수분을 빼고 가벼운 가수식품을 발사하는 편이 비용 면에서 이득이 크다.
 ISS에는 전 탑승원을 위해 16일분의 세트로 준비하고 있는 준비식과 각각의 우주비행사의 희망에 따라 준비하는 보너스식이 있다. 표준식은 미국(NASA)과 러시아가 원칙적으로 50%씩 준비하고 있다.
  

800px-JAXA_Space_food_Ramen_(Soy_sauce).jpg » 우주일본식으로 선정된 라면. wikipedia.org

 

일본선 라면, 양갱이 등 28개 식품 우주식 인증
 
 우주 일본식은 일본에서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먹는 음식을 대상으로 하며, 쌀밥이나 라면 등과 같은 주식, 고등어구이나 레토르토 카레와 같은 부식, 차 및 양갱과 같은 간식으로 전체 28개의 제품이 인증받았다. 2009년 3월 JAXA의 와카타 코이치(若田光一) 우주비행사가 일본인으로서는 최초로 4개월 반 동안 ISS에 장기체류하며, 우주 일본식을 약 500개 운송하여 동료 우주비행사들과 나누었다. 2013년 JAXA는 우주일본식의 다양화를 위해 새로운 식품후보를 모집하고 있다.
 
재해식 개발 필요성 부각시킨 동일본대지진

 
 동일본대지진에서 여러 식량문제가 발생했다. 일본대지진 약 3주 후 일본영양사회가 수행한 조사에 의하면 피난소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탄수화물 중심으로 영양이 편향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한편 후생노동성은 피난소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영향불균형이나 체력저하 등의 문제가 보고되었으며 재해 후 3개월 정도간 결핍하기 쉬운 영양소에 대해 조사한 수치를 발표하였다. 또한 피난소에서 배급되고 있는 삼각김밥이나 절임 같은 반찬을 나눠줄 때 맨손으로 나누어주고 있기 때문에 위생적인 문제도 있고, 개인 공간이 좁아 식사 공간이 부족하며, 노인들이 특히 식사에 어려움이 있는 점 등이 피난소의 식량 문제로 지적되었다.
 
S73-20236.jpg » 지상에서 우주식품 섭취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http://en.wikipedia.org/wiki/Space_food#mediaviewer/File:S73-20236.jpg

 

 

재해 후 1주일간 먹을 수 있는 분량 비축해야
 
 일본 내각부의 중앙방재회의에서는 가정이나 피해 도,현 및 시구정촌의 공적으로 비축하고 있는 식량만으로는 식료품이 부족한 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여, 식료품 부족량을 재해 후 1주일간 최대 약 3,400만식으로 상정하고, 각 가정이나 기업에서는 적어도 3일분, 가능한 한 1주분의 식량을 비축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식량을 비축하고 있는 가정이 적으며, 비축량을 늘리는 방책이 필요하다. 장기보존이 가능한 식품을 비축할 경우, 유통기간이 끝나면 다시 비축해야 한다.
 
 800px-thumbnail.jpg »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하자 전세계에서 구호식품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US_Navy_050102-N-5362F-123_Disaster_relief_supplies_from_several_different_countries_including_food,_water_and_medical_supplies_in_an_aircraft_hanger_waiting_to_be_picked_up_at_the_Sultan_Iskandar_Muda_Airport_in_Sumatra,_Indon.jpg

 

 

우주식을 재해식으로 활용할 때 고려해야 할 것들

 

 우주식은 재해식과의 공통점이 많아, 재해식에 활용될 여지가 높다. 실제로 활용을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영양성분 문제다. 동일본대지진에서 피난주민들의 혈압이 높은 원인이 피난생활의 스트레스 및 식생활, 운동부족 등으로 추측되었다. 우주에서도 우주비행사의 염분 섭취과잉이 문제가 되어 NASA에서는 우주식의 염분을 반 이하로 절감할 것을 요구하였다. JAXA의 경우에도 2013년 모집한 새로운 우주 일본식 후보에서 1패키지당 나트륨양이 1000mg 이하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식염으로 환산하면 약 2.5kg 상당으로, 일본인 성인의 현재 나트륨 섭취 기준인 남성 1일 9g, 여성 7.5g에 부합한다. 재해식도 비슷한 나트륨 레벨을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지만, 피난생활은 우주비행보다 신체활동 레벨이 낮아 1 포장단위의 나트륨량을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피해생활에서 야외활동 제약으로 일조량이 적을 수 있으므로 우주식에서처럼 비타민 D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둘째는 포장용기의 비용이다. 우주식처럼 재해식도 포장이 단단하고 컴팩트하여 식기 없이 먹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 우주식의 경우, 가수식품에 뜨거운 물이나 물을 주입하는 기능을 가진 패키지는 미소중력환경에서 날라다니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복합적인 밸브 기구를 이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러한 차이점을 고려하여 포장용기로 인해 생산비용이 대폭 증가하지 않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유통기간 문제다. 우주식은 1년 이상(우주일본식은 1년 반 이상)의 유통기간을 요구하고 있다. 화재식도 기본적으로는 그 정도 이상의 유통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면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를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맛에 관한 관능검사다. 우주식에서 식품은 개발 시에 보존시험 후 테스트에 의해 관능검사를 실시한다. 이는 장기보존한 후에도 품질이 변하지 않는지, 미생물 등의 검사만으로 알 수 없는 인간의 미각에 의한 확인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우주식의 맛에 관한 기준은 지상의 식품보다도 엄격하다. 재해식의 경우 관능검사의 합격기준이 어느 정도로 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다섯째는 식품표시 라벨 문제다. 우주식에서는 전용 라벨을 부착하게 되어 우주비행사들이 이용하기 수월하도록 식품명 및 유통기간 등을 표시하고 있다. 재해식에서는 이용대상자 및 목적에 관한 표시가 알기 쉽게 하도록 하면, 비축품 선정할 때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목표는 일상에서 먹는 것과 같은 식품의 구현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을 한 1960년대 초에는 알약 한 알을 마시는 것으로 하루에 필요한 필수적인 에너지 전체를 얻을 수 있는 우주식이 이상적으로 이야기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생리에 맞지 않고, 만족감을 얻을 수 없는 등 우주비행사로부터 식품에 대한 불만을 높인다. 결국 우주에서도 일상에서 먹는 것과 같은 익숙해진 식품이 가장 좋고, 정신적으로도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지상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식품에 가까운 것을 실현하는 것이 우주식의 역사다.
 재해 시에도 식생활을 가능한 한 일상과 비슷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전기나 가스, 물의 사용 등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약 중에서도 우주식을 개발, 운용한 경험을 살릴 여지가 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6580&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6-03       
원문  
http://www.nistep.go.jp/wp/wp-content/uploads/NISTEP-STT144J-15.pdf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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