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추락해도 안전한 비행기 나올까 우주항공

  04759765_P_0.jpg » 지난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 도중 사고가 난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김태형 한겨레신문 기자 xogud555@hani.co.kr

지난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의 착륙중 충돌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명이었다. 승무원을 포함한 전체 탑승자 307명의 0.65%다. 전문가들은 사고 정도에 비해 사망자 수가 적은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오늘날 비행기 추락 사고는 과거에 발생했던 사고보다 생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가 뭘까. 11일 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발행하는 ‘글로벌동향 브리핑’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우선적으로 오늘날의 비행기가 구조적으로 견고해진 점을 꼽을 수 있다. 객실에는 더 강한 좌석이 설치되어 승객을 압사시킬 가능성이 더 적어졌다. 좌석 쿠션과 카펫은 난연성을 가지며, 문은 더 쉽게 열 수 있다. 이러한 개선은 승객들을 더 빨리 비행기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한다. 

 비행기 추락 사고의 유형도 변화하였다. 조종석 기술이 향상되어 산과의 충돌이나 비행기 간의 충돌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수십년 전과 비교해 오늘날에는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확실히 더 많은 사람들이 생존하고 있다”고 비행안전재단(Flight Safety Foundation)의 최고경영자 케빈 히아트(Kevin Hiatt)는 말했다.

 미국국립교통안전위원회(NTSB) 자료에 대한 미국 AP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1962~1981년 발생한 미국 비행기 사고에서는 54%의 사람들이 사망하였고, 1982년부터 2009년까지 그 수치는 39%까지 개선됐다. 이러한 수치는 적어도 한 명의 사망자가 있는 비행기 사고만을 포함한다.

 가장 유명한 사고는 2009년 1월 뉴욕의 라과디아공항을 이륙한 뒤 기러기 무리와 충돌해 엔진 동력을 잃은 US(US Airways) 비행기였다. 체슬리 슐렌버거 조종사는 에어버스 A320을 허드슨강으로 비상착륙시켜 탑승자 155명 모두를 살려냈다. 이 사고는 `허드슨 강의 기적(Miracle on the Hudson)`으로 명명되었다.

 2008년 1월 영국항공 비행기는 런던의 히드로공항 활주로에 미치지 못하고 추락하였다. 이 사고로 보잉 777(2013년 7월6일의 아시아나기 사고와 같은 기종)에 탑승한 152명의 승객과 승무원 모두 살아남았다.

 올해(2013년) 4월에 인도네시아 항공사인 라이언에어(Lion Air)의 보잉 737은 발리에서 활주로에 못 미쳐 물 위에 추락하였다. 비행기의 동체는 두 동강이 났지만, 탑승한 108명 모두는 살아 남았다. “사람들이 비행기 사고를 이해하는데 있어 정말로 중요한 것은 대다수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데보라 허즈면 NTSB 의장은 말했다.

 탑승자 생존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여러 가지 항공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가 크다.

 첫째는 좌석이 강해진 것. 오늘날의 비행기 좌석과 이를 바닥에 고정하고 있는 볼트는 중력의 16배까지의 힘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것은 좌석 열이 충돌하는 동안에 파손되어 승객을 압사시키는 것을 방지한다.

 둘째는 타지 않는 재료(난연 재료)를 쓴 것. 카펫과 좌석 쿠션은 현재 천천히 연소하는 재료로 만들어져서 화염을 더 느리게 확산시키며, 유해하고 위험한 기체를 방출하지 않는다.

 셋째는 출구 개선이다. 비행기의 문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열기 쉬워 승객들이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 그리고 비행기의 바닥에는 출구에 도달할 때까지 흰색에서 적색으로 변하는 조명 열을 갖추고 있다.

 넷째는 실제같은 훈련이다. 오늘날 많은 항공사에서 승무원은 충돌 시뮬레이션을 연기로 가득찬 실제 크기의 모델에서 수행한다.

 다섯째는 무엇보다 비행기가 좋아진 것. 항공기 공학자들은 과거의 비행기 사고로부터 구조적 약점을 살펴보았으며, 이 부분을 강화하였다.

 미국에선 1980년대에 2대의 치명적인 항공기 화재가 발생한 후 비행기 선실 개선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우선 1983년에 발생한 에어캐나다 화재 사고를 보자. 당시 화장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여객기는 신시내티공항에 비상 착륙했는데 연기와 불길을 신속하게 벗어날 수 없어서 46명의 승객 및 승무원 가운데 절반이 죽었다. 2년 후 브리티시 에어투어(British Airtours) 여객기는 영국 맨체스터공항에서 엔진 화재로 이륙을 포기하였다. 하지만 승객 대피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해 탑승한 137명 가운데 54명이 독성 연기를 흡입한 후 숨졌다.

 이 두 사고 이후 미국과 영국 정부는 화재 안전 기준을 강화했다. 이번에 발생한 아시아나 사고는 이러한 변화에 따른 혜택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이 사고와 관련된 보잉777은 2005년에 생산된 것으로, 안전성과 관련된 모든 개선사항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항공기의 동체가 20~30년 전에 일반적이었던 방식으로 설계되었다면 더 나쁜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른다”고 보잉에서 안전관련 엔지니어를 역임했던 토드 커티스가 말했다. 새로운 기술은 오늘날의 조종사가 치명적인 충돌 형태를 피하도록 돕는다. 전형적으로 시속 500마일(시속 800킬로미터)로 비행기가 산과 충돌하거나, 공중에서 비행기 상호 간에 충돌하는 사고는 드물다. 비행기 착륙 중에 추락 사고는 비행기가 시속 130~150마일(시속 210~240킬로미터)의 낮은 속도로 나는 동안 발생한다.

 오늘날의 비행기는 지상 근접 경고 시스템을 갖추어서, 너무 낮게 나는 경우 조종사에게 알람과 컴퓨터를 통하여 경고한다. 이 기술은 워싱턴 덜레스 국제 공항으로 향하던 트랜스 월드 항공(Trans World Airlines) 비행기가 해발 535미터의 웨더산에 충돌했던 1974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사고로 탑승한 92명이 모두 사망하였다.

 그리고 현대의 조종석 레이더 시스템은 근처에 다른 비행기에 대하여 조종사에게 경고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뉴욕 상공에서 TWA 제트 여객기와 유나이트(United) 항공의 비행기가 충돌하였던 1960년의 공중 충돌 사고를 아마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사고로 두 비행기에 탑승하였던 128명 전원과 지상에서 6명이 죽었다.

 지상에서의 레이더 시스템도 도움이 된다. 이것은 비행기가 잘못된 유도로(taxiway: 공항에서 활주로로 이어지는 항공기의 통로)로 가거나, 사용 중인 활주로로 가는 것을 방지하였다.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항공 재난은 1977년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Tenerife) 활주로에서 팬 암(Pan Am) 제트 여객기와 KLM 제트 여객기 사이의 충돌이다. 안개 상황에서 항공 교통 관제사의 지시에 혼란을 일으킨 가운데, KLM 제트 여객기는 이륙하였고, 팬 암 제트 여객기는 동일한 활주로로 하강하고 있었다. 이 충돌 사고로 두 비행기에서 583명이 사망하였고, 61명이 살아남았다. 그 당시에 레이더가 있었더라면, 조종사는 아마도 팬 암 제트 여객기가 하강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미국 정부 사고 데이터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면, 오늘날 이러한 발전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상업용 비행기 부문에서 1억 명의 승객마다 약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10년 전의 경우 미국 비행기로 비행할 때 사망할 가능성은 지금의 10배 정도 되었다. 죽음의 위험은 제트 여객기 시대가 시작되었을 때 더 높았다. 1962~1971년 사이에 1696명이 죽었으며, 이는 1억명의 승객당 133명의 비율이다. 이 수치는 테러에 의한 사망자 수를 제외한 것이다.

 비행 중보다 공항으로 가는 중에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고 항공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미국에선 매년 30000명의 자동차 사고 사망자가 있으며, 이것은 비행기보다 8배 더 높은 것이다.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07-11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n=GTB2013070181&service_code=03 
 
기사 원문
http://phys.org/news/2013-07-safety-advances-boost-plane-survival.html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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