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로봇이 곡예까지…손정의의 복심은 뭘까? 로봇AI

b6.jpg » 360도 공중돌기를 하는 아틀라스 로봇. 유튜브 갈무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현란한 개인기

 

휴머노이드 로봇이 곡예 기술까지 습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로봇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최근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공중제비 같은 현란한 개인기를 펼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계단을 오르는 데도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이족보행 로봇이 체조선수들한테서 볼 법한 동작을 구현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비록 약간의 실수는 있었지만 아틀라스는 발판 건너뛰기 점프는 물론 180도 방향 바꾸기, 360도 한바퀴 공중제비 돌기까지 완벽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Atlas-FinalArt.jpg » 2족보행 로봇 아틀라스. 4년 사이에 몸집이 매우 날씬해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제공

 

이족보행을 왜 굳이 만들려 할까


이족보행 로봇은 원래 몸의 균형을 잡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사족보행 로봇은 네 개의 다리로 쉽게 균형을 잡을 수 있지만 이족보행 로봇은 2개의 다리만으로 상체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굳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이족보행 로봇을 왜 만들려 할까? 크게 두 가지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현재 지구의 주인공은 인간이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로봇은 사람이 필요해서 만든 도구라는 점이다. 이족보행 능력이 사람에만 특유한 건 아니다. 새도 이족보행을 한다. 그러나 새 정도의 이족보행은 이족보행의 달인으로 진화한 인간에겐 성에 차지 않는 능력이다. 로봇이 사람 대신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  개발한 도구라면, 사람처럼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세상의 문명 시설들은 지구를 지배하는 호모 사피엔스들이 조작하는 걸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런 경우다. 대지진으로 정지된 후쿠시마원전처럼 위험한 시설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오염된 시설물의 현황을 파악하고 정비하려면 거기에 있는 시설과 기기들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계단,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곳곳에 설치된 밸브를 돌려 잠그는 것 같은 세밀한 동작 능력이 필요하다. 이럴 때 사람 대신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이 바로 이족보행 로봇이다. 그러자면 사람과 비슷한 행동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아틀라스는 지난 수년 동안 이런 목적에 맞춰 개발돼 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프 능력은 더 좋아졌고 무게는 가벼워졌으며 움직임은 더 부드럽고 유연해졌다. 이제 360도 공중제비를 돈 뒤 몸을 똑바로 세울 수 있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웬만한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동작 능력이다. 건물에 구조요원 대신 들어가거나 치명적인 감염병 환자들을 직접 접촉해야 할 때도 휴머노이드 로봇은 매우 유용하다.

 

 

아틀라스의 원군 손정의 회장 "100조원 투자"

 

사람이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위험한 곳에 아틀라스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들어가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6월 든든한 원군을 만났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이 회사를 인수했다. 손 회장은 30년 후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의 100배가 되는 특이점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예상 아래 미래 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 그는 기회 선점을 위해 향후 5년간 사물인터넷과 로봇, 인공지능 분야에 1천억달러(11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물론 공중제비를 도는 것과 같은 동작 능력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종착지는 아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넘어야 할 다음 과제는 손 동작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일정한 단계에 오른 동작 능력에 발맞춰 조작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단순한 밸브 돌리기를 넘어 사람처럼 열 손가락을 활용한 정밀한 조작 능력을 갖추게 되면 사람 대신 할 수 있는 일이 비약적으로 많아진다. 또 하나의 과제는 원하는 시간 동안 충분한 동작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이다. 

 

 

4년새 몸집 절반으로 날씬해져


새로운 아틀라스의 몸집은 키 150㎝, 몸무게 75㎏으로 초기 버전에 비해 매우 날씬해졌다. 동작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진일보했다. 지난해엔 로봇이 선반에 물건을 쌓고, 인간 동료와 함께 눈길을 걷고, 물건을 집어 올리는 능력을 보여줬다. 운반할 수 있는 하물 하중은 최대 11㎏이다. 또 몸을 밀처내도 다시 원위치로 복귀하는 균형 감각도 있다. 물론 걷는 동작이 사람처럼 유연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한 언론은 마치 뒤가 마려워 화장실에 가는 것과 같은 걸음걸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아틀라스가 데뷔한 건 4년 전인 2013년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다. 당시 아틀라스의 몸무게는 150kg나 됐다. 그리고 전력 공급을 위한 케이블이 달려 있었다. 4년 사이에 놀라운 발전이다.

 

  

도우미용 4족보행 로봇 스팟미니도 주목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 영상 공개 며칠 전에 4족보행 로봇 '스팟미니'(SpotMini)의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곧 새로운 스팟미니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개를 본떠 만든 스팟미니는 옆에서 발로 걷어차도 넘어지지 않고 몸의 균형을 끝까지 유지하는 능력을 보여줘 화제를 몰고 온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티저영상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과거 동영상에서 주인에게 물건을 갖다주거나 다 쓴 물건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 등이 공개된 것으로 보아, 집안일을 돕는 도우미용으로 개발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지 불과 몇개월 만에 잇따라 새 버전의 로봇을 공개하는 것은 로봇 상품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손정의 회장은 2013년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를 인수한 뒤, 이 업체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2015년 '페퍼'란 이름으로 출시한 바 있다. 페퍼의 콘셉트는 인간과 소통하는 감성 로봇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선 어떤 콘셉트의 로봇으로 우리의 삶에 또 다른 변화를 주려고 할지 주목된다.

 

출처
https://www.wired.com/story/atlas-robot-does-backflips-now/
https://www.livescience.com/60968-atlas-robot-does-backflip.html

https://www.bostondynamics.com/atlas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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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