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호박 속에 갇힌 `공룡의 머리' 지구환경

sau1.jpg » 9900만년 전 호박 속의 새 모양 두개골 화석. 네이처 제공

9900만년전 살았던 역대 최소 깃털 공룡
두개골 1.4cm...몸 길이는 벌새 크기 추정
작고 날카로운 이빨 지녀...곤충 먹고 산 듯

소나무 송진이 굳어져 만들어진 광물 호박은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보석으로 불린다. 영화 <쥐라기공원>에서는 중생대 호박 속의 모기가 흡혈한 동물 피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해 공룡을 복원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호박 속에서는 다양한 화석들이 나오고 있다. 
과학자들이 이번에 작은 호박 속에서 아주 진기한 동물의 머리 화석을 찾아냈다. 가늘고 긴 부리, 날카로운 이빨, 커다란 눈을 갖고 있는 동물이다.  미얀마 북부에서 발견한 이 호박은 99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미국, 캐나다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이 호박 속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작은 공룡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au2.jpg » 화석을 토대로 재현한 공룡 머리. 네이처 제공
연구진이 3월11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호박의 크기는 3센티미터, 호박 속 두개골의 크기는 앞쪽 부리까지 포함해 14.25㎜에 불과했다. 과학자들은 이 공룜의 몸 전체 길이가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새인 꿀벌벌새만했을 것(약 5cm)으로 추정했다. 꿀벌벌새의 무게는 불과 2그램이다. 이전에 발견된 가장 작은 깃털 공룡 미크로랩터(Microraptor)는 무게가 수백그램이었다. 연구진은 두개골의 모양을 근거로 이 공룡 역시 깃털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 공룡에  ‘송곳니 새’라는 뜻의 `오쿨루덴타비스 크하웅라에'(Oculudentavis khaungraae)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sau3.jpg » 호박 속의 두개골 화석을 스캐닝한 사진. 네이처 제공
새들의 경우 두개골에서 눈을 보호해주는 뼈(공막소골편)는 전체적으로 고리 모양을 하고 있지만, 이를 구성하는 각각의 뼈들은 네모 형태다. 그러나 이 공룡의 뼈들은 숟가락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몇몇 도마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연구진은 우쿨루덴타비스의 눈 뼈는 원뿔 형태라고 밝혔다. 올빼미의 눈 뼈가 이런 모양이다. 연구진은 따라서 이 공룡도 올빼미처럼 시력이 특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올빼미와는 달리 공룡의 눈은 양 옆으로 나 있으며 중앙의 개구부는 좁았다. 이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이 공룡이 주로 낮에 활동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sau4.jpg » 오쿨루덴타비스 공룡이 곤충을 사냥하는 모습 상상도. 네이처 제공
눈은 밖으로 많이 튀어 나와 있는데, 그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또 발견된 것이 두개골 뿐이어서 이 공룡과 새의 정확한 관계까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두개골 중 어떤 부분은 공룡과, 어떤 부분은 새와 같았다.
공룡의 턱에는 작지만 날카로운 이빨이 많이 나 있다. 연구진은 아래, 위에 각각 29~30개의 이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이 공룡이 곤충류를 잡아먹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자연사박물관의 루이스 치아페 박사는 "이번 발견은 공룡시대에 열대우림에서 살았던 작은 동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호박 속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6년에도 미얀마에서 깃털이 있는 공룡의 꼬리가 호박 속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이번 논문의 연구진은 언젠간 호박 속에서 온전한 형태의 공룡이 발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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