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코로나19 확산의 복병 ` 무증상 감염' 생명건강

morningpeople-996759_1280.jpg » 중국은 그동안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 수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중국, 별도 집계 시작…“무증상 감염자 1500명”

무증상 기간 전파력 높다는 연구 결과 잇따라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현황 통계에 무증상 감염자 수를 추가했다. 중국 감염자 수 통계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거두는 한편, 무증상 감염자를 확실히 통제하지 않을 경우 돌발적인 추가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최근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무증상 감염자 수가 4만3천명에 이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앞으로 매일 무증상 감염자 상황을 발표하기로 했다며 지난달 31일 첫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3월30일 자정 현재 무증상 감염자 수는 1541명이며, 이 가운데 205명은 해외유입 사례다.

무증상 감염이란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같은 자각 증상뿐 아니라 임상적으로도 식별 가능한 징후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 중국 보건당국은 무증상 감염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밝혔다. 진단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최대 잠복기로 추정하는 14일이 지난 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와 전 기간을 통틀어 아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한국에선 후자의 비율이 무증상자의 20% 안팎에 이른다고 질병대책본부가 발표한 바 있다.

당국은 모든 의료기관과 검사기관에 무증상 감염 사례가 발견되면 2시간 이내에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무증상 감염자는 14일간 지정 장소에 격리하고, 이 기간 중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차례 검사를 실시해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와야 격리를 해제하는 것으로 했다. 여기서도 양성 반응이 나오면 격리기간은 연장된다. 위원회는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력에 대해선, 표본 크기가 작아 전파력의 세기와 방식에 대해선 과학적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morning-3782646_1280.jpg »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감염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량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픽사베이

중국 당국이 무증상 감염자에 새롭게 주목하기 시작하는 이유는 무증상 기간의 전파력 위험 때문이다. 무증상자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경우 겨우 불길을 잡은 방역체계가 다시 한 번 망가질 수 있다. 게다가 무증상자의 전파력이 매우 높다는 연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국 호흡기질환 연구의 권위자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지난 29일 중국 관영 <CGTN> 인터뷰에서 "무증상 감염자의 상기도에는 매우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있기 때문에 전염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그는 무증상 감염자의 감염재생산지수(R0)는 3∼3.5명으로 1명이 3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염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량이 가장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3월 초에 발표된 독일의 한 연구에선 감염 4일 후에 바이러스 배출량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복기가 대략 5일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증상이 본격적으로 발현하기 전이 오히려 전염력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다. 3월15일 사전출판 온라인 논문집 <메드아카이브>에 발표된 중국 광저우의대와 홍콩 보건대학원 공동연구에선 증상 발현 2.5일 전에 감염력이 생기기 시작해 15시간 전에 정점을 찍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무증상자의 비율은 진단검사 정책에 따라 나라마다 지역마다 들쑥날쑥해 정확한 통계를 내기 어렵다. 뉴욕 컬럼비아대가 1월10~23일 중국 375개 도시의 코로나19 확산 과정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감염자의 86%가 증상이 아주 가볍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당시 우한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감염자들에서도 무증상 또는 아주 경미한 증상 비율이 비슷하게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들의 전염력은 유증상자의 55%에 불과하지만 추가 감염의 79%는 이들에게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우한 퉁지의학원, 상하이 푸단대, 미국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은 <메드아카이브>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한 내 전체 감염자의 59% 이상이 무증상, 경증 환자 등 확인되지 않은 사례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한 마을을 대상으로 한 파도바대의 표본연구에선 무증상자 감염 비율이 60%로 나타난 바 있다. 방역 및 치료 대책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쉬운 무증상자 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잠재적 확산 위험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잠복기간 전염력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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