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억만장자' 미래학자 제임스 마틴 타계 미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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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전 `네트워크 사회 온다 예측 유명

위기 닥치지만 기술발전으로 극복 낙관

 

 1970년대에 네트워크사회의 도래를 예측했던 미래학자이자 저술가, 컴퓨터 과학자인 제임스 마틴(James Martin, 1933~2013) 박사가 별세했다. 마틴 박사는 24일 영국령 버뮤다제도 에이거섬에 있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버뮤다 일간지 <로열 가제트>가 26일 보도했다. 향년 80.

 영국 태생의 그는 컴퓨터와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해 왔다.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던 네트워크 사회 예측서 <와이어드 소사이어티(THE WIRED SOCIETY)>(1977)를 비롯해 100여권의 저작을 남겼다. 그의 저작 중 역작으로 꼽히는 <21세기의 의미(The Meaning of the 21st Century)>(2007)는 2009년 국내에서 <제임스 마틴의 미래학 강의>(김영사)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됐다. 그는 컴퓨터과학전문지 <컴퓨터 월드>로부터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중 네 번째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래학자로서 그는 위기보다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낙관론자였다. 그는 21세기를 좁고 긴 협곡에, 인류를 협곡을 따라 흐르는 강물에 비유하며, 협곡은 갈수록 좁아지고 강물의 속도는 빨라진다고 설명한다. 이 강물의 속도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인데 인류가 협곡의 가장 좁은 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경이로운 기술들이 계속 등장해 인류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마틴 박사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미래예측포럼 ‘글로벌 미래 2045’에 발표자로 참석해 ‘디지털 다위니즘’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포스트 뇌지도 시대”를 설명하고 우리 사회에 불가피하게 다가올 “위기”를 설명했다. 또 “2045년을 기준으로 글로벌 르네상스 또는 붕괴가 있을 것”이며 “미래에는 테크노크라시(기술에 의한 지배)가 아리스토크라시(귀족정치)를 대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oxfordmartinschool.jpg » 제임스 마틴 박사의 기부금으로 세워진 옥스퍼드마틴스쿨. jamesmartin.com  

그는 2005년 옥스포드대에 옥스포드마틴스쿨 설립 기금으로 1억5천만달러를 기부함으로써 이 대학 900년 역사상 최대 후원자가 됐다. 옥스포드마틴스쿨은 애도 성명을 통해 그를 “숱한 영감, 비범한 지성, 폭넓은 관심, 무한한 에너지,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갖춘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버뮤다 경찰은 그의 사인을 조사하고 있으나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밝혔다.
 
 아래는 국내 출간된 <제임스 마틴의 미래학 강의> 중에서 추려낸 그의 미래 예측 대목 몇가지다.martin.jpg
 

1. 유전자
 24번째 염색체에는 단지 특별한 유전자가 표출되는 때와 장소를 결정하는 통제 암호가 포함될 것이다. 24번째 염색체는 그것을 가진 사람에게 유전자를 끄고 켤 수 있는 수단을 준다. 그러기로 선택한다면 유전자를 켜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이 선택한 유전자를 켤 수 있고, 선택하지 않은 것은 끌 수도 있다. 이미 자신의 고유 유전자를 가지지 않은 빈 염색체가 개발되었다. 빈 염색체는 카세트에 테이프를 삽입하는 데크처럼 인위적으로 고안된 유전자를 효소라는 수단을 통해 삽입할 수 있는 ‘결합지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기술이 실용화되면 특정 질병에 대해 몇 개의 유전자 꾸러미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결국에는 많은 유전자 꾸러미가 만들어져 특정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2. 컴퓨터
 컴퓨터의 능력은 초당 실행할 수 있는 부동 소수점 연산 횟수, 즉 플롭스(FLOPS)에 기초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등장한 초기의 대규모 진공관 컴퓨터는 초당 100회의 연산을 할 수 있었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산디아국립연구소는 100테라플롭스(100조 플롭스)가 가능한 컴퓨터를 발주했다. 페타플롭스petaflops, 즉 1000조 플롭스의 능력을 가진 장치는 페타컴퓨터라 불린다. IBM은 2005년 처음으로 페타컴퓨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당시 IBM은 “블루 진Blue Gene”이라 이름 붙인 1페타플롭스의 슈퍼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 슈퍼컴퓨터는 인간 단백질 접힘을 모델화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2015년경에 도달하면 그러한 능력을 가진 슈퍼컴퓨터가 실제로 사용되겠지만, 그것이 인간의 지능을 닮으리라고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3. 인공지능
  ‘인간과 같지 않은 지능’은 21세기를 규정짓는 여러 특징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나는 그것을 NHL(non-human-like intelligence) 지능이라 부르고자 한다. NHL 지능은 컴퓨터가 강력한 지능적인 행동 방식들을 자동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기존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내는 데 국한되었다면, NHL 지능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것을 의미한다.

 

 4. 트랜스휴머니즘
 트랜스휴머니즘(인간이 기술을 통해 진화하거나 주어진 물리적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는 믿음-옮긴이)은 인간 개조와 관련이 있는 하나의 움직임이다. 그것은 현재의 생물적 제약을 뛰어넘어 인류를 발전, 향상시킬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방법들을 탐구한다. 그리고 인간 개조가 수반할 수 있는 문화적, 사회적 변화를 연구 조사한다. 일반적으로 인간 개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인간이 식물의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것처럼, 인간의 유전자를 재조합할 수 있으리라고 어림짐작한다. 그러나 현 수준에서, 그리고 적어도 향후 몇 십 년 동안, 유전자 재조합은 인간을 개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유전자는 너무 복잡해서 인간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더 지능이 높거나 능력 있는 존재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장 현실성 있는 인간 개조 방법은 보철학(補綴學), 나노테크놀로지, 재생의학, 뇌에 영향을 주는 화학약품, 그리고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전자기계 등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5. 재생의학
 재생의학은 손상된 조직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특히 재생의학에서 흥미로운 것은 나이 든 사람의 면역 체계를 젊은 사람처럼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면역 체계는 매우 복잡하다. 다양한 병원균과 바이러스가 공격해오면 인체의 면역 체계는 그들과 맞서 싸울 군대를 내보낸다.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처럼 심각한 문제를 겪을 것이다. 세포의 회춘’은 면역 체계의 많은 구성 요소들을 원상태로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가능하다. 세포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독립적으로 재생될 것이고, 건강한 면역 능력을 가진 젊은 세포를 골수를 통해 주입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칠순 정도 되면 아무리 좋은 안경을 써도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마이클 웨스트와 그가 설립한 ACT는 면역 체계를 다시 젊어지게 하는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알라딘 제공]

아래는 `글로벌 미래 2045'에 참석한 제임스 마틴 박사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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