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해빙기 '길 웅덩이' 징후 잡아내는 노면 스캐닝 자동차교통

4040245_G.jpg » 해빙기가 되면 도로 곳곳에 움푹 패인 구멍(포트홀)이 생긴다. http://www.wfmj.com/

 

갈수록 늘어나는 포트홀 사고

스캐너로 래블링 징후 찾아내

 

3월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동부의 탄자니아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남서부 음베야와 항구도시 다르에스살람을 오가는 버스가 맞은 편에서 오던 컨테이너 트럭과 충돌해 41명 이상이 숨졌다.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은 곧바로 성명을 발표하고 “나라 전체를 흔드는 큰 슬픔”이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경찰은 참사의 원인을 포트홀(pothole)로 추정했다. 컨테이너를 싣고 가던 트럭이 포트홀을 피하려다 버스를 덮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포트홀은 눈이나 얼음이 녹거나  비 등으로 인해 도로 표면이 패이면서 생기는 작은 웅덩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 해 중 포트홀이 가장 많이 생겨나는 시기는 요즘 같은 해빙기다. 해빙기에는 안개가 끼는 날도 많아 포트홀의 위험성이 더 커진다. 차를 몰고 가다 이런 포트홀을 피하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타이어가 찢겨나가거나, 차체 바닥이 손상을 입어 적잖은 차량 수리비가 드는 것은 물론,  갑자기 눈에 들어온 포트홀을 피하려다 탄자니아의 사례처럼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 당국에서도 적잖은 도로 수리비를 지출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한 해 포트홀로 인한 피해액이 64억달러(약 7000억원)에 이른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도로포장 노후화와 관리 부실이 겹치면서 포트홀로 인한 도로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고속도로·국도에서 발생한 포트홀 사고가 2009년 75건에서 2013년 471건으로 급증했다는 통계도 있다.

 

66.jpg » 포트홀 때문에 찢겨나간 타이어. ABC뉴스 화면 갈무리.

 

도로가 움푹 패이기 전에 그 징후를 미리 알아낸다면, 이런 비용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영국 노팅엄대 연구진이 그런 징후를 콕 집어내는 ‘포트홀 예측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1차 개발 작업은 마쳤으며 곧 개발 작업이 마무리되면, 나중에 큰 구멍이 생겨 차량에 피해를 입히고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도로 표면을 미리 찾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대학의 센탄 매타반(Senthan Mathavan) 박사팀이 브루넬대, 라키스탄 국립과학기술대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영국의 도로포장 전문엔지니어링업체 다이나테스트(Dynatest)의 노면 스캐너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 스캐너는 금이 간 곳뿐 아니라 래블링(raveling) 징후도 찾아낸다. 래블링이란 도로 표면이 서서히 마모되는 것을 가리키는 엔지니어링 용어이다. 도로가 갈라지거나 구멍이 생기는 것과는 약간 다른 것으로, 일종의 전조현상이다. 매타반 박사는 일단 래블링이 생기면 구멍이나 금 같은 심각한 결함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7e22138c2.jpg » 노면 스캐너 장비를 갖춘 밴. dynatest 제공.

 

스캐너 장비 줄이면 실제 도로에서도 적용 가능

 

다이나테스트의 2D 및 3D 스캐너 개념은 사실 단순하다. 스캐너를 차량 앞에 달고 도로 표면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회사의 2D 스캐너는 노면을 고해상도로 촬영하고, 3D 스캐너는 땅의 입체 지도를 만들어낸다. 매타반 교수는 “조명을 적절히 배열해 금이 간 도로와 정상 도로를 비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캐너는 낮뿐 아니라 밤에도 잘 작동하도록 돼 있다.

스캐너를 통해 래블링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시험해 본 결과, 수집된 900개의 이미지 속에서 정확히 래블링을 찾아냈다고 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민간 엔지니어들이 사용하는 기술과의 비교 등을 통해 자신들의 새로운 알고리즘을 더욱 개선해갈 계획이다.
매타반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는데 벌써 영국 도로교통 당국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다이나테스트의 도로 스캐닝에 사용된 하드웨어는 덩치가 크다. 그래서 아직은 도로에서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실제 도로에서 활용할 수 있으려면 크기를 더욱 줄여야 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포트홀보다 규모가 큰 싱크홀이 더 현안이 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주변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견된 이후 싱크홀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한 4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올해 초 ‘UGS(지하안전) 융합연구단’을 만들어 싱크홀의 징후를 감지하고 이를 예방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규모가 큰 싱크홀에 대한 대비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때만 되면 도로 곳곳에서 크고작은 사고를 일으키는 포트홀에 대한 대비도 소홀히 해선 안되겠다. 소나기가 아니라 가랑비에도 옷은 얼마든지 흠뻑 젖는 법이다.

출처

http://www.citylab.com/tech/2015/03/we-almost-have-the-technology-to-predict-potholes-before-they-form/387526/?utm_source=nl_daily_link4_0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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