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7살때 자제력이 직장생활 성패를 가른다 사회경제

Selfcontrol_main.jpg » 어린 시절의 자제력 수준과 성인시절의 직업 이력 사이에는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 스털링대 웹사이트(stir.ac.uk).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우리 속담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에 하는 짓이나 심성 따위를 보면 훗날 어른이 돼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장구한 세월에 걸쳐 보고 겪은 선조들의 인생 경험이 만들어낸 속담이다. 이 속담이 주는 메시지의 핵심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전 생애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행동에서 훗날 직장 생활의 성패 여부를 추정해볼 수도 있을까? “그렇소”라고 말해도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스털링대 연구진은 최근 미국심리과학협회(The 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cience )가 발행하는 학술저널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온라인판에 ‘어린 시절의 성격과 성공적인 직업 생활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우리와 고용 환경이 많이 다른 환경에서 사는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는 하지만 내용은 곱씹어볼 만하다. 이 연구는 대상자들의 고용 상황을 오랜 기간에 걸쳐 추적한 2개의 연구물을 조합한 것이다. 첫번째 연구는 특정 연령대 집단 연구이다. 1970년의 어느 한 주일 동안 태어난 6657명의 데이터 40년치를 이용했다. 두번째 연구는 16~50세에 이르는 1만107명에 대한 데이터이다. 두 연구에서 연구진은 7살 어린 시절의 자제력(self-control) 정도를 측정했다. 연구진이 사용한 자제력의 개념은, 어려운 과제에 관심을 갖고 파고들며, 충동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진은 교사들을 통해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얼마나 주의를 집중하는지,  산만한 건 아닌지, 과제를 완수할 만큼 오랫동안 관심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점수를 매겼다.  참고로 영국에선 만 5살부터 초등학교에 다닌다.

q8.jpg » 자녀에게 자제력을 길러주면 나중에 아이가 성공적인 직업인으로 자리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진수 한겨레신문 기자

 

실업기간 최고 3배 차이…침체기에 더욱 아픈 경험

 

첫번째 연구에서는 이 데이터를 대상자들의 1986~2008년 기간중 고용기록과 비교했다. 38세가 되기까지 22년간 각 개인의 실업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한 결과, 어린 시절 자제력이 낮은 사람들은 자제력이 높은 사람들보다 실업기간이 1.6배 길었다.
두번째 연구에서는  두 집단간의 차이가 더 컸다. 자제력이 낮은 사람들의 실업기간은 17.7개월로, 자제력이 높은 사람들의 5.43개월보다 실업기간이 약 3배 길었다.  연구를 이끈 스털링대 행동과학센터의 마이클 달리(Michael Daly) 박사는 “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의 자제력이 성인 시기의 직업 생활을 전망할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예측지표임을 말해준다”라고 말했다.
특히 자제력이 낮은 사람들은 1980년대 영국의 경제 침체기에 더욱 아픈 경험을 했다. 이들은 침체기에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은 그룹에 속했다. 또 이들은 나중에 다시 일자리를 찾는 데도 더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여기엔 다른 요인들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실업으로 인해 스트레스에 민감해진데다, 경력 중단기간이 길어지면서 업무 숙련도는 떨어지고, 불규칙한 수면 등 나쁜 생활 습관이 몸에 배인 점  등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연구진은 “더욱 흥미로운 것은 사회계층, 기본 지식, 가정 환경, 건강 등 많은 요인들의 개인적 편차를 고려하더라도, 자제력은 중요한 고용 선행지표였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q9.jpg » 어린 시절 익힌 자제력은 나중에 실업 위기에 닥쳤을 때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김정효 한겨레신문 기자

 

자제력, 위기에 닥쳤을 때의 완충장치

 

사실 이런 연구 결과가 그다지 놀라운 것은 아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데 자제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직장생활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상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용 면접에서 자제력이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선뜻 선택할 면접관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설령 채용이 된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외부 자극이 가해질 때마다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버린다면 직장생활을 오래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달리 박사는 “어린 시절의 자제력은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실업 위기에 닥쳤을 때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장기적으로 고용률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의 또다른 의미는 아주 사소한 특성이라도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인생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 감소 시대에 자녀의 무난한 성공을 바란다면, 달리 박사의 말대로 어린 자녀에게 자신을 조절할 줄 아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의 경우엔 어린이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자지 조절 능력을 키운다면 직장생활이 좀더 나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충동성을 줄이고 자제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달리 박사는 “요가와 무술, 명상 걷기 운동이 자제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구시대적인 것일 수도 있다.  20세기 공장형 산업자본주의에 적응해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하는 21세기 디지털, 지식경제 사회에선 고정된 대규모조직보다는 유동적인 소규모조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 사회에선 자제력이 끼칠 영향력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자제력을 키우는 5가지 방법

 

m1.jpg » 5분간의 명상이 자제력을 회복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박미향 한겨레신문 기자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자제력은  중요한 생활 덕목 가운데 하나이다. 직장 생활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자제력이 필요할 때가 많다. 평소에 자제력을 높이는 훈련을 해놓는다면,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좀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제력을 키울 수 있을까? 미국의 온라인 미디어 <Refinery29>에 소개된 '자제력을 키우는 방법' 5가지를 소개한다. 나름대로 관련 학술논문들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인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첫째, 선택권은 나한테 있음을 명심하라.
유혹에 맞닥뜨렸을 때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음을 상기하라.  2012년 프랑스 프로방스대 연구에 따르면,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이 약한 사람들은 자제력이 요구되는 일에서 나쁜 성과를 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엔 자율권이 없다는 메시지를, 다른 한 그룹엔 중립적 메시지를 줬다. 그런 다음 각 그룹에 자제력이 요구되는 행동을 완수할 것을 요구했다. 자율권이 없다는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은 중립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에 비해 자신을 억제하는 힘이 약했고 실행력도 떨어졌다.  또 첫 번째 그룹은 두 번째 그룹보다 자신들의 자제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선택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필요할 때 자신을 통제하는 일 더 쉬워진다.
관련논문 보기 : http://atlas.ai/heap/hung-labroo-2011.pdf

 

둘째, 내가 쓰는 단어가 행동을 결정한다.
자기 자신과의 내적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자신과 대화할 때 당신이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당신이 일탈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저널 오브 컨슈머 리서치>(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실린 한 논문을 보면, 자기 자신에게 “난 안해”(I don’t)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난 못해”(I can’t)라고 말하는 사람들보다 운동을 귀찮다고 거르거나 정크푸드를 먹고 싶은 욕구를 더 잘 참아냈다.
관련 논문 보기 : http://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2086837


 
셋째, ‘어떻게’가 아니라 ‘왜’를 생각하라.
건강에 좋은 습관을 들이려 할 때는 행동계획을 짜는 게 중요하다.  연구자들은 ‘어떻게 그것을 실천할지’보다 ‘왜 바꾸려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인다고 말한다. 저널 <중독>(Addiction)에 실린 한 연구 결과는 이를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골초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한 그룹에는 ‘건강을 유지하려고 하는 이유’ 를, 다른 그룹에는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를 물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전자의 질문을 받은 그룹이 더 높은 자제력을 보여 담배를 절반으로 줄였다
관련논문 보기: http://www.ncbi.nlm.nih.gov/pubmed/23279621

 

q10.jpg »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넷째, 신체를 단련하라.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체력검정시험을 보던 학창시절에 자주 듣던 말이다. 이를 유식한 말로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라고 부른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많은 정신적 개념들이 신체의 경험에서 나온다는 걸 알아냈다. 예컨대 뭔가를 잊어버리고 싶을 때 “털어버려”(shaking it off)라고 말하는 것이 한 사례가 될 수 있다. 5개의 관련연구들이 2011년 4월 <저널 오브 컨슈머 리서치>에 실렸다. 연구 결과를 한마디로 종합하면, 근육을 강화하면 의지력이 높아져서 고통을 견뎌내고, 유혹을 뿌리치고, 거북한 약을 먹는 능력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관련논문 보기: http://atlas.ai/heap/hung-labroo-2011.pdf

 

다섯째, 명상 시간을 가져라.
저널 <의식과 인지>(Conscious and Cognition)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명상은 자제력을 회복시켜주는 단추이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그러나 억제할 필요가 있을 땐 명상이 당신에게 필요한 힘을 부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두 그룹엔 감정을 억제하도록 요구했다. 혐오스런 유튜브 동영상을 보게 한 뒤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해 자제력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반면 세번째 그룹은 하고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뒀다. 그런 다음, 자제력 테스트를 하기 전에 이들 세그룹에 선을 그리거나 5분간 명상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는? 5분간의 명상이 마음을 평안하게 하면서 자제력을 회복시켜 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글 보기: https://www.psychologytoday.com/blog/the-courage-be-present/201001/how-practice-mindfulness-meditation

 

출처
https://www.yahoo.com/health/this-one-childhood-trait-could-predict-your-future-117089594633.html
http://pss.sagepub.com/content/early/2015/04/09/0956797615569001.abstract
http://www.stir.ac.uk/news/2015/04/childhood-self-control-enhances-job-prospects-throughout-life/
http://www.cls.ioe.ac.uk/news.aspx?itemid=3243&itemTitle=Childhood+self-control+linked+to+enhanced+job+prospects+in+adulthood+&sitesectionid=27&sitesectiontitle=News
http://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3038807/Self-control-important-thing-parent-teach-children-Study-says-major-influence-child-s-life.html
http://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5-04/afps-csl041415.php
http://www.refinery29.com/self-control#slide-1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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