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유럽 백인은 8000년 전까진 흑인이었다 생명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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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각의 장소에서 이뤄진 진화들의 복합체

 

유럽인들은 언제부터 흰 피부를 갖게 됐을까? 유럽인은 8000년 전까지만 해도 검은 피부를 갖고 있었으며, 흰 피부와 큰 키, 우유 소화  능력 같은 특성이 유럽 대륙에 퍼진 것은 그 이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미국 자연인류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이다.
  이번 연구는 올해 초 발표된 연구의 후속판이다. 과학자들은 앞서, 유럽 전역에 걸쳐 있는 고고학 유적지에서 83명의 고대인류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현대 유럽인은 최소한 세 종류의 수렵채집인과 농경민의 혼혈종이며, 이들은 지난 8000년의 기간 중 각각 별도로 유럽땅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또 약 4500년 전 흑해 북쪽 초원지대에 살던 얌나야(Yamnaya) 목축인이 대규모 이동하면서 인도유럽어를 유럽에 전파했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았다. (이 연구 결과는  http://news.sciencemag.org/archaeology/2015/02/mysterious-indo-european-homeland-may-have-been-steppes-ukraine-and-russia).
 이번 연구는 이에 덧붙여, 지난 8000년 동안 강력한 자연선택을 받으면서 유럽 전역에 급속히 퍼져나간 유전자들의 실체를 분석한 결과다. 하버드대 박사후 과정에 있는 인구유전학자 이아인 매티슨을 비롯한 연구진은, ‘1000게놈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현대 유럽인들의 게놈과 고대 유럽인 게놈을 비교한 결과 식생활, 피부색소 변화와 관련된 유전자 5개를 발견했다.
 이들은 우선 8000년 전 유럽의 수렵채집인들은 우유 속의 당을 소화할 수 없었다는 선행연구 결과를 다시 확인했다. 7800년 전 근동지방에서 이주해 온 최초의 농경민들과 4800년 전 이주해온 얌나야 목축인들도 유당을 소화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런 상태는 4300년 전까지 이어졌다.
그럼 피부색은 어땠을까? 연구진은 세 가지 독립 유전자들이 옅은 피부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선, 아프리카에서 나와 약 4만년전 유럽에 정착한 원조 유럽인은 검은 피부를 가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검은 피부는 햇빛이 강한 지역에서 살기에 유리하다. 8500년 전 스페인, 룩셈부르크, 헝가리 지역에 살던 초기 수렵채집인들도 피부가 검었다. 그들에겐 피부색을 탈색시키는 2개의 유전자(SLC24A5와 SLC45A2)가 없었다. 그때까지도 유럽인은 피부가 검었던 것이다.
 그러나 햇빛이 더 약한 북쪽 지방의 수렵채집인들에게선 다른 상황이 발견됐다. 스웨덴 동남부 모탈라 유적지에서 발견된 7700년 전 유럽인 7명은 이 2개의 유전자를 모두 갖고 있었다. 이들은 또 푸른 눈을 만들고, 흰 피부와 금발 머리에도 관여하는 세번째 유전자(HERC2/OCA2)도 갖고 있었다.
 

흰 피부는 비타민 D를 더 잘 합성하기 위해서?

 

그런데 근동지방에서 유럽으로 온 초기 농경민들은 흰 피부를 형성하는 유전자 2개를 모두 갖고 있었다. 이들이 유럽에 먼저 와 살던 수렵채집인들과 이종교배를 하면서, 흰 피부 유전자 중 하나(SLC24A5)가 유럽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중부 및 남부 유럽인들이 흰 피부를 갖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흰 피부를 형성하는 또 다른 유전자(SLC45A2)는 5800년 전까지는 그리 많이 퍼져나가지 못했다.
 연구진은  피부색 외에 큰 키 유전형질의 연원도 추적했다. 그 결과, 유럽인의 큰 키는 8000년 전 시작된 중부 및 북부 유럽에서 큰 키에 관여하는 몇 유전자 변형들이 강력한 자연선택을 받은 결과임을 밝혀냈다. 이 형질은 4800년 전 얌나야 목축인의 이주로 더 강해졌다. 얌나야족은 모든 유럽인 중에서 키 크는 유전적 소인이 가장 많았는데, 이는 그들의 골격 측정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키 작은 형질이 자연선택을 받기 시작한 것도 8000년 전부터다(bioRxiv preprint server). 특히 스페인 사람들은 6000년 전에 키가 줄었는데, 이는 당시 날씨가 추워지고 먹거리 부족해지면서 이에 적응한 결과로 추정된다.
흰 피부 유전자가 선택을 받은 이유는 뭘까?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그 원인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니나 자블론스키 교수(고인류학)는 비타민 D 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비타민 D는 뼈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이와 관련한 연구결과는 http://www.sciencemag.org/content/346/6212/934.summary?sid=91e8ebfd-8581-4bd7-bac5-26dc16bf5a87). 비타민 D는 피부에서 합성되는데, 이를 위해선 햇빛에서 오는 자외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쪽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자외선을 충분히 쬐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유럽인들은 자연선택을 통해 비타민 D를 보충하기 위한 두가지 유전적 해법을 찾아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는 자외선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피부를 옅은 색으로 바꾸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유에 들어 있는 당과 비타민 D를 섭취할 수 있도록 유당 소화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55687&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4-07 
※ 원문정보: Iain Mathieson, “Eight thousand years of natural selection in Europe”, bioRxiv, doi: http://dx.doi.org/10.1101/016477
원문 
http://news.sciencemag.org/archaeology/2015/04/how-europeans-evolved-white-skin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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