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커피와 다크 초콜릿은 왜 찰떡 궁합일까 사회경제

taste1.jpg » 커피는 다른 식품의 쓴맛을 억제하고 단맛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커피의 쓴 성분이 단맛 감각 높여

커피의 고향은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의 고향은 라틴아메리카의 멕시코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던 두 식품은 십자군전쟁과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유럽에서 조우했다.
하지만 `기호품의 역사'의 저자 볼프강 쉬벨부쉬에 따르면 처음엔 값비싼 초콜릿은 전통 귀족층, 좀더 저렴한 커피는 신흥 프로테스탄트 중산층이 주로 즐겼다. 초콜릿은 구체제, 커피는 신체제의 상징 기호품이었던 셈이다. 20세기 글로벌화와 함께 이제는 두 식품을 한자리에서 늘상 같이 즐기는 세상이 됐다.
애초 서먹서먹했던 초콜릿과 커피는 애호가들 사이에 찰떡 궁합 관계의 기호식품으로 통한다. 다크 초콜릿을 먹을 때 커피를 곁들여 마시면 초콜릿이 더 맛좋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유가 뭘까?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진은 커피와 단맛의 관계를 알아보는 실험을 한 결과, 커피가 미각의 단맛 감수성은 높여주는 반면 쓴맛 감수성은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56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커피(에스프레소 기준)를 마시기 전과 후에 후각과 미각 작용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살펴봤다. 실험 결과 후각은 커피를 마시기 전이나 후나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반면 미각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났다. 실험 참가자들은 커피를 마신 후 단맛에 좀더 민감해지고 쓴맛에는 둔감해졌다. 이는 쓴맛이 단맛의 감지 능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동안의 연구와는 다른 결과다. 예컨대 이전 연구에서는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과 퀴닌이 단맛 수용체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고 연구진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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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커피의 카페인이 원인일까? 연구진은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로도 같은 실험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카페인과는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연구를 이끈 알렉산데르 피엘스타드(Alexander Wieck Fjældstad) 교수는 "아마도 쓴맛을 내는 커피 성분이 이런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다크초콜릿을 커피와 함께 즐길 경우 초콜릿이 좀더 부드럽게 느껴지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연구진은 인간의 오감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게 마련이지만, 단맛과 쓴맛이 이렇게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당뇨가 있거나 비만인 사람들을 위한 식단을 구성할 때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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