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아시모, 재난구조용으로 재탄생 로봇AI

honda2.jpeg » 나무조각 더미 위를 기어가고 있는 혼다의 로봇 'E2-DR'. IEEE spectrum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개발 계기

 

세계 로봇업계가 재난구조 로봇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1년 일본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피해를 입으면서부터다. 방사능 위험 때문에 구조요원이 재난구역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피폭 위험 없이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후 미 고등방위연구계획국(다르파=DARPA)의 주도 아래 세계 재난구조로봇 대회가 열리면서 재난구조로봇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하지만 모의 재난현장에 투입된 로봇들의 실력은 기대에 썩 미치지 못했다. 조그만 장애에도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걸핏하면 넘어지기 일쑤였다.

 

asimo.jpeg » 혼다의 재난구조 로봇은 아시모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IEEE spectrum

 

아시모보다 더 튼튼하고 민첩하게


깜찍한 모습과 동작으로 유명한 휴머노이드로봇 '아시모'를 개발해 기술력을 과시했던 일본의 자동차 대기업 혼다가 좀더 세련된 움직임을 보이는 재난구조용 새 휴머노이드 로봇을 최근 선보였다. 아시모에 적용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E2-DR'이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30회 세계 지능형로봇시스템국제회의(IROS)에서 공개됐다. 혼다의 발표 제목은 `공장에서의 검사 및 재난 대응을 위한 실험적 이족형 로봇 개발'(Development of Experimental Legged Robot for Inspection and Disaster Response in Plants)이었다.
혼다에 따르면 이 로봇은 전작인 아시모에 비해 더 강하고 튼튼하면서도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다. 동영상에서 이 로봇은 계단 및 사다리 오르기는 물론 좁은 틈새 통과하기, 둥근 파이프 위나 쓰레기 더미 통과하기, 네발로 기어가기 등 다양한 능력을 보여준다.

 

hubo.jpeg » 2015년 세계 재난구조로봇 대회에서 우승한 카이스트의 휴머노이드로봇 '휴보'. IEEE spectrum

 

몸통 회전은 휴보와 같은 방식


 이렇게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한 것은 몸 전체에 걸쳐 관절이 총 33자유도(운동방향)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팔(16), 두 다리(12), 몸통(2), 그리고 손(2)과 머리(1)에 골고루 관절 장치들이 있어 사람을 방불케 하는 자연스런 움직임을 보여준다. 2자유도를 갖춘 몸통은 180도 회전이 가능하다. 이는 무릎의 방향을 반전시키는 효과가 있어 보다 효율적으로 계단을 오를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다르파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카이스트의 휴보와 같은 방식이다. 손의 운동방향은 사람과의 접촉이나 소통을 위해 13자유도를 갖췄던 아시모와 달리, 난간을 붙잡는 등의 기본 손잡이 기능에만 충실하도록  2자유도로 단순화했다.
두뇌 역할을 하는 센서는 로봇 머리와 손에 장착했다. 로봇 머리에는 2대의 회전형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플래시가 있는 단안 카메라, 빛반사형 입체카메라, 적외선 조명 프로젝터와 짝을 이룬 스테레오 카메라가 있다. 로봇의 두 손엔 각각 카메라와 3D 센서가 있다.

 

honda3.jpg » 폭이 80센티미터 이상이면 기어서 통과할 수 있다. IEEE spectrum

 

사다리 오르기, 포복하기, 비 맞으며 걷기

 
로봇의 외형은 성인의 체격을 거의 그대로 본떴다. 키 1m68㎝에 몸무게 85㎏이다. 옷만 입혀놓으면 영락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무방할 체구다. 혼다는 로봇 몸집과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일반 광섬유보다 8배나 가느다란 지름 0.5㎜ 케이블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몸통 두께가 25㎝로 매우 얇아져 폭 30㎝ 이상의 통로만 있으면 옆걸음으로 통과할 수 있다. 이는 응급상황에서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움직이는 속도 역시 성인의 보통 걸음 속도인 시간당 4㎞에 이른다. 또 앞에 놓인 장애물을 최대 20㎝ 높이까지는 다리를 들어 넘어갈 수 있다. 몸을 구부려 높은 포복 자세로 기어갈 수도 있다. 이 때의 속도는  시속 2.3㎞다. 또 시간당 26㎜의 비가 내리는 악조건에서도 20분 동안 걷거나 사다리 오르내리기가 가능하다. 몸에 내장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 번 충전시 90분 동안 작동할 수 있다.

 

honda5.jpg » 폭 30센티 이상이면 옆으로 통과할 수 있다. IEEE spectrum

 

 

honda4.jpg » 수직 사다리도 오르내릴 수 있다. IEEE spectrum

 

방수, 방진 기능에 영하 10도에도 견뎌


문제는 실제 재난 상황에서도 무리없이 이런 기능들이 작동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혼다 쪽은 이에 대비해 방수 및 방진 기능을 갖추는 한편 최저 영하 10도에서 최고 영상 40도의 온도에서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시범 동영상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바닥에 넘어져도 혼자 일어설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혼다가 2019년 열리는 다음번 대회에선 실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제품을 공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에 공개한 로봇은 지난 2015년 첫 시제품을 공개한 지 2년여만에 내놓은 두번째 시제품이다. 혼다는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며, 최종 완성품을 언제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출처
http://www.futuretimeline.net/blog/2017/10/5.htm#.WdsTU01ryUk
https://spectrum.ieee.org/automaton/robotics/humanoids/iros-2017-honda-unveils-prototype-e2dr-disaster-response-robot

https://www.designboom.com/technology/honda-e2-dr-robot-iros-disaster-relief-10-04-2017/
2015년 첫 시제품
https://spectrum.ieee.org/automaton/robotics/humanoids/honda-using-experimental-asimo-for-disaster-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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