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모바일 데이터 요금 `요지경'...나라간 최대 290배 기술IT

data1.jpg » 모바일 데이터 요금이 나라별로 최고 290배나 차이가 났다. 픽사베이

1기가바이트당 요금 분석 결과

인도 300원..짐바브웨 8만5천원

한국 1만7천원으로 최상위권에

OECD 회원국선 세번째로 높아

 

지구촌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는다. 이들의 인터넷 접속 시간 중 절반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모바일 인터넷 이용의 복병이 있다. 데이터 요금이다.
영국의 인터넷 분석 업체 케이블(CABLE.co.uk)이 전세계 230개국의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 6313개를 비교한 결과, 모바일 데이터 요금 격차가 나라별로 최대 29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기가바이트(GB)당 요금이 최소 300원에서 최대 8만5천원이었다.

한국은 230개국 중 201위인 15.1달러(1만7천원)로 요금이 매우 비싼 국가군에 속했다. 이는 세계 평균 8.5달러(약 9600원)보다 80% 높은 수준이다. OECD 35개 회원국 중에선 그리스(28.9달러), 스위스(20.3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요금이 비쌌다. 15개 요금제의 1기가당 요금(최저 0.47~최고 34.02달러)을 평균한 결과다.

모바일 데이터 요금이 가장 싼 나라는 인도로 1기가바이트당 0.26달러(295원)였다. 세계 인구 2위로 잠재시장이 넓은데다 젊은이들의 첨단기술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세에 있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것이 최저 요금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키르기스스탄이 1센트 높은 0.27달러로 2위, 이어 카자흐스탄(0.49달러), 우크라이나(0.51달러) 차례였다. 모두 옛소련의 일원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러시아도 0.91달러로 최상위권이었다. 보고서는 요금이 가장 싼 나라 20개국 가운데 10개국이 스리랑카, 몽골,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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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요금이 가장 비싼 230위는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로 75.2달러(8만5300원)였다. 인도의 289배다. 짐바브웨와 함께 적도기니(65.8달러), 세인트헬레나(55.5달러), 지부티(37.9달러) 등 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 6개국 가운데 4개국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였다. 사하라 이남 지역은 요금이 가장 싼 나라 톱10에도 르완다(0.56달러), 수단(0.68달러), 콩고민주공화국(0.88달러) 3개국이 포진해 있어 대조를 이뤘다. 오세아니아와 카리브해 국가들도 매우 비싼 지역에 속했다. 

세계 모바일 데이터 요금 분포 지도를 보면 옛소련과 그 주변국들이 가장 저렴하고 북미와 아프리카, 서유럽 지역은 대체로 요금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유선망이 부족한 나라들에서 모바일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더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obile1.jpg » 색깔이 짙은 곳이 모바일 데이터 요금이 비싼 나라들이다. 보고서에서 인용

한국, 인프라 좋으면서도 폭리 취하는 예외국가


이 업체의 통신분석가 댄 하우들은 논평을 통해 "요금이 싼 나라들은 대략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우수한 모바일 및 유선 광대역 인프라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다. 둘째는 경제적 어려운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저렴한 가격제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유선 광대역망이 열악해 주로 모바일 데이터에 의존하는 나라들이 이 경우에 속한다고 한다. 그는 또 요금이 비싼 나라들은 대개 인프라가 열악하고 데이터 소비도 적은 나라들이며, 중간 요금 그룹의 다수는 인프라도 좋고 모바일 시장도 경쟁력이 있지만 요금이 싸지 않은 것은 소비자들이 반드시 비싸게 여기지는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유선 광대역 및 4세대 모바일 LTE망이 전국적으로 잘 갖춰져 있음에도 세계 최상위권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 예외적인 요금 폭리 사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1기가바이트당 요금이 무려 20달러가 넘는 스위스보다는 낮으니, 그걸로나마 위안을 삼는 정도랄까?

1인당 하루 인터넷 이용시간이 10시간으로 세계 최장시간인 필리핀은 3.16달러로 67위였다. 하루 9시간30분으로 2위인 브라질은 3.5달러로 74위였다. 일본은 세계 평균과 비슷한 8.3달러로 154위, 중국은 세계 평균을 조금 웃도는 9.9달러로 165위였다. 미국은 12.4달러로 182위였다.

이번 요금 비교 조사는 2018년 10~11월 각국 통신업체 웹사이트에 올라 있는 유심 요금제를 기준으로 이뤄졌다고 업체쪽은 밝혔다. 나라별로 3~60개의 요금제를 골라 1기가당 평균 요금을 계산했다. 요금제가 3개가 안돼 자료가 부족한 북한, 베네수엘라, 남수단 등 10개국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환율은 2월20일을 기준으로 달러로 환산해 적용했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이번 조사 결과의 신뢰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모바일 요금은 음성과 영상 통화, 데이터 송수신을 종합해 정하는 것이어서 단순 데이터 요금 비교가 어려운데다 구체적으로 어떤 요금제를 골라 비교했는지가 나와 있지 않아 공신력이 떨어진다"며 "OECD가 2017년 발표한 회원국 모바일 요금 비교자료를 보면 일본이 OECD 국가중 가장 비싸며 한국은 저가, 중가, 고가 요금제에서 모두 일본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출처
모바일 인터넷 데이터 요금 비교
https://www.statista.com/chart/17247/the-average-cost-of-mobile-data-in-selected-countries/
https://www.cable.co.uk/mobiles/worldwide-data-pricing/
보도자료
https://s3-eu-west-1.amazonaws.com/assets.cable.co.uk/mobile-data-cost/cost-of-1gb-mobile-data-in-230-countries-releas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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