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금성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았다고? 우주항공

venus2.jpg » 일본의 금성 궤도위성 아카츠키(새벽이란 뜻)가 2018년에 촬영한 금성의 구름. 위키미디어 코먼스

금성 대기 50km 상공에서 수소화인 검출
지구서 혐기성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인 금성에서 생명체의 징후로도 볼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됐다. 금성은 지구와 비교해 지름은 0.9배, 질량은 0.8배로 외형이 지구와 매우 비슷하다.
영국 카디프대를 비롯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금성 표면 위 53~62km 상공 대기에서 수소화인(포스핀)을 검출했다고 14일 발행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밝혔다.
수소화인(PH3)은 수소 원자 3개와 인 원자 1개로 이뤄진 물질로 생선 썩은 냄새 같은 악취가 나는 기체다. 지구에서는 주로 혐기성 생명체, 즉 늪처럼 산소가 희박한 곳의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이 물질이 금성에서 미지의 광화학 또는 지질화학적 합성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성의 표면은 대기의 96%가 이산화탄소이고 온도가 섭씨 400도가 훨씬 넘는 데다 기압도 지구 표면의 90배(또는 수심 900미터의 기압)나 돼 생명체가 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위로 올라갈수록 온도와 기압이 낮아져 50~60km 지점에 이르면 압력은 지구 해수면과 같아지고, 온도는 섭씨 0~50도로 내려간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이전부터 금성 대기의 이 부분에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금성의 구름은 산성이 매우 강해 포스핀이 생성되더라도 빠르게 분해돼 사라진다. 연구진은 포스핀이 16분만에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포스핀이 검출됐다는 것은 어디에선가 계속적으로 포스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venus3.jpg » 금성 대기의 포스핀 상상도. 1개의 인 원자와 3개의 수소원자가 결합된 모습을 형상화했다.: ESO / M. Kornmesser / L. Calçada

직접 증거는 못돼...미지의 뭔가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
 
연구진은 이에 따라 70~75%가 황산으로 이뤄져 있는 금성의 구름에서 미세 운석, 번개, 구름 내에서의 화학적 결합 등 포스핀이 만들어질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조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포스핀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망원경을 통해 고도 53km 상공의 구름에서 검출한 포스핀 고유의 스펙트럼 신호를 분석한 결과, 이곳의 포스핀 농도는 10억개 공기 분자 중 20개 정도였다. 그러나 연구진이 조사한 모든 화학 반응이 생산할 수 있는 양은 관찰된 양의 1만분1에 불과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미 MIT 윌리엄 베인스 교수(생화학)는 "조사 결과 생명체 이외의 모든 가능성은 기각됐다"고 말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지식으로는 비생물학적 요인으로 포스핀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베인스 교수는 "그러나 미생물이 황산이란 극한조건에서 살아남으려면 근본적으로 다른 생화학을 이용하거나 일종의 갑옷을 둘러써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포스핀 검출이 미생물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니며 다만 금성에서 미지의 지질학적 또는 화학적 과정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연구하는 세티연구소는 이번 발견에 대해 "금성의 대기에 부유하는 유기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이는 생명체는 우주에서 희소한 것이 아니라 주근깨만큼이나 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번 발견은 카디프대 제인 그리브스 교수팀이 2017년과 2019년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전파망원경과 칠레의 아타카마 대형 전파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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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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