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기억력을 높이는 6가지 생활습관 생명건강

baby-22194_1280 (1).jpg » 잠은 기억을 저정하고 편집하는 역할을 한다.http://pixabay.com/

 

45살부터 기억력 급속 감퇴

 

어제 점심 때 뭘 먹었는지 기억하는 데는 한참이나 걸리는데, 어렸을 적 외웠던 국민교육헌장은 민망하게도 왜 금방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걸까?
어떤 것은 확실히 기억나고 어떤 것은 기억나지 않는 것은 뇌가 정보에 중요도를 부여하고 그것을 적절히 암호화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예컨대 미국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의 전두엽 앞쪽(이마)과 해마 영역이 오랫동안 자극을 받으면, 기억이 오래 지속된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력이 서서히 감퇴하는 것은 굳이 과학의 영역을 빌지 않더라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노화의 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그 분수령이 되는 시기가 언제인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지난 2012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한 이들의 논문에 따르면, 기억력이 갑자기 크게 떨어지는 시기는 45살 무렵이다. 연구진이 10여년에 걸쳐 성인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뽑아낸 결론이다.

Brain.jpg » 뇌의 구조. http://bibliotherapy.pe.kr서 재인용.

 

잠은 기억을 저장하고 편집하는 시간

 

기억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기억력 감퇴는 노화 현상이니 어찌할 수 없는 것일까? 현대 과학이 말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조언은 잠을 충분히 자라는 것이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열심히 기억을 저장한다. 뇌 속에 있는 노폐물도 청소한다. 잠이 기억을 저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건 의학계에서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예전엔 잠이 기껏해야 기억을 방해하는 것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기능을 하는 정도로 보았지만, 지금은 자는 동안 뇌 속에서는 기억을 굳히는 적극적인 과정이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과거엔 렘수면(꿈을 꾸는 잠, 속파수면)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지만 요즘 연구는 서파수면(깊은 잠, slow-wave sleep)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서파수면이란 뇌파의 주파수가 느린 수면을 말한다. 서파 수면 시간이 길수록 잠의 질이 높아지고 기억 저장 효과가 커진다.
잠 자는 것 말고,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기억력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또 없을까? 미국의 온라인매체 <패스트 컴퍼니>가 기억력과 관련한 연구 성과들을 토대로, 일상 생활에서 기억력을 높이는 몇가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00376915301_20101109.jpg »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1. 꼿꼿이 앉아라

 

첫째는 허리를 쭉 펴고 똑바로 앉는 것이다. 에릭 페퍼를 비롯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 연구진이 밝혀낸 것인데, 똑바로 앉거나 서면 기억이 좀더 쉽게 떠올려진다고 한다. 턱을 비스듬히 괴지 않고 수직으로 세우는 것도 기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유가 뭘까? 뇌로 공급되는 피와 산소의 흐름을 최고 40%까지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똑바른 자세를 취하게 되면 긍정적인 기억이 더 쉽게 떠올려지며, 구부정한 자세에서는 부정적인 기억이 좀더 쉽게 떠오른다고 한다.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도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 독일 비텐헤르데케(Witten Herdecke)대학 연구진은 행복한 걸음걸이 자세로 활기차게 걷는 환자는 긍정적인 기억을 떠올리고, 고개를 앞으로 수그린 채 걷는 환자는 부정적인 기억을 상기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girl-15599_1280 (1).jpg » pixabay.com

 

2. 생각할 땐 눈을 감아라

 

두 번째는 눈을 감는 것이다. 어떤 범죄 현장을 목격했다고 치자. 그 장면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대부분 눈을 지그시 감고 당시의 장면을  떠올린다고 한다. 눈을 떴을 때보다 눈을 감을 때 훨씬 정확하고 상세하게 상황을 기억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서리대(University of Surrey) 연구진이 최근 <법과 범죄심리학>( Legal and Criminology Psychology)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이다. 178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전기수리기사가 고객의 집에서 일을 하는 도중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보게 한 다음 기억해내는 실험을 통해서 얻은 결론이다. 특히 소리를 기억하는 데서도 눈을 감고 답한 참가자들이 훨씬 좋은 능력을 발휘했다.
 눈을 감는 게 기억에 왜 도움이 될까? 주의가 산만해지는 걸 막고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로버트 내시(Robert Nash) 교수는 “눈을 감으면 기억하려는 대상의 세세한 사항이 좀 더 쉽게 떠오른다. 눈을 계속 감고 있으면 소리 정보에 집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03575038_P_0.jpg »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3. 난해한 서체로 읽어라

 

세 번째는 이색 서체의 사용이다. 익숙한 서체보다 낯선 서체로 읽는 것이 그것을 기억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2011년 미국 프린스턴대와 인디애나대 심리학자들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서체로 쓰인 연구자료를 이용해 학생들의 기억 수준을 테스트했다. 하나는 에어리얼(Arial) 같은 전통서체이고 다른 하나는 모노타입 코르시바(Monotype Corsiva) 같은 낯선 서체였다. 테스트 결과, 낯선 서체로 쓰인 자료를 읽은 학생들이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체의 크기는 기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대니얼 오펜하이머(Daniel M. Oppenheimer)는 당시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읽기 어려운 서체로 쓰인 자료는 후다닥 훑어볼 수 없다. 따라서 좀더 주의깊게 읽을 수밖에 없다.” 

 

8000609922_20110110.jpg » 시트콤의 한 장면.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4. 시트콤을 즐겨라

 

네 번째는 재밌는 시트콤을 보는 것이다. 20분 동안 웃으면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 로마린다대(Loma Linda University) 연구진이 두 그룹의 성인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이다. 연구진은 먼저 한 그룹에는 20분간 재밌는 비디오를 보여주고, 다른 그룹은 조용히 기다리도록 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기억력 테스트를 했는데, 실컷 웃었던 사람들이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기억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해마의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해마는 정보를 새로운 기억으로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이다.
반면 웃음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엔돌핀을 증가시킨다. 엔돌핀은 혈압을 낮춰주고 기분을 북돋운다. 두 효과가 합쳐져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8001225213_20131024.jpg »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5. 껌을 씹어라

 

다섯 번째는 껌을 씹는 것이다. 영국 웨일즈의 카디프대(Cardiff University) 연구진은 껌을 씹는 행위가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껌을 씹은 사람들과 껌을 씹지 않은 사람들, 이렇게 두 그룹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껌을 씹지 않은 참가자들은 처음엔 과제를 잘 수행했다. 그러나 끝에 가서는 과제 수행력이 떨어졌다. 논문 저자인 케이트 모건(Kate Morgan)은 “이는 껌을 씹는 것이 좀더 오랫동안 과제에 집중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한다.
 

01522401_P_0.jpg »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6. 손글씨를 써라

 

여섯 번째는 손글씨를 쓰는 것이다.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는 것보다 펜과 종이를 이용하는 것이 기억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 프린스턴대와 UCLA대 연구진은 학생들이 노트북 컴퓨터 대신 손으로 노트를 작성할 때 좀더 적극적으로 듣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손으로 쓰는 행위는 학생들로 하여금 중요한 개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들이 쓰는 동안 머리 속에 자료를 편집하도록 이끌어준다. 이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의 경험을 통해 실감해온 사실이기도 하다.
  

<패스트 컴퍼니>는 이밖에  ‘문지방 효과’(doorway effect)를 피하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문지방 효과란, 예컨대 뭔가를 찾으려 방을 나섰는데, 막상 방을 나갔더니 뭘 찾으려 했던 건지 잊어먹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 노틀담대 가브리엘 라드반스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1년 <계간 실험심리학>(The 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문지방을 넘어 다른 방으로 가는 행위 자체가 망각을 유도하는 현상을 규명해냈다. 연구진은 유통기한이 짧은 기억들은 다른 생각에 맞닥뜨렸을 때 뇌에서 사라진다고 말한다. 문을 통과해 걷는 행위가 생각에 구획을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환경에 처하게 되면 이전에 갖고 있던 생각이 뇌에서 제거된다는 것. 어떤 생각을 잊었다가도 그 생각을 했던 장소에 다시 돌아갔을 때 그 기억이 되살아나곤 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문지방 효과는 이런 우리의 일상 경험을 잘 설명해준다. <패스트 컴퍼니>는 문지방 효과를 피하는 것도 생활 속의 기억력 향상 방법으로 꼽았지만, 여기서는 제외한다. 문지방을 넘지 않고 생활할 수는 없으니까. 대신 지나간 순간의 어떤 기억이 살아나지 않을 땐 문지방 효과를 이용해 보자. 그 때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그 장소로 다시 가보는 것이다.

 

출처
http://www.fastcompany.com/3042383/work-smart/7-surprising-ways-to-boost-your-memory?utm_source=mailchimp&utm_medium=email&utm_campaign=colead-weekly-newsletter&position=4&partner=newsletter&campaign_date=02232015

참고자료
차기억에서 잠의 역할 논문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768102/

잠의 노폐물 청소 역할
http://scienceon.hani.co.kr/126206

45살의 기억력 감퇴
http://www.brainmedia.co.kr/brainWorldMedia/ContentView.aspx?contIdx=8246

자세가 기억에 끼치는 영향
http://www.medicaldaily.com/change-your-posture-improve-your-mood-memory-and-5-other-aspects-your-life-289724

눈을 감는 것의 효과
http://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5-01/uos-cye011215.php

문지방 효과에 대하여
http://www.tandfonline.com/doi/abs/10.1080/17470218.2011.571267#.VPGsI_msV7o

이색 서체의 효과에 대해
http://www.nytimes.com/2011/04/19/health/19mind.html?pagewanted=all&_r=0

웃음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http://myllu.llu.edu/oncampus/story/?id=4759

껌의 효과에 대해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3/03/130308093933.htm

손글씨의 효과에 대해
http://journalistsresource.org/studies/society/education/longhand-versus-laptop-note-t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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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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