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우주정거장에 양성평등 화장실이 생긴다 우주항공

uwim7.jpg » 국제우주정거장에 새로 설치될 화장실의 지상 시험 장면. 나사 제공

30일 화물우주선에 실려 출발

크기는 기존의 65%…무게는 40%


국제우주정거장 비행사들은 10월부터 개발 비용이 2300만달러(270억원)나 투입된 새로운 화장실을 갖게 된다.

이 화장실은 이르면 10월 1일(현지시각) 노스롭그루먼의 시그너스 화물우주선에 실려 다른 보급품들과 함께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 날아갈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10월 4일 우주정거장에 도착한다.

범용폐기물관리시스템(UWMS=Universal Waste Management System)라는 이름의 이 화장실은 지금 쓰고 있는 화장실보다 작고 가볍다. 크기는 기존 것의 65%, 무게는 40% 수준이다. 높이는 71cm로 캠핑카에서 사용하는 화장실과 비슷하다고 한다. 작동 방식은 수동 스위치가 아닌 자동 시스템이다.

`범용'이라는 말이 시사하듯 다른 우주선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갖추는 데 설계의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우주비행사가 장기간 거주하는 우주정거장과 같은 곳에선 소변을 화학 처리한 뒤 식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재활용 시스템으로 보내고,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처럼 짧은 기간 사용하는 우주선에선 폐기물을 화학 처리하지 않고 저장 시스템으로 보낸다.

uwim3.jpg » 새 우주화장실 구조. 1번부터 차례로 뚜껑, 의자, 소변 전처리 탱크, 소변 호스, 소변 깔때기 부착 부위, 소변 이송시스템 부착 부위. 나사 제공

여성 우주비행사 사용 편의성 높여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새 화장실은 "우주정거장 노드3의 현재 화장실 옆에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주정거장에는 두개의 화장실이 있다. 이번 것까지 포함하면 세개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새 변기는 여성 우주비행사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원래 그동안 소변을 볼 때는 특별히 제작한 깔때기와 호스를 사용하고 배변을 볼 때는 의자를 사용해 왔는데, 여성 우주비행사를 위해 깔때기와 의자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주시설에도 양성 평등 설계 개념을 적용한 셈이다.

새 변기는 또 뚜껑을 열면 공기 흐름이 자동으로 시작돼 악취를 제거해준다. 중력이 아주 약한 우주에서는 의도적으로 공기 흐름을 만들어 몸에서 빠져나오자마자 호스로 빨아들여야 한다. 이번에 새로 제작한 팬은 부식이 잘 안되고 내구성이 좋은 티타늄 재질이어서 유지보수와 청소 시간을 줄여준다. 이는 우주비행사들이 과학 실험 등 본래의 우주 탐사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해준다.

uwim2.jpg » 나사의 한 시험 요원이 새 우주용 변기에서 소변 호스를 들어보이고 있다. 나사 제공

소변 등 재활용률 현재 90%…목표는 98%

 

나사는 “현재 우주 정거장에서는 소변과 땀을 포함한 모든 액체의 약 90%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비행사 제시카 메이어는 나사 보도자료를 통해 “우주 정거장에서 우리는 지구의 자연적인 물 순환 구조를 구현하려 한다"며  "우주정거장 소변의 경우 `오늘의 커피는 곧 내일의 커피'로 비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주비행사들의 소변은 지난 2008년부터 화학적인 처리 과정을 거쳐 식수로 다시 사용하고 있다. 대변의 물 성분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현재 연구중이다.

나사는 왕복 여행에 2년이나 걸리는 화성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기 전에 재활용률을 98%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주정거장은 이 시스템을 검증하는 검증하는 유일한 우주 실험장이다.


참고로 나사는 우주정거장의 비행사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설명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우주비행사 제시가 메이어가 해설해주는데, 동영상 시작 3분이 지날 때쯤 화장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u80H3FpTezA&feature=emb_logo


우주 화장실은 어떻게 사용할까
iss-unit_web.jpg » 새로 개발한 우주화장실. 나사 제공
우주에는 중력이 없으므로 소변과 대변은 몸에서 나오자마자 공기흡입장치를 통해 수거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배설물이 우주정거장 실내에 떠다닐 위험이 크다.
소변은 호스에 부착된 깔때기를 사용해 보고, 대변은 탱크 위에 앉아서 본다.  대변기 통엔 배설물을 담는 비닐봉지가 들어 있다. 대변기의 지름은 5~6인치 정도다. 둘 다 몸 밖으로 배출되지마자 공기 팬을 이용해 자동으로 수거봉지에 모아진다.
새 화장실은 높이가 28인치로 작아졌을 뿐 팬 시스템, 호스에 부착된 깔때기 등은 똑같다.  수거봉지들은 수거함에 보관했다가 30개가 모이면 우주로 버린다.
새 화장실의 또 다른 장점은 배설물 처리가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지금은 우주비행사가 스위치를 켜서 이용해야 한다. 새 화장실은 우주비행사가 깔때기를 거치대에서 빼거나 변기 뚜껑을 들어올리면 팬이 자동으로 돌아간다. 
  우주에서 볼 일을 보는 것이 지상처럼 편한 것은 아니지만 우주여행 초기에 비하면 매우 간편해졌다.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는 우주복을 입은 상태로 그 안에다 소변을 보았다.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은 콘돔 같은 주머니에 소변을 보았다. 대변은 더 불편해서 엉덩이에 테이프로 대변 주머니를 붙이고 보았다. 단단하게 부착하기가 쉽지 않아 대변이 흘러 우주선 안에 떠다니기 일쑤였다고 한다.
우주선에 화장실 비슷한 장치가 설치된 것은 1970년대 스카이랩이 처음이었다. 벽에 구멍을 뚫어 소변, 대변 수집봉투로 빨아들이는 방식이었다. 지금처럼 호스와 깔때기를 기본 구성으로 한 화장실이 등장한 건 1981년 우주왕복선부터였다.

출처
현재의 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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