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 대기업 임원들이 예상하는 코로나 이후 고용 변화 사회경제

mac1.jpg » 코로나19 이후 기업 고용 패턴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PXHERE

맥킨지, 9개국 임원 800명 조사 결과 발표

“보건·안전 관련직 고용 증가” 83% 최고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업과 노동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기업 판도가 급변하고 해고자가 속출하는가 하면, 재택근무 등 근무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직원들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기업 임원들은 앞으로 고용 시장에서 어떤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을까?

 국제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미국, 중국, 독일 등 주요 9개국 대기업 임원 8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일과 일자리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직장의 위생과 안전 문제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점이다. 응답자의 83%가 앞으로 보건 및 안전과 관련한 직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가운데 73%는 업무 현장의 물리적 거리두기와 위생을 관리하는 직원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부문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해서 곧바로 고용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맥킨지는 이 부문은 로봇 도입이 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업무 공간이 재배치, 재설계되면 시설 관리자의 역할도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맥킨지는 환기 시설이나 엘리베이터 작동 같은 일을 맡는 직원의 역할이 지금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사내 카페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대신 체온측정대가 들어서거나 물리적 거리두기로 직원간 책상 거리가 멀어지면 직장내 안전관리자의 역할도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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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는 “임시·계약직 비중 늘어날 것”

 

고용 증가 예상에서 3위를 차지한 건 자동화, 인공지능 부문이다. 응답자의 35%가 코로나 유행 기간은 물론 앞으로도 자동화, 인공지능, 로봇에 능숙한 직원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맥킨지는 월마트나 제이피모건, 에이티앤티(AT & T)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미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동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재교육 비용이 해고 비용보다 적게 드는 것도 이런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임원들은 또 앞으로 2년간은 임시직, 계약직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70%가 이런 답변을 했다. 맥킨지는 답변자들의 소속사를 분석한 결과, 이런 움직임이 특히 보건과 사회 서비스, 숙박과 식품 서비스 부문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경제가 언제 다시 살아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약직 비중을 늘리려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맥킨지는 지적했다. 계약직을 통해 노동력을 가변비용으로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경기 침체기를 이겨내기 위해 비용 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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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발생 이후 디지털 기술 도입 가속” 85%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대응에서는 응답자의 85%가 화상회의나 파일공유처럼 직원간 상호교류와 협력을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 도입을 가속화했다고 답변했다. 약 절반이 전자상거래, 모바일 앱, 챗봇 같은 소비자 창구의 디지털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거나 늘렸다. 35%는 공급망도 디지털화했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은 디지털화보다는 약하지만 로봇을 비롯한 자동화 기술 도입도 어느 정도 가속화했다고 답변했다. 예컨대 의류업체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 Outfitters)은 급증하는 온라인 주문에 대응해 창고에서 옷을 분류해주는 로봇을 도입했다. 아이비엠은 올해 2분기에 챗봇이나 다른 고객 서비스용 플랫폼인 인공지능 기반의 `왓슨 어시스턴트'(Watson Assistant) 매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알리바바는 코로나19 이후의 수요 급증에 대비해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투자를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맥킨지는 자동화 투자에선 미국과 인도 기업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 응한 미국 임원의 70%, 인도 임원의 83%가 자동화 도입이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금융 서비스 및 기술 부문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가 흐름이 가장 강했다.  재무 담당 임원의 88%, 정보기술 임원의 76%가 자동화 비율이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재택근무 전환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자동화에 더 적극적이었다. 대다수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한 회사의 경영진 중 80%는 자동화가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일부 직원만 재택근무한 회사에선 51%만이 자동화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mac6neuconcepts-before-after.jpeg » 영국 더럼의 한 기업(Neu Concepts)이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거리두기 원칙 아래 새로 설계한 사무실 배치도. 왼쪽이 이전 사무실, 오른쪽이 새로운 사무실이다. https://www.wraltechwire.com서 인용

정보기술·금융·관리 부문 재택근무 선호도 높아

 

임원들은 재택근무의 증가세에도 공감했다. 전 부문에 걸쳐 응답자의 15%가 앞으로 적어도 직원의 10분의 1은 1주일에 이틀 이상 재택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킨지는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거의 두배나 높아진 비율"이라고 밝혔다. 나라별로는 다소 차이가 났다. 영국과 독일은 20%나 됐으나 중국은 4%에 그쳤다. 하지만 일주일에 3일 이상 재택근무할 수도 있다는 답변은 전체의 7%에 불과했다. 정보기술, 금융, 관리 부문 임원일수록 재택근무 선호도가 높았다. 정보기술 부문에서는 직원의 10분의 1 이상이 일주일에 이틀 이상 재택근무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4%나 됐다.

이번 조사는 미국과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스페인, 영국 기업을 대상으로 벌였으며, 응답자의 절반은 미국 임원들이었다. 설문 대상 기업들의 4분의3은 연간 매출액이 10억달러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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