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도시가 조용해지니 새 소리도 나긋해졌다 지구환경

Sparrow.jpg » 북미지역에 서식하는 흰줄무늬참새. 위키미디어 코먼스

미 샌프란시스코 흰정수리북미멧새
봉쇄기간중 소리 크기 30% 낮아져
소리 들리는 거리도 두배로 늘어나

조용한 장소에서는 목소리도 낮춰 말하게 된다.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의사 소통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봉쇄 기간에 도시가 조용해지자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도시에 서식하는 새들의 소리가 작아지고 더 멀리서도 또렷하게 들리게 된 것.
미국 테네시대 생태·진화생물학과 엘리자베스 데리베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5년 4~6월과 2016년에 샌프란시스코와 교외 지역에서 수집한 수컷 흰정수리북미멧새(white-crowned sparrow) 소리를 봉쇄 조처가 시행중이던 올해 4~5월 같은 장소에서 녹음한 소리와 비교했다. 올해 4~5월 샌프란시스코 교통량은 1954년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측정 결과 도시 소음은 평소보다 약 7데시벨 가량 낮았다.
일반적으로 새들은 인간이 유발하는 소음, 특히 자동차 엔진음이나 에어컨 실외기 소리 등 저주파 도시 소음에 대응해 소리를 키우고 주파수도 높인다. 그런데 연구진이 분석한 결과 도시 소음이 잦아들자 새들의 노래 소리도 낮은 주파수로 바뀌었다. 봉쇄 조처 이전에 비해 평균 30% 더 부드럽게 노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리도 두배로 늘어났다.
이는 짝짓기에 더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낸다. 새들은 고주파 소리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데리베리 교수는 "새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노래했다"며 1970년대에 이 지역에서 녹음한 새들의 음역대와 같았다고 말했다.
Sparrow&bridge_1280p.jpg » 금문교 인근의 흰정수리북미멧새. JN PHILLIPS/사이언스 매거진

1970년대의 옛 소리로 돌아가...짝짓기에 긍정 영향

북미 지역 도심과 인근에서 서식하는 이 새를 20여년간 연구해온 그는 이전 연구에서 1970년대에 녹음한 소리와의 비교를 통해,  교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차량 소음에 소리가 먹히지 않도록 새가 최저 주파수를 높여온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최고 주파수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에 따라 암컷과 소통할 수 있는 음역대가 좁아지고 말았다. 따라서 1970년대의 음역대를 회복했다는 것은 소리의 전달률이 높아져 짝짓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이는 도시 소음과 새들의 안정된 번식, 나아가 종의 다양성 간의 연결고리를 짐작하게 해준다.
그러나 봉쇄 조처가 끝나면서 새들의 짧은 평안 기간도 끝났다. 새들의 스트레스는 지금쯤 다시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내년 봄 새들의 짝짓기 철이 다시 시작되면 수컷들의 소리가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9월24일치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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