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시대 두 풍경…‘하루 5조원’ 대 ‘하루 30만명’ 사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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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3월 이후 6개월간 부의 편중 더 극심해져

억만장자 자산 983조원 늘어 하루 5조5천억원


코로나발 부의 편중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실물 경제 활동은 위축되는 반면 시중에 풀린 엄청난 돈이 증시로 쏠리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사회적 봉쇄 조처가 시행된 이후 6개월 동안 억만장자 643명의 자산은 8450억달러(약 983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노동자들은 5천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의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IPS)는 18일 발표한 `미국의 억만장자 부와 일자리 상실, 코로나 폭리'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강력한 이동제한 조처가 시작된 3월18일 이후 지금까지 6개월간 미국 억만장자들의 순자산은 2조9500억달러에서 3조8000억달러로 29%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 달에 1140억달러, 1주에 320억달러, 하루에 47억달러(5조4700억원)씩 자산이 불어났다는 얘기다.

세계 최고 부자인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의 자산은 주가 상승에 힘입어 이 기간중 732억달러(65%) 증가해 15일 현재 1862억달러(약 216조6천억원)를 기록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의 자산은 920억달러로 증가율이 무려 274%나 됐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547억달러에서 1006억달러로 거의 두배 늘었다.

money1.jpg » 월가에서 바라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위키미디어 코먼스

5천만명 이상 일자리 상실…근로소득도 줄어

 

보고서는 그러나 노동시장에서는 3월 이후 5천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혔다. 하루 3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속속 직장 밖으로 쫓겨난 셈이다. 이 가운데  1400만명은 지금도 여전히 실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업 급여로 생활하는 사람이 3천만명(계약직 포함)으로, 1년 전 160만명에서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타격을 입어 3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민간부문 정규직 노동자의 총근로소득은 4.4% 감소했다.

미 전역의 도시와 주 정부들도 엄청난 적자에 직면했다. 뉴욕시는 코로나19로 사업체 수천곳이 문을 닫음에 따라 올해 조세수입이 9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54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정책연구소는 보통 미국인과 월가 주식부자들 간의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해 공정한 세금 시스템과 자선 촉진 정책 등의 다양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뉴저지주 의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초래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17일 100만달러 이상 수입에 대해 세율을 8.97%에서 10.75%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처로 조세 수입이 올해 회계연도에 3억9천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주의 예산 부족분 100억달러에는 훨씬 못 미치는 액수다.

money2.jpg »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실업자 수 추이.

“베이조스, 아마존 전직원에게 10만달러씩 줘도 세계 최고”

 

앞서 지난 8월 미국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은 올해 억만장자들이 얻은 이익에 대해 60%의 일회성 세금을 부과하는 불로소득세법(Make Billionaires Pay Act )을 제안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베이조스는 428억달러, 머스크는 275억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노동부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는 “미국 자본주의는 선로를 이탈했다”며 불평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시급히 부유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트위터를 통해 "베이조스는 모든 아마존 직원에게 10만5천달러씩 돈을 줘도 팬데믹 이전만큼 부유하다"며 "이런 사실에도 부유세가 필요하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면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출처
샌더스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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