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꿀벌은 두 가지 방식으로 꿀을 섭취한다 생명건강

bee0.jpg » 꿀벌은 과즙의 점성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꿀을 섭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픽사베이

끈적끈적한 과즙은 국자처럼 떠 먹고

묽은 과즙은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꿀벌의 혀에는 약 1만개의 미세한 강모(억센털)가 나 있다. 꿀을 먹을 땐 이 혀의 털들을 곧추 세운 채 꿀에 넣었다 뺀다. 털 사이에 꿀을 담아 입속으로 집어넣는 방식이다. 혀가 일종의 국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꿀벌이 이 방식으로만 꿀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중국 광저우 중산대 연구자들이 중심이 된 국제연구진이 초고속 카메라로 꿀벌을 촬영한 결과, 어떤 때는 혀를 꿀 속에 밀어넣은 뒤 진공청소기처럼 꿀을 빨아들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관찰 결과 점성이 낮은 꿀을 마실 때 이런 방법을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꿀벌은 꿀의 점성에 따라 이 두 가지 방법을 번갈아 사용했다.

bee2.jpg » 위 사진은 설탕 농도 10%인 꿀을 먹을 때로 혀를 꿀 속에 박은 채 빨아들이는 모습이다. 아래 사진은 농도 30% 꿀을 먹을 때로 털을 세운 채 혀를 꿀 속에 넣었다 빼는 모습이다. 바이올로지 레터스

농도 30% 기준으로 섭취 방법 달라져

 

미국 조지아공대의 데이비드 후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곤충의 입이 빨대, 포크, 숟가락 같은 주방 서랍 속의 도구처럼 한 가지 용도만 갖고 있는 걸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는 꿀벌의 혀가 스위스의 군용 칼처럼 꿀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과즙을 마신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인공꿀로 실험한 결과,  설탕의 농도가 30% 미만일 땐 빨아들이기(석션)을 더 사용했고 30% 이상일 땐 떠먹기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예컨대 농도가 50%인 꿀은 떠먹는 비율이 87.5%였던 반면, 농도가 10%인 꿀은 빨아들이는 비율이 70%였다. 농도가 10%인 것과 50%인 것을 번갈아 준 결과, 농도가 달라지면 그에 맞춰 흡입 방식도 바꾸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 8월호에 실렸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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