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중국의 우주굴기…인류 첫 달 뒷면 착륙 시도 우주항공

chang10.jpg » 지구를 향하고 있는 달의 앞면(왼쪽)과 뒷면. 흰색과 붉은색은 고도가 높은 지역, 녹색과 푸른색은 고도가 낮은 지역이다. 나사 제공

 

중국 창어4호 달 궤도 선회중...2019년 초 착륙 시도

 

2019년은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50년만에 달 탐사에서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정표의 주인공은 그러나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달 표면 100km 위의 하늘에서는 중국의 탐사선 창어(嫦娥)4호가 달 주위를 돌고 있다. 창어는 중국의 신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이 쏘아올린 이 탐사선은 12월8일 새벽 2시23분(한국시간 새벽 3시23분)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 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110여시간의 비행 끝에 달 궤도에 진입한 `창어4호’는 1월 초 달 표면 착륙을 시도한다. 2013년 12월14일 창어3호가 무인 탐사차량 위투(玉兎, 옥토끼)를 싣고 달에 착륙한 지 5년여만이다. 그런데 창어4호가 내려앉게 될 곳은 달의 뒷면이다.
달 뒷면 착륙은 두 가지 면에서 인류의 달 탐험사에 큰 의미가 있다.

chang4.jpg » 창어4호가 착륙할 폰 카르만 충돌분지. 나사 제공

한 번도 착륙한 적 없어...위성으로 통신 문제 해결


첫째 달 뒷면은 달 탐사 반세기가 넘도록 한 번도 착륙한 적이 없는 곳이다. 따라서 창어4호가 임무에 착륙에 성공하면, 중국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착륙하는 나라가 된다. 그동안 달 뒷면 착륙이 어려웠던 것은 이곳에선 전파가 달에 차단돼 지구와 통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1968년 12월 사상 처음으로 달 궤도에 진입한 미국의 아폴로 8호 우주선은 달 뒷면 하늘을 비행하는 10여분간 지구와의 교신이 끊어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지구와의 통신을 중계할 '췌차오(鵲橋·오작교)' 위성을 쏘아 올렸다. 현재 이 위성은 라그랑주 포인트(L2)에 위치해 있다. 라그랑주 포인트는 지구와 달에서 받는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다. 차췌오위성은 달 뒷면에서 6만4천km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 지구와 달 둘 다 시야에 확보하고 둘 사이의 통신을 중개해줄 예정이다. 달 뒷면 착륙을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걸림돌은 달 앞면보다 운석 충돌로 인해 생긴 구덩이가 더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창어4호는 안전한 착륙을 위해 수직 착륙을 시도한다.

chang11.jpg » 창어4호의 달 여행 궤적. 중국국가항천국

 

자전·공전 주기 같아 지구에선 볼 수 없는 달 뒷면


달 뒷면 착륙의 또 다른 의미는 지구에서 볼 수 없는 곳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에서는 왜 달의 앞면만 볼 수 있을까?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기 때문이다. 달은 지구 시간으로 27.3일에 한 번씩 자전과 공전을 한다. 따라서 낮과 밤이 2주 간격으로 바뀐다. 인류가 달의 뒷면을 처음 본 것은 1959년 옛 소련의 루나3호가 달 궤도를 돌면서 찍은 사진이었다. 당시 루나3호가 찍어 보낸 6개의 사진은 달 뒷면 전체의 75%를 담고 있다. 엄격히 말하면 달의 뒷면 일부는 볼 수 있다. 달이 원형이 아닌 타원형 궤도를 돌기 때문에 달 표면의 59%는 지구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창어4호가 착륙하는 지점은 달 남극 근처에 있는 186㎞ 너비의 ‘폰 카르만 충돌분지(Von Kármán crater)’다. 이 분지는 지름 2600km에 이르는 거대한 `사우스 폴 에이킨'(South Pole Aitken) 분지 안의 남쪽에 있다. 에이킨 분지는 달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운석 충돌 지역으로, 이 안에는 작은 분지들이 많이 있는데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안쪽에는 얼음이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가장 깊은 곳은 무려 13km로, 그랜드 캐년의 6배가 넘는다.

chang5.jpg » 창어4호 착륙선. 중국국가항천국(나사 제공)

토양, 암석, 우주 저주파 등 분석 관측 계획

 

‘창어4호’는 약 1톤 무게의 착륙선과 140kg의 탐사차량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엔 독일,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스웨덴이 제작한 장비들이 실려 있다. 설계 수명이 3개월에 이르는 탐사차량에는 달의 분진, 자기장, 지진 활동, 우주에서 오는 저주파 등을 분석하는 장치들이 있다. 달 뒷면의 운석 충돌 지역을 조사하면 지구와 달 형성 초기의 모습을 파악하는 단서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나사는 2013~2022년 행성과학 10개년 계획에서 달 뒷면 탐사를 주요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것 말고도 초장파(VLF) 전파간섭계도 있는데, 이를 통해 향후 달에 전파관측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달 뒷면에 전파망원경과 광학망원경을 설치하는 것은 우주과학자들의 오랜 꿈이다. 달 뒷면은 지구로부터 날아오는 전파와 빛의 방해를 받지 않아 먼 우주를 관찰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chang6.jpg » 달 뒷면 탐사 차량. 나사 제공

감자, 애기장대, 누에 등 생육실험도


착륙선에는 중국 학생들이 제작한 장치들도 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충칭대 주도로 28개교 학생들이 설계에 참여한 미니 생육실험장치다. 무게 7파운드(3.2kg)의 이 장치는 중력이 지구의 16%에 불과한 달에서 지구상의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물과 공기, 영양소가 들어 있다. 감자와 애기장대, 양배추 및 겨자류에 속하는 작은 개화식물의 발아 여부를 실험하고, 누에고치알 부화에도 도전한다. 실험 과정은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지구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애기장대는 성장기간이 짧아서, 감자는 미래 우주식량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됐다고 한다. 

chang2.jpg » 창어4호 발사 장면. 위키미디어 코먼스


중국, 새해 달 토양 샘플 갖고올 창어5호도 발사

 

중국은 2019년에는 달 표면에서 샘플을 갖고 올 창어5호도 발사한다. 그 다음엔 유인우주선 달 착륙, 그리고 최종적으론 달 기지를 건설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2030년대까지는 유인 달 착륙을 달성할 계획이다. (우주비행사를 러시아에선  'cosmouauts', 중국에선 'Taikonauts라고 부른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다시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말 유인 달 탐사를 재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2차 달 탐사의 핵심은 화성을 비롯한 더 먼 우주 탐사를 위한 전진기지로 달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달은 중력이 약해 저렴한 비용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있고, 물과 함께 차세대 핵융합 발전 연료인 헬륨3 등 자원도 있어 전진기지로서 이점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번에는 국기를 꽂고 발자국만 남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는 2020년대 초반까지 달 궤도에 우주비행사 4명이 상주하는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Deep-Space Gateway) 우주정거장 모듈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달 탐사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1972년 아폴로 달 착륙 프로그램이 끝난 이래 처음으로 지구 궤도 너머로 인간의 정주 영역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 게이트웨이가 자리잡을 곳 역시 차췌오 위성과 같은 라그랑주 포인트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이를 위해 현재 차세대 유인 우주선 ‘오리온(Orion)’과 초대형 로켓 ‘SLS(Space Launch System)’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달 탐사는 민간 합작으로 추진된다. 나사는 최근 달 탐사를 함께할 기업으로 록히드 마틴 등 9개사를 선정했다.나사는 이들 기업의 무인 달 탐사선이 2019년 달에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달 탐사 재개한 미국과 경쟁 가열될 듯


창어4호가 이번 임무에 성공할 경우 중국은 우주탐사의 한 영역에서 미국을 처음으로 앞지르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물론 우주 탐사 전체로 보면 중국이 미국을 쫓아가려면 갈 길이 멀다. 하지만 4년마다 정부가 바뀌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거의 권력 교체가 없다. 이는 지속적인 우주 탐사 프로그램 추진을 가능하게 한다. 새해 초 창어4호가 달에서 보내올 소식이 미-중의 우주대결에 더욱 불을 지필지 주목된다.

 
중국의 달 탐사 관련 일정
1956년 마오쩌뚱, 우주개발 참여 지시 
2003년 선저우5호 첫 유인 우주비행 
2004년 달 탐사 프로젝트 시작
2007년 달 궤도위성 ‘창어 1호’ 발사 
2010년 창어2호 발사
2013년 무인 탐사선 창어3호 달 착륙 성공
 

출처
https://www.space.com/42665-china-launches-moon-far-side-lander-rover.html
http://weekly.donga.com/3/all/11/1577054/1
https://blog.naver.com/jemiyaraven/221414961100
https://blogs.scientificamerican.com/life-unbounded/the-lunar-farside-and-the-cosmic-dark-age/?
창어4호 역사
https://www.space.com/40715-change-4-mission.html
창어4호 달 궤도 진입
https://www.space.com/42708-china-moon-far-side-probe-enters-orbit.html
http://kr.people.com.cn/n3/2018/1211/c207467-9527412.html
중계 위성 먼저 발사
https://phys.org/news/2018-05-china-satellite-heralds-mission-dark.html
향후 중국의 달 탐사 일정

https://nssdc.gsfc.nasa.gov/planetary/lunar/cnsa_moon_future.html

달 뒷면의 비밀
https://www.space.com/42677-secrets-far-side-moon.html?utm_source=notification
창어4호 사진들
https://www.space.com/42676-china-moon-far-side-chang-e-4-mission-pictures.html

https://www.nasaspaceflight.com/2018/12/china-returning-moon-change-4-mission/
나사의 계획
https://www.smithsonianmag.com/smithsonian-institution/nasa-wont-go-back-moon-it-wants-go-beyond-180971033/?

달 앞면 뒷면 사진

https://www.nasa.gov/mission_pages/grail/news/telecon20111228.html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v=6SJwpcnw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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