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미래여행을 둘러싼 6가지 상상 자동차교통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 선보인 기발한 아이디어들

 

 세계적인 디자인 경연장인  ‘2014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이 9월 13~21일 열렸습니다. 이 행사는 런던이 `세계 디자인 수도' '세계 창의성의 관문'을 내걸고 지난 2003년부터 매년 9월 대대적으로 열고 있는 행사입니다. 이제는 런던의 명물 구경거리가 돼서, 요즘에는 런던을 가려면 9월에 가라는 말까지 생겼다는군요. 열두번째로 열린 올해 행사 중 눈길을 끈 것 가운데 '미래의 여행'을 주제로 6명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내놓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디자인 전문 매거진 <디진>(Dezeen)과 BMW의 자동차 브랜드 미니(MINI)가 함께 마련한 ‘이동성의 미래’(Future of Mobility)라는 주제의 전시관에서, 자동차 등의 디자인이 어떻게 진화해갈지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선보였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실현 가능한 유비쿼터스 증강현실에서부터 장거리 우주여행에 이르기까지 전시작품들에 담긴 발상이 매우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현지 언론으로부터 받았습니다.
 

design-taxonomy-by-alexandra-daisy-ginsberg-Dezeen-and-Mini-Frontiers-exhibition-London-Design-Festival_dezeen_468_2.jpg » 긴스버그의 바이오자동차 미니어처들. 사진은 dezeen.com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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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되는 바이오 친환경 자동차

취향에 맞게 그때그때 붙였다 뗐다

 

 우선 알렉산드라 데이지 긴스버그(Alexandra Daisy Ginsberg)란 디자이너는 지속가능한 생산을 모토로, 생물학적 재료로 자동차를 만드는 콘셉트를 내놨습니다. 그는 자원집약적인 지금의 금속, 플라스틱 대신 생분해되는 바이오 물질을 이용해 자동차를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바이오 자동차 시대의 자동차회사들은 더 이상 차량 전체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튼튼한 섀시 블록을 만들어 공급하는 데서 역할을 마칩니다. 그 섀시 위에 그 지역의 기후나 지역주민의 기호, 유행 흐름에 맞는 바이오 물질로 덮개를 씌워 차의 외관을 완성합니다. 차 덮개는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는 건 물론이죠. 긴스버그는 이런 콘셉트에 따라 세대별, 기후별 특성에 따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방대한 차량 모델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112개의 미니어처 카를 제작해 공개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물건을 만들고 재활용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상상해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의미”라고 말합니다. 
   

stained-glass-driverless-sleeper-car-of-the-future-dominic-wilcox-Dezeen-and-Mini-Frontiers-exhibition-London-Design-Festival_dezeen_468_35.jpgDezeen-and-Mini-Frontiers-exhibition-London-Design-Festival_dezeen_468_27.jpg » 윌콕스의 스테인드 글라스 무인 슬리핑 카.

 

stained-glass-driverless-sleeper-car-of-the-future-dominic-wilcox-Dezeen-and-Mini-Frontiers-exhibition-London-Design-Festival_dezeen_468_35.jpgDezeen-and-Mini-Frontiers-exhibition-London-Design-Festival_dezeen_468_34.jpg


 무인차만이 달리는 미래의 도로

겉은 반짝이는 유리, 안은 편안한 침대

 

 미술가 도미니크 윌콕스(Dominic Wilcox)는 유리로 된 무인차를 전시했습니다. 그는 미래엔 컴퓨터로 작동하는 완전 자동주행 자동차만이 도로를 달리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 충돌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사라지고, 그에 따라 에어백, 범퍼 같은 지금의 안전장치들도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이는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한 제약 조건 중 하나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는 이제 자동차 외양과 재료를 설계하는 데서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를 유리로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그는 2059년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고 합니다.  이 시점을 택한 것은 2059년은 이번 전시회의 공동주최쪽인 미니(MINI) 브랜드가 출시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2059년의 미래를 상상해 그린 이 차의 외부는 스테인드 글라스로 치장돼 있습니다. 내부엔 안락한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있을 뿐입니다. 차가 스스로 알아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니 탑승자는 차 안에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편안히 잠을 자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라는 얘기입니다. 무인 자동항법 시스템도 하나의 모듈에 탑재돼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윌콕스는 더럼 대성당(Durham Cathedral)의 스테인드 글라스 장식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침대 말고 주방, 사무실, 욕조 등 다른 편의시설을 갖추는 것도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차를 소유하지 않고 그때그때 필요한 편의시설을 갖춘 차를 골라 이용한 뒤 반납하면 됩니다. 물론 차의 외관도 필요한 기능에 맞춰 다양하게 만들 수 있지요. 그는 ‘Taxirobot.co.uk’라는 콘셉트 웹사이트에 자신의 이런 디자인 스케치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Keiichi-Matsuda-Hyper-Reality_dezeen_468.jpg » 마쓰다의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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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정보가 만드는 증강현실

 

세번째는 마쓰다 게이이치(Keiichi Matsuda)의 초현실 개념 자동차입니다. 그는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내비게이션, 도로 신호 등의 디지털 정보가 물리적 세계와 중첩되면서 만들어내는 증강현실 세계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차원의 내비게이션 기술을 탐구했습니다. 그는 콜롬비아의 도시 메데인 거리를 무대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시스템 작동 동영상을 만들어 보여줬습니다.  미래엔 증강현실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기술로 보편화될 것이라는 데 착안한 발상입니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에서 도시의 건물과 시설은 그냥 서 있는 정적인 물체가 아니라, 최신 업데이트 정보를 끊임없이 주고받는 살아 있는 물체입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는 사람들이 실제 세계가 아닌 증강현실에 지배당하는 모습으로도 비칩니다.
  

Unique-Passengers-by-Matthew-Plummer-Fernandez_dezeen_01_468.jpg » 페르난데즈의 운전자용 말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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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운전자에겐 디지털 '아바타' 말동무


 네번째는 3D 프린팅 전문가인 매튜 플러머 페르난데즈(Matthew Plummer-Fernandez)의 말동무 인형 ‘유니크 패신저’(Unique Passengers)입니다. 자동차 대시보드 위의 버블헤드인형에 착안해, 그는 심심해 하는 운전자의 동무가 되어줄 지능형 인공물을 제안합니다. 여행시에 데리고 다니는 일종의 개인 아바타인 셈이지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유니크 패신저’ 트위터를 팔로잉하면 됩니다. 그러면 운전자가 트위터를 통해 보내는 정보에 따라 3D 프린터로 제작된 인공 동반자가 말동무 역할을 해주는 것이지요.
 

Lucy-McRae-Prepping-the-body-to-go-to-space_dezeen_01_468.jpg » 맥레이의 무중력 연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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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대비한 지상 개인용 무중력연습실

 

다섯번째는 루시 맥레이(Lucy McRae)의 특별한 진공룸입니다. 자신을 ‘바디 아키텍트’(인체 설계자)로 부르는 그는 우주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무중력 상태를 견뎌낼 수 있도록 미리 연습할 수 있는 진공룸을 만들었습니다. 미래엔 우주여행이 일반화할 것을 염두에 둔 발상입니다. 음압 요법 원리에 따라, 맥레이의 진공룸은 플라스틱 막으로 몸을 둘러싸듯 한 뒤 공기를 빼내 사람의 몸을 일종의 가사상태로 만듭니다. 이 장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1960년대에 우주비행사들의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개발한 음압 장치에 기반한 것이라고 합니다.
  

Pernilla-Ohrstedt-Dezeen-and-MINI-Frontiers_dezeen_07.jpg » 오스테드의 실제와 똑같은 가상세계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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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와 똑같은 해상도의 가상세계 여행

 

 여섯번째는 런던의 건축가 퍼닐라 오스테드(Pernilla Ohrstedt)의 작품인데, 일종의 가상 여행을 상상해본 것입니다. 그는 향후 등장할 무인차가 주변 환경을 입체적으로 스캐닝하는 기술을 이용한다는 데 착안해, 이를 무수한 점구름(포인트 클라우드)으로 표현해 전시장의 벽과 바닥을 장식했습니다. 현재는 해상도가 아주 낮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자동차가 수집하는 데이터로 실제 세계의 1:1 가상복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가 전시장 벽과 바닥에 점구름들을 깔아놓은 것은 차량 스캐너가 실제 세상을 가상 복제하기 시작했음을 관람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군요. 그는 “해상도가 높아지면 미래에는 실제 세계를 여행하는 대신 가상세계를 여행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출처
 http://www.dezeen.com/2014/09/17/dezeen-and-mini-frontiers-future-of-mobility-exhibition-london-design-festival-2014/
 http://dominicwilcox.com/portfolio/stained-glass-driverless-sleeper-car-of-the-future/
 http://laughingsquid.com/the-stained-glass-driverless-sleeper-car-of-the-future-by-dominic-wilc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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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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