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지구온난화, 이륙하는 항공기 끌어내린다 우주항공

 737.jpg » 지구 온난화가 항공기의 최대이륙중량을 떨어뜨리고 있다. 사진은 연구진이 분석 모델로 삼은 것과 같은 기종인 제주항공의 보잉 737-800 여객기. 한겨레신문 자료사진.

 

지구온난화로 대기밀도 얕아져 이륙중량도 감소

2050~2070년 중량제한조처 빈도 50~200% 늘 듯 

 

 모든 비행기에는  최대이륙중량((MTOW)이라는 게 있다.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견뎌낼 수 있는 최대 중량이다. 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추락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최대이륙중량은 항공기를 설계할 때 미리 설정해 놓는다. 하지만 실제 운용할 때는 출발시의 기온 습도 풍향과 풍력 등 공항 기상상태와 공항 고도 및 활주로 길이, 노면 상태 등 공항 조건 등에 따라 최대이륙허용중량이 결정된다. 이 때 결정되는 최대이륙중량이 많을수록 항공사에는 유리하다. 승객과 화물을 더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이 온도와 습도 등의 기상조건에 매우 민감한 데는 항공운항의 안전성 외에도 이런 경제적 계산이 숨어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가 미래 항공 여행의 발목을 잡는 구실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대기중의 공기밀도를 낮춰 비행기 날개가 받는 양력(lift force)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양력이 줄어들면 비행기 이륙이 더 힘들어져, 탑승 수하물 중량과 승객 수를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최근 미국기상학회가 발행하는 온라인판 저널 <날씨, 기후, 그리고 사회>에 실린 <기후변화와 항공에 대한 극한기온의 영향>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컬럼비아대 지구환경과학부 코펠 교수와 호톤 교수는 미국의 주요 4개 공항(피닉스,뉴욕, 워싱턴, 덴버)의 장래 여름 기온 전망을 토대로 그 영향을 계량화된 수치로 분석했다. 이 공항들의 기후 전망치는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별다른 노력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는 경우를 가정한 ‘RCP8.5 시나리오’를 전제로 계산했다.
 

1280px-US_Airways_planes_at_T4_at_PHX.JPG » 미 중서부지역의 주요 공항인 애리조나주 피닉스공항의 여객기 계류장과 활주로. 위키피디아.

 

 과학자들은 이렇게 해서 나온 기온 전망치를, 보잉 737-800 기종에 적용해 해당 공항들이 현재 중량제한 조처를 취하고 있는 기온 기준치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이들 네 공항에서 2050~2070년 기간의 5~9월중 중량제한 조처를 취하는 빈도가 지금보다 50~200%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특히 피닉스공항은 현재 중량제한을 취하는 날이 연중 하루가 될까말까 한 상태이만 2050~2070년에는 20일 이상 중량제한 조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현재 중량제한 조처를 취하는 날이 한 해 수십일에 이르는 뉴욕과 워싱턴, 덴버 공항은 그런 조처를 취하는 날이 수십일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량제한 조처를 당하지 않으려면 항공 당국에서 활주로를 연장해주거나 항공기 제작사에서 더욱 개선된 항공역학에 기반한 비행기를 설계해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항공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승객이나 화물을 줄일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중량제한을 하는 여름철 날짜 수는 지구표면 기온의 상승과 함께 198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지는 구체적으로 분석돼 나온 적이 없다.  이번 연구는 지구기온 상승이 민간 항공운항에 끼치는 영향을 계량화한 첫 연구다.”라고 밝혔다.
 
 출처
 http://news.sciencemag.org/climate/2014/11/warming-world-could-make-it-harder-planes-take?utm_campaign=email-news-latest&utm_source=eloqua
 http://journals.ametsoc.org/doi/abs/10.1175/WCAS-D-14-00026.1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