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파트(1):서울 노원구, 아파트 밀집도 전국 최고

'자료를 통해 본 한국, 한국인' 데이터 블로그는 올 상반기 블로그 개설과 함께 대도시 아파트 에너지 소비를 바탕으로 한 이산화탄소 발생량 분석 시리즈를 4회로 나눠 실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서울 등 7대 대도시와 경기도에 있는 9266개 아파트 단지의 2012년 여름 에너지 소비에 근거한 이산화탄소 지도를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후속 작업으로 이번에 전국 아파트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분석을 준비했습니다. 분석 대상 아파트는 정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www.k-apt.go.kr)에 등록된 1만3793개 아파트단지입니다. 이 작업은 분석의 기본이 되는 통계 자료가 부실하고, 아파트만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작업을 하는 건, 가정의 에너지 이용 실태와 격차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촉구하고 더 나아가 에너지 절감 대책을 고민해보자는 뜻에서입니다.

'한국의 아파트 에너지 소비 지도' 시리즈

1. 개관: '아파트 사람들'은 어디 모여 살까?

2.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1 - 수도권과 광역시(상)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1 - 수도권과 광역시(하)

3.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2 - 도 지역

4. 이산화탄소 유발량 지도3 - 2012년과 2013년 여름

5. 도시와 지방의 에너지 소비 격차

6. 부유층, 중산층, 빈곤층이 사는 법

7. 에너지 대책, 구호보다 정밀한 통계 작성부터


서울-대전, 대구-부산구간 주변 아파트 밀집

읍면동 기준으론 부산 동래구 안락2동 최고

 

한국에서 아파트는 단순히 집단적인 주거 형태의 건물만을 뜻하지 않는다. 현대적인 삶을 뜻하기도 하고, 좁은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수단이기도 하고, 투기의 대상이기도 하고, 부유층과 빈곤층 또는 도시 사람과 농촌 사람을 나누는 기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나라 경제 전체에 부담을 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렇듯 한국에서 아파트는 갖가지 갈등과 이권이 얽힌 복합체다.

이 시리즈에서 아파트를 분석 대상으로 삼은 건, 이런 의미 때문은 아니다. 상세한 부분까지 공개된 주거용 에너지 사용 통계로는 아파트 통계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자료는 정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서 뽑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아파트 분석 또한 아파트의 복합적인 의미를 피해가기 쉽지 않다. 단순히 아파트들이 어디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지만 따져봐도 이 점은 드러나는 듯 하다.

아래 두개의 지도는 아파트의 시군구별, 읍면동별 밀집도를 따져보기 위해 그린 것이다. (아파트 전체의 절대 면적 비교는 밀집도를 보는 데 부적절하다. 절대 면적이 같더라도 해당 시군구의 땅이 넓은 곳과 좁은 곳은 밀집도가 다르다.) 시구군의 밀집도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적 통계 연보' (새 창에서 보기)에 나오는 시군구별 '대(지)'(주거, 사무실, 점포와 문화시설의 부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반면 읍면동별 비교 기준은 각 지역의 전체 면적이다. (지적 통계의 읍면동별 대지 자료는 분류 단위가 '법정동'이어서, 이번 분석의 단위인 '행정동'과 일치하지 않는다.) 일반 건물용 땅만 기준 삼아 비교한 시군구별 비교가 산지나 농지 등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한 읍면동별 비교보다 좀더 현실에 근접한다고 볼 수 있다. 아파트 면적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관리비 부과 대상 면적'을 지역별로 합친 것이다. [자료 기준 시점: 아파트 정보는 2013년 11월 현재, 지적 통계는 2012년]

두 지도에서 파란색이 짙을수록 동네의 땅 넓이에 비해 아파트의 주거용 면적 합계가 큰 지역이다. 이 지도는 '아파트 사람들'이 어디 모여 사는지 뚜렷하게 보여준다. 한국의 대다수 아파트 사람들은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산다. 그 중 한 부류는 서울-대전 구간에 살고, 다른 부류는 대구-부산 구간에 산다. 아파트의 이 지역적 특성은 한국에서 아파트가 지닌 복합적인 의미와 무관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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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두개의 지도는 아파트 밀집도가 높은 지역만 확대해서 본 것이다. 특히 수도권 읍면동별 지도는, 서울과 경기도의 지역별 격차도 꽤 난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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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자료를 기준으로 단 한곳도 아파트가 없는 시군구는 전체 251곳 가운데 9곳이다. 읍면동별로는 전체 3487개 읍면동 가운데 아파트가 있는 곳은 2099곳, 없는 곳은 1388곳이다.

시군구 가운데 아파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노원구다. 노원구의 대지 면적이 100이라고 할 때 아파트 관리비 부과 면적의 합계는 137다. 읍면동별로는 부산 동래구 안락2동이 최고다. 안락2동의 전체 면적이 100이라면, 아파트 면적의 합계는 239에 달한다. 이 수치는 두가지를 뜻할 수 있다. 첫째 해당 지역의 땅 가운데 아파트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거나, 둘째 아파트가 차지하는 면적은 넓지 않으나 고층화가 심한 것이다. 또는 이 두가지 측면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통계만으로는 어느쪽인지 알 수 없기에, 수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기보다 지역별 차이를 가늠하는 데 유용하다. 그저 인구밀도와 비슷한 성격을 띄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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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 대상 아파트
 
지역행정동
관리시스템 등록
아파트 단지
면적 통계가 있는
아파트 단지
서울37322272224
부산172917915
대구111741739
인천109730730
광주79644643
대전72402402
울산52351351
세종83636
경기41835613560
강원95516514
충북73480479
충남91557557
전북95580578
전남79457453
경북113649649
경남142878874
제주176765
합계20991379313769
◼︎ 아파트 없는 시군구 (전체 251곳 가운데 9곳)
  인천 옹진군
  전남 곡성군, 진도군, 신안군
  경북 군위군, 영양군, 영덕군, 봉화군, 울릉군
◼︎ 아파트 없는 읍면동

  전체 3487곳 가운데 1388곳

2회부터는 아파트 주민의 에너지 소비 행태를 지역별로 비교해볼 예정이다.

◼︎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plug.hani.co.kr/data/1555366
◼︎ 정리된 표 자료 구글 문서도구에서 보기: 시군구, 읍면동별 아파트 밀집도
◼︎ 원 자료 새 창에서 보기: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관리비 검색 서비스(과거 자료) | 지적 통계(국토 현황)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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