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신도시 5곳 아파트 전세, 지난해보다 24% 줄어

2014-2015년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추이 <2> 경기 신도시

평균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72-78%

신도시 중 분당 전세 가격 유독 강세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주택 전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집주인들의 월세나 반전세 선호로 전세 집을 구하기도 힘들다. 대도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대도시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추이 분석, 두번째는 경기도 신도시 5곳이다. 이 비교가 부동산 전문기관의 분석과 구별되는 건, '표본'이 아니라 거래 전체를 다룬다는 점이다. 표본이 정확하면 전체의 단순 평균보다 더 추세를 잘 보여줄 수 있지만, 아직 한국의 부동산 통계는 신뢰성이 높지 못하다. 그래서 이 둘을 비교해볼 가치가 있다.

시리즈 목차
1. 서울 아파트 전월세
3. 영남권 아파트 전월세
4. 인천, 광주, 대전 아파트 전월세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실거래가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9월말까지 경기도 전체에서 계약이 이뤄진 전세 건수는 6만5300건이다. 월세(반전세) 계약 건수는 절반인 3만2527건이다. 올해 계약 건수를 2014년 9월까지와 비교해보면, 전세는 지난해 9만888건의 71.8%다. 서울(70.6%)보다 감소폭이 약간 적다. 월세는 지난해 3만6414건의 89.3%다. 지난해보다 월세가 1.7% 는, 서울과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지난해 9월까지는 전체 아파트 셋집 중 월세가 28.6%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33.2%로 상당히 늘었다.(서울은 24.5%에서 31.8%로 증가) 전세 찾기 어렵기는 서울이나 경기도나 마찬가지 현상임을 알 수 있다.

경기도는 서울과 인접한 신도시부터 양평군이나 가평군 같은 농촌 지역까지 특성이 다른 지역이 섞여 있다. 서울 시민과 비슷한 '수도권 도시민'의 주거 상황을 보기 위해 '신도시' 지역 5곳을 따로 떼어내 살펴본다. 5곳은 분당과 판교(성남시 분당구), 일산(일산동구와 서구), 평촌(안양시 동안구), 수지(용인시 수지구), 광교(수원시 영통구)다. 이들 지역의 올해 전세 거래량을 모두 합하면, 지난해 9월까지보다 24% 줄어 30% 감소한 서울보다 사정이 조금 나았다. 매매 가격과 비교한 전세 가격은 강남을 뺀 서울 나머지 지역와 비슷한 수준인 75% 안팎이다.

■ 전세값이 매매값의 72~78%

올해 1월1일부터 8월말까지 성남시 분당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4404 채의 제곱미터 당 평균 매매가격은 635만원(평당 2096만원)이었다. 용인시 수지구는 4431개 평균 434만원(평당 1434만원), 안양시 동안구는 4022 채 평균 472만원(평당 1559만원), 수원시 영통구는 3621 채 평균 419만원(평당 1382만원), 일산서구는 4621 채 평균 332만원(평당 1097만원), 일산동구는 2739 채 평균 367만원(평당 1211만원)이다. (일산 합산 평균은 346만원, 평당 1143만원)

올해 8월말까지 거래된 성남시 분당구 전세 아파트 3841 채의 제곱미터 당 평균 가격은 461만원(평당 1523만원)으로 매매 평균 가격의 72.5%다. 용인시 수지구는 2894 채 평균 312만원(평당 1030만원)으로 매매 가격의 71.9%, 안양시 동안구는 2849 채 평균 358만원(평당 1182만원)으로 매매의 75.8%, 수원시 영통구는 1348 채 평균 326만원(평당 1076만원)으로 매매의 77.8%에 달한다. 또 일산서구는 2740 채 평균 252만원(평당 829만원)으로 매매 가격의 75.9%에 이르고, 일산동구는 1589 채 평균 270만원(평당 892만원)으로 73.6%다.(일산 합산 평균은 4329 채 259만원, 평당 853만원, 매매 가격의 74.9%)

매매 가격의 72~78%에 이르는 신도시 전세값은 서울의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을 뺀 나머지 지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의 경우 매매 가격이 높은 지역의 전세값이 매매 가격과 비교해 낮은 반면 신도시 지역에서는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눈에 띈다. 다시 말해, 아파트 가격이 비싼 성남시 분당구의 전세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라고 할 수 있다.

신도시 전세값의 상대적 가격 변화는 크지 않다. 평균 매매가격도 거의 변화가 없고, 전세 가격도 마찬가지로 변화폭이 크지 않다. 반면에 월세 가격은 변동폭이 크다. 성남시 분당구와 수원시 영통구, 고양시 일산동구의 월세 가격이 특히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다.(특정 아파트의 월세 가격이 내렸다는 뜻이 아니라, 신도시 지역에서 아파트 여건이나 상태와 무관하게 한평의 월세를 구할 때 드는 비용이 줄었다는 뜻이다.) 아래 그래프 오른쪽의 월세 가격은 한국감정원이 매달 조사해 추산하는 지역별 전월세 전환율에 따라 전세 가격으로 환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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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세와 월세 가격을 2014년초부터 비교해보면, 성남시 분당구의 전세 가격이 올해 강세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매매 가격과 비교한 상대 가격 변화에서도 짐작할 수 있던 점이다. 나머지 지역의 전세 가격도 지난해보다는 대체로 높지만, 그 격차가 분당만큼 크지 않다. 또 분당은 올해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시기에 따라 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내린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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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와 월세 거래 건수 동향

2014년 9월까지와 비교한 전세 거래량은 용인 수지구(2014년의 68.1%인 3043건)가 가장 많이 줄었고, 안양 동안구(69.8%인 2992건), 수원 영통구(70.7%인 1430건), 고양 일산(동구와 서구 합계, 76.9%인 4534건), 성남시 분당구(90%인 4041건) 차례다. 월세 거래량은 분당구가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7.5% 는 2290건을 기록했고, 나머지는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일산(94.3%인 2170건)이 가장 적게 줄었고, 이어서 안양 동안구(94.1%인 1255건), 용인 수지(81.4%인 1127건) 차례다. 수원 영통구는 지난해보다 22%나 감소한 667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전체 아파트 셋집 가운데 월세의 비중은 성남시 분당구가 가장 높은 36.2%를 기록했고, 일산동구와 서구 32.4%, 영통구 31.8%, 안양 동안구 29.6%, 용인 수지구 27.0%였다. 5곳을 거래량을 합하면, 올해 전세 물량은 지난해 9월까지 2만1096건의 76%인 1만6040건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대부분의 지역이 연초에는 지난해와 전세 거래량이 거의 같거나 많았는데, 4-5월부터 거래가 줄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7-8월 전세 거래량이 봄철보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 반면, 올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아파트 매매량 변화 추세와도 비슷하다. 신도시들의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는 아파트 거래가 최절정기였던 2006년에 버금가는 수준을 보였으나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준 바 있다.(참고: 신도시 아파트 매매 추이) 반면에 월세 거래는 계절별 격차가 크지 않고, 지난해 거래량과 비교해도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신도시 아파트 거래는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매매와 전세는 줄고 월세만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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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랙티브 지도로 동별 가격 비교해보기

아래 지도는 올해 월별 아파트 전세 거래량과 평균 가격을 5개 신도시 동네별로 표시한 것이다. 가격은 6등급으로 나누었다. 오른쪽 '월 선택' 항목에서 비교해보고 싶은 달을 선택할 수 있다. 지도 위로 마우스를 가져가면 동네별 거래량과 평균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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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http://plug.hani.co.kr/data/2430806
■ 원 자료 새 창에서 보기: 국토교통부, 월별 실거래가 내려받기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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