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900만 돌파에 만족해야 할 듯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8월31일(토) 누적 관객 9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9월 첫주 관객수가 17만명에 그치는 등 지난해와 올해 초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들에 비하면 뒷심이 크게 달려, 1000만명 돌파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8월18일 누적 관객 800만명을 돌파한 이후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새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관객이나 상영 횟수 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지난해말과 올해 각각 1천만명을 돌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총 1231만명), <7번방의 선물>(총 1280만명)과 추이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 글에서 이용한 자료는 모두 영화진흥위원회 통계다.) (8월19일 기사에 9월8일치까지의 기록을 추가해 수정했다.)

 

누적 관객 증가 추이를 보면 <설국열차>가 초반에는 다른 두 영화를 앞섰지만 격차가 좁혀지더니 개봉 33일째(9월1일)에는 두 영화에 뒤졌다. 개봉 19일째(8월18일) <설국열차> 누적 관객은 818만명인 반면에 <광해>는 597만명(본격 개봉 이전 기록까지 포함하면 19일째 523만명), <7번방의 선물>은 628만명(본격 개봉 이전 기록 포함하면 573만명)으로 설국열차에 못미쳤다. 하지만 개봉 26일째 기록을 보면, <설국열차>가 879만명, <광해> 833만명(본격 개봉 이전 기록 포함하면 26일째 822만명), <7번방의 선물> 886만명(본격 개봉 이전 기록 포함하면 26일째 843만명)으로 격차가 거의 없다. 그리고 33일째(9월1일)까지 기록을 보면 <설국열차>는 911만명에 그친 반면 <광해>는 944만명(본격 개봉 이전 기록 포함하면 33일째 934만명), <7번방의 선물>은 1038만명(본격 개봉 이전 기록 포함하면 33일째 1002만명)이다. 개봉 40일째까지 기록은 <설국열차> 923만명, <광해> 1025만명(본격 개봉 이전 기록 포함), <7번방의 선물> 1148만명(본격 개봉 이전 기록 포함)이다. (아래 그래프들은 모두 증감률을 정확하게 비교하기 위해 세로축을 '로그 스케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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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스크린수나 상영횟수 측면에서 봐도 <광해>나 <7번방의 선물>에 비해 불리하다. 아래 두개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상영 스크린수나 상영횟수에서 <설국열차>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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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는 돈을 많이 들인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속설을 깨고 큰 성공을 거뒀지만, 관객 900만명 돌파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9월8일까지 누적 관객 557만명)의 9월8일까지 누적 관객의 지역별 분포 그래프를 소개한다.

설국열차와-더테러라이브-지역별-관객-908.jpg

<설국열차> 관련 글: ▶ 영화 설국열차 돌풍 그리고 영화관 현실(개봉 첫주 관련 글) ▶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의 독식 지나치다(개봉 2주째 관련 글) 세부 흥행 실적 자료는 구글 독스에 올려놨다. (이것으로 설국열차 관련 데이터 업데이트는 중단한다. 9월8일 이후 통계는 영화진흥위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시라.)

■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plug.hani.co.kr/data/1433365
■ 정리된 표 자료: 구글 독스에서 보기
■ 원 자료 보기: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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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전력난... 누가 더 줄일 수 있을까?

해마다 여름이면 전력난이 반복되면서 절전을 강조하는 얘기도 어김없이 되풀이 된다. 최근에도 예외는 아니다. 덩달아 절전 요구에 대한 대중의 반감도 커진다. 전기를 아끼는 것은 비용을 생각해서든, 환경을 생각해서든,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누가 더 쓰고, 누가 덜 쓰는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많이 쓰는 쪽에서 절전 노력을 더 할수록 효과도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의 통계를 볼 때, 한국은 국제적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나라에 속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산업, 상업 부문에서 소비한다. 국제에너지기구의 '2010년판 전력 정보' 자료를 보면, 2008년 기준으로 전체 전력 소비의 51.1%를 산업용이 차지한다. 상업 시설 및 공공 시설의 소비 비중은 33.8%, 주거용은 13.8%다. 아래 그래프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간 비교다. 인구 1인당 전체 사용량은 9위이지만, 주거용 사용량은 24위다. 한국 가정의 “상대적 저소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전기 사용량, 전기 요금 통계를 정리한 표는 구글 독스에 올려놨습니다. 상세 자료를 원하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국제1인당전기소비.jpg

한국 가정이 상대적으로 전기를 적게 쓰는 건 값이 비싸서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아래 그래프는 각국의 전기요금 비교다. 한국의 전기 요금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싸다. 가정용이나 산업용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요금이 싼데도 한국의 가정이 전기를 그리 많이 쓰지 않는다는 건, 언뜻 묘한 일이다. 경제력이 낮은 탓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생활 수준이 어슷비슷한 동유럽 나라들과 비교할 때도 값이 월등히 싸지만, 더 많이 소비하지 않는다.

가정용-산업용-요금-비교-그래프.jpg

아래 지도가 한가지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 지도는 지난해 여름 서울 지역 아파트의 제곱미터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표시한 것이다. 난방, 급탕, 수도, 전기 등 모든 에너지 소비량을 합친 것이지만, 여름철의 특성상 대부분은 전기와 수도다. 이 지도는 여름철 에너지 소비 격차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지도는 제곱미터를 기준으로 그렸기 때문에 실제보다는 격차가 작은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30평 아파트라면 100제곱미터 정도이니, 지도에서 1kg 차이가 30평 아파트 거주자 기준으로는 100kg 차이인 셈이다.) 더 자세한 것은 한눈에 보는 한국의 온실가스 지도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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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시각을 좀더 넓혀 전세계를 보자. 아래 두개의 지도는 전세계의 인구 1인당 전기 소비량과 인구 1인당 가정용 전기 소비량이다. 전기 소비에 있어서도 양극화가 심하다. 한국인은 너 나 할 것 없이, 지구 전체를 위해 에너지를 더 아낄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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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plug.hani.co.kr/data/1427273
■ 정리된 표 자료: 구글 독스에서 보기
■ 원 자료 보기: 국제 에너지 기구 2012년 주요 통계(영문 PDF 자료) | 전력 정보(2010년판 영문 PDF 자료) | 국제연합 2010년 가구 전기 소비 통계 데이터베이스(영문)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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