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값, 매매값의 70%

2014-2015년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추이 <1> 서울

9월까지 전세 계약 물량, 지난해보다 30% 줄어

월세 비중은 전체 셋집의 25%에서 32%로 급증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주택 전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집주인들의 월세나 반전세 선호로 전세 집을 구하기도 힘들다. 대도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파트 매매 가격 추세 분석에 이어, 2014년부터 최근까지 대도시 전월세 가격을 4차례로 나눠 들여다본다. 이 비교가 부동산 전문기관의 분석과 구별되는 건, '표본'이 아니라 거래 전체를 다룬다는 점이다. 표본이 정확하면 전체의 단순 평균보다 더 추세를 잘 보여줄 수 있지만, 아직 한국의 부동산 통계는 신뢰성이 높지 못하다. 그래서 이 둘을 비교해볼 가치가 있다. 첫번째는 서울이다.

시리즈 목차
2.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3. 영남권 아파트 전월세
4. 인천, 광주, 대전 아파트 전월세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실거래가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9월말까지 서울에서 계약이 이뤄진 전세 건수는 5만7240건이다. 또 월세(반전세) 계약 건수는 2만6747건이다. 올해 계약 건수를 2014년 9월까지와 비교해보면, 전세는 지난해 8만1088건의 70.6%, 월세는 지난해 2만6285건의 101.7%다. 지난해 같은 때에 비해 전세만 줄었다. 월세집의 증가세는 전체 셋집 중 월세의 비중 변화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9월까지 거래된 아파트 셋집 중 월세의 비중은 24.5%였는데, 올해는 31.8%다. 한해 사이에 7.3%포인트 늘었다. 전세집이 없다는 서민들의 하소연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 전세값이 매매값을 얼마나 따라갔나

올해 1월1일부터 8월말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6만7504건의 평균 가격은 전용 면적 기준 제곱미터 당 598만8천원(평당 1796만원)이었다. 이 액수는 지역이나 아파트 여건과 상관 없이 올해 서울에서 집을 산 사람이 평균적으로 지불한 돈이다. 마찬가지로 올해 8월까지 서울에서 전세 아파트를 구한 사람이 제곱미터당 부담한 액수를 계산하면 425만3천원이다. (계약 물량은 5만4399건) 아파트 전세값이 매매값의 71%에 이른다.

서울이 워낙 넓고 강남과 나머지 지역의 아파트 값 격차도 커서, 자치구별로 보는 것이 좀더 현실적이다. 아래 그래프는 전세값이 매매값의 몇퍼센트나 되는지 10일 평균치(매달 1-10일, 11-20일, 21-말일)를 내서 자치구별로 그린 것이다. 그래프에서 보듯, 자치구별 추세가 각양각색이다.

많은 지역에서 7-8월 전세값이 상대적으로 치솟은 것처럼 나타나는데, 이는 추세로 보기 어렵다. 여름철에 매매나 전세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서, 비록 실제 거래 가격이지만 대표성이 떨어진다. 단적으로 8월 하순 종로구에서 거래된 전세 5건의 제곱미터 당 평균값은 매매의 118.6%인데, 이 기간에 매매된 아파트는 딱 한채다.(4억1600만원에 팔린 창신동의 32평짜리 아파트) 또 7월 하순 중구에서 계약이 이뤄진 8건의 전세 아파트 제곱미터 당 평균값은 매매의 127%에 달하지만, 이 때 팔린 아파트라곤 신당동의 42평 아파트(매매가 5억3900만원) 하나뿐이다.

급격한 변화, 특히 여름철 변화에 비중을 두지 않고 추세로 보면, 서초구의 전세값이 매매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름세가 강하다. 재건축 아파트 증가가 변수 중 하나로 추정된다. 성북구도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오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세값이 매매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씩 떨어지는 지역으로는 강동구, 은평구, 성동구가 꼽힌다. 나머지 지역은 들쭉날쭉한 가운데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집값과 비교한 전세값 시세가 낮은 지역으로는 단연 강남구(50%대)가 꼽힌다. 이보다 조금 높은 60%대인 서초구도 낮은 편에 속한다. 집 값이 가장 비싼 지역들인 까닭이다. 흔히 '강남4구'로 불리는 송파구와 강동구도 역시 낮은 편이다. 나머지 지역은 거의 모두 전세값이 매매값의 75% 수준이다. 은평구가 상대적으로 약세이다. 아파트가 적고 매매값도 비싼 편인 용산구도 시기에 따라 강남 지역과 비슷한 가격대를 보이기도 하는데, 심하게 들쭉날쭉하다. 이는 전세 가격보다는 매매 가격, 특히 한남동 한남더힐 등 아주 비싼 일부 아파트의 거래가 평균 가격에 큰 영향을 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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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와 월세 가격 동향

seoul-index1.jpg아파트 전세 가격을 올해 8개월이 아니라 2014년초부터 20개월동안의 '절대 가격' 추세로 보면, 서울 거의 전 지역에서 가격이 상승한 걸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1월을 기준으로 가격 변화를 표시한 오른쪽 작은 그래프에서 보듯, 특히 상승폭이 큰 지역은 서초 강서 서대문 동작 성북 영등포 광진 동대문구 등이다. (이 또한 특정 아파트 전세값이 올랐다는 뜻으로 볼 수는 없다. 특정 지역에서 생활 여건이나 건물 상태와 무관하게 일정한 면적의 전세 아파트를 얻으려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었다는 뜻이다.)

오른쪽과 아래 그래프에서 붉은 선으로 표시된 것은 월세 가격을 전세 가격으로 환산한 것이다. 이 환산의 기준은 한국감정원이 매달 조사해 추산하는 지역별 전월세 전환율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정확하다면, 붉은 선은 푸른 선 곧 전세 가격 변화와 같아야 한다.

하지만 표본을 뽑아 조사하는 전환율과 실제 거래 사이에는 오차가 있게 마련이다. 전세와 월세의 제곱미터당 가격 절대치를 표시한 아래 그래프에서 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둘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강남 서초 송파 관악 종로 금천 광진구의 경우 격차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 격차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지역에서 월세를 얻은 사람은 평균 시세보다 돈을 좀더 지불한 셈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물론 전월세 전환율 조사의 표본 아파트보다 주거 여건이 좋은 아파트들의 월세 거래가 많았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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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와 월세 거래 건수 동향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세와 월세의 거래 건수 추세를 보면, 올해 들어 전세 물량이 확연히 줄어든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특히 강남 지역과 노원 양천 강서구 같이 거래 물량이 많은 곳에서 더 눈에 띈다. 강남 지역과 노원구에서는 올해 들어 월세 거래 물량도 꽤 줄었다. 은평구는 시기별 전세 거래 물량 변화가 특히 들쭉날쭉한 지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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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랙티브 지도로 동별 가격 비교해보기

아래 지도는 올해 월별 아파트 전세 거래량과 평균 가격을 동네별로 표시한 것이다. 가격은 6등급으로 나누었다. 오른쪽 '월 선택' 항목에서 비교해보고 싶은 달을 선택할 수 있다. 지도 위로 마우스를 가져가면 동네별 거래량과 평균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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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주소: 한겨레 데이터 블로그 http://plug.hani.co.kr/data/2426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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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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