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의 아침 윤순영의 시선
2011.12.22 12:38 윤순영(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Edit
희미하게 밝아오는 빛이 어둠을 밀어낸다.
저멀리 두루미가 날아든다.
서쪽 하늘엔 아직도 미련이 남아 달이 자리하고 있다.
빼 꼼이 해가 고개를 내민다.
붉은 하늘에 날개 짓을 그리며 두루미가 내려 앉는다.
안정적인 먹이 터를 살펴 보며 이리 저리 날아다닌다.
갈대가 물든다.
바람에 갈대가 흔들린다.
첫번째 먹이 터 자리 잡기는 매우 신중하여 여러번 살펴 보고 앉는다.
먼저 내려 앉은 두루미들이 하늘을 날으는 무리를 바라 보며 기다리고 있다.
논 바닥에 깔려 있던 안개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자 두루미의 모습이 드러난다.
먹이 터에 자리를 잡고 일상이 시작된다.
고운 햇 살에 아침을 맞이한 두루미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밀감 빛 아침 햇살은 잠시 머물다 퇴색돼 버린다.
이른 아침 부터 방해를 받아 날아오른 두루미가 해를 스쳐간다.
두루미도 하루의 일상이 쉽지는 않다.
해 속으로 들어간 두루미는 무한 도전과 희망을 상징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