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어디 갔나 했더니…삽교호서 32만마리 확인 윤순영의 시선

탐조객 기다리던 천수만 건너뛰어 남해로 직행…`실종' 논란 일어

지난 4~11일 삽교호서 집결 무리 확인, 먹이와 기후변화 영향 받아 

 크기변환_SY3_0503.jpg » 가창오리.

해 질 무렵 가창오리가 펼치는 환상적인 군무는 세계에서 단 한 곳,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우리가 보는 가창오리는 전 세계 가창오리 95%가 한국에서 겨울을 난다. 그 중요성과 가치를 잊어버린다면 가창오리의 아름다운 군무를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크기변환_SY2_6369.jpg » 삽교호에 큰 산을 만든 가창오리떼.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를 정부는 한반도를 찾는 가창오리 수가 많다"며 가창오리를 멸종위기종에서 해제했다. 많고 적음에 차이와 소중함과 가치 없는 것에 대한 차이는 무엇일까? 이지구상에 35만여 마리의 가창오리가 과연 많은 것일까? 해제의 타당성이 무척 궁금하다. 다른 조류와 달리 군집성이 강하여  군집 활동하기를  좋아하는 가창오리의 습성이 전염병 혹은 독극물에 노출 될 경우 한 번에 절멸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크기변환_SY1_0798.jpg

작년11월30일 탐조가인 김신환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의장은 페이스 북에 ‘가창오리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여기저기서 가창오리에 대한 화제가 만발했다. 가창오리가 우리나라에 오지 않았다. 가창오리가 숫자가 줄었다 등 방송, 신문사가 추측 보도하고 가창오리에 대한의 위기감 까지 조성되는 상황이 되었다. 천수만에 머물지 않고 관찰이 되지 않은 것은 실종사건이 아니다.

크기변환_SY2_7544.jpg » 늦은 저녁 삽교호 위를 먹구름처럼 떠 간다

 크기변환_SY2_8004.jpg » 늦은 저녁 삽교호 위를 먹구름처럼 떠 간다

천수만에서 새를 관찰하는 사람들은 천수만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예전에도 천수만 금강을 버리고 남해안으로 향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올해는 바로 해남까지 내려간 것 가창오리는 기후변화와 특히 먹이 터 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몹시 추운 해는 철새들이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에 일찍 도래 하는 경우가 많다. 철새의 월동을 알리는 첫 손님, 기러기가 그런 경우다. 야생동물들은 사람이 갖고 있지 못한 자연변화에 대한 예측을 미리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크기변환_SY2_7517.jpg 

천수만을 비롯해 삽교호, 남양호 등에 머물던 가창오리는  11월 말~12월 초 남쪽인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의 금강하굿둑 주변으로 터전을 옮기는 것이 보통이다. 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좀 더 따듯하고 먹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조금 더 남쪽으로 전북 고창의 동림저수지, 전남 영암의 영암호, 해남의 고천암호,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1~2월까지 머무르다가 번식지 시베리아로 돌아 간다.

크기변환_SY1_1524.jpg

크기변환_SY3_0824.jpg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들은 중북부지방에서 보름에서 한 달 정도 머물다 남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북상 할 때는 내려갔던 길을 되돌아 그 장소 마다  징검다리 식으로 이용 10여 일씩 머물다 간다. 이때는 경계심도 적고 인가근처의 농경지에서 남아있는 낱알을 먹는 습성을 보인다. 조류의 이동 경로의 변화는 벼를 베는 시기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고 먹이와 지역적 기온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크기변환_SY2_7806.jpg

크기변환_SY2_7656.jpg » 수면에서 날아 오르는 가창오리 떼.

우리나라는 중북부 및 산간지는 이른 벼(조생종)를 일찍 모내기하고, 남부로 내려 갈수록  늦은 벼(만생종)를 늦게 모내기하므로 지역적으로는 중북부 및 산간지는 일찍 벼를 수확하고 남부지역으로 갈수록 벼를 늦게 수확을 한다.
평균적으로 벼 베기 적기는 품종에 따라 벼 베기 적기가 다른데 이른 벼는 9월12~20일 사이, 늦은 벼는10월5일~30일사 이에 수확을 하게 된다.
특히 강원도 산간 지역이나 철원은 기후관계로 이른 벼를 심고 9월에 벼를 베기 시작한다. 쇠기러기는 이시기를 맞춰 도래하기도 한다.

크기변환_SY1_1050.jpg

그러나 실제로는 농촌일손 부족 및 수확기계 일정에 따라 이보다 늦게 수확하는 농가도 많이 있다. 농기계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11월 하순까지 벼를 베는 일 들이 종종 있었다.철새들이 먹이 터를 선택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벼 재배 무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크기변환_SY3_0502.jpg

기후변화와 벼 베기 시기는 한반도를 찾아오는 철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동경로나 서식변화를 언제든지 가져올 수도 있다. 물론 먹이 터 감소와 주변 환경변화로 인한 영향도 있다.

과연 가창오리 숫자가 줄어들었는지, 북상 이동경로가 바뀌는지 지켜보았다.

 크기변환_SY2_7996.jpg » 삽교호 다리위를 먹구름처럼 지나가는 가창오리.

지난 3월3일 천수만을 거쳐 3월4일 부터 11일(8일간) 삽교호에서 가창오리를 관찰하였다. 3월4일 15만 마리, 3월6일 18만 마리, 3월9일 25만 마리, 3월10일 28만 3월11일32만여 마리의 최대 숫자가 관찰되었다. 북상 이동경로는 예전처럼 경남, 전남에서 전북을 거처 충북 삽교호에 북상 중 집결한 것이 확인되었다.

크기변환_SY3_0899.jpg

추정적인 생각을 단정하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민감한 조류의 생태는 지속적인 생태관찰변화를 통하여 정확성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 철새들에 이동경로와 감소 증가에 따른 분석 기법이 새롭게 마련되었으면 한다 .

눈에 보이는 평야에 비닐하우스, 볏 집 수확, 소여물로 쓰는 볏짚 말이, 논갈이, 등 저해 요인으로 생각되는 시각에서 좀 더 넓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조류가 환경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는 것은 환경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먹이 사슬에 상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기변환_SY1_1330.jpg » 새 모양의 가창오리 군무.



인간 중심적인 판단보다는 자연 본능과 행동을 세밀하게 살펴 본  판단이 요구된다. 특히 환경에 대한 지적은 좀 더 정확성을 가지고 방송국, 신문사 신문사에서 다루어 주었으면 한다. 화제 거리가 되면 앞 다투어 보도하는 형태가 오류가 사실이 되고 사실이 오류가 되는 혼란을 막아 주었으면 한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TAG

Leave Comments


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