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앙 가을에 물들이다 윤순영의 시선

화사한 깃털 뽐내며 암컷에 곁눈질 , 붉은 단풍처럼 달아올라

크기변환_YSY_8482_00001.jpg » 수컷 원앙이 몸을 풀고 있다.

크기변환_DSC_7450_00001.jpg » 가을은 원앙 차지다.

지난 10월 어김없이 김포 장릉 저수지에 원앙이 찾아왔다. 2009년 12마리 관찰 이후 꾸준히 먹이 주기와 보호활동을 해온 덕분에 이제 300여 마리로 늘어났다. 중간 기착지로 자리매김을 한 셈이다.

크기변환_DSC_4974_00001.jpg » 단풍과 함께 물든 원앙의 모습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크기변환_DSC_5969_00001.jpg » 단풍 사이로 평화롭게 노니는 원앙들.

크기변환_DSC_5849_00001.jpg » 암컷 원앙이 있는 곳엔 수컷 원앙들이 뒤따른다.

붉게 물드는 저수지에서 원앙 수컷이 내년 봄의  짝짓기를 앞두고 혼인색으로 바뀐 깃털을 화려하게 드러냈다. 아직 털갈이를 못 한 수컷들도 눈에 띈다.

원앙이 단풍잎으로 물들었는지 단풍이 원앙을 닮았는지 모를 만큼 둘은 함께 어우러져 저수지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크기변환_DSC_5129_00001.jpg » 인기척을 느끼고 나무에서 내려오는 원앙 무리.

크기변환_DSC_5077_00001.jpg » 저수지 주변 나무들은 원앙에게 휴식처를 제공한다. 물가에 내려와 유유히 떠다니는 원앙무리.

크기변환_YSY_0843_00001.jpg » 원앙 암컷 한 마리에 수컷들 경쟁이 치열하다.

원앙은 경쟁자와 힘으로 경쟁하기보다 가장 멋스럽고 화려한 깃털을 내세워 힘의 상징으로 과시한다. 화려한 깃털은 암컷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암컷을 유혹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깃털 치장이 곧 짝을 맺는 경쟁력이다.

원앙이 금실 좋은 부부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은 깃털 관리를 철저히 하는 원앙 수컷에게 달려 있다. 가을은 원앙 수컷이 맞선을 보는 계절이다.

크기변환_YSY_8750_00001.jpg » 원앙 암컷.

크기변환_YSY_0735_00001.jpg » 휴식을 하며 깃털손질을 하는 원앙.

크기변환_DSC_7368_00001.jpg » 수컷 원앙이 암컷 원앙 곁으로 다가간다.

수컷들은 봄과 가을에 목숨을 다 바칠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구애해  눈에 많이 띄지만 짝짓기가 끝나면 수컷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잘 보이지 않는다. 새끼를 키우는 것은 암컷 원앙 몫이다.

원앙들이 저수지에 늘어진 나뭇가지 위에서 쉬고 물가로 다시 내려와  물질하기를 반복한다. 나뭇가지는 피난처이자 휴식처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크기변환_DSC_4559_00001.jpg » 물가에서도 암컷 원앙 곁을 떠나지 않고 간택 받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크기변환_DSC_4491_00001.jpg » 원앙 깃털이 단풍에 물든 저수지를 닮았다.

암컷 원앙을 졸졸 따라다니는 수컷 원앙의 필사적인 구애가 붉게 물든 저수지에 생동감을 더 불어넣는다. 수많은 나뭇가지에도 각자의 지정석이 따로 정해져 있어 자리싸움도 한다.

벌써 눈이 맞은 원앙들도 보인다. 그러나 언제 내쳐지고 다시 암컷 원앙에게 간택을 받게 될지는 모를 일이다.

크기변환_YSY_0486_00001.jpg » 자리를 이동하는 원앙 수컷.

크기변환_YSY_0488_00001.jpg » 수컷 원앙은 암컷 원앙 그림자만 봐도 쏜살같이 달려간다.

크기변환_YSY_0487_00001.jpg » 짝짓기는 후손을 이어갈 운명적 경쟁이다.

단풍잎이 다 떨어지고 저수지에 겨울이 오면 원앙들은 따듯한 곳을 찾아가 월동을 하고 번식지로 돌아가는 내년 봄에 이곳 저수지에 다시 들러 산벚꽃과 어우러진다.

크기변환_DSC_4380_00001.jpg » 김포 장릉 저수지 전경.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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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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