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흰 두루미 어린 새 윤순영의 시선

시베리아서 부모 잃고 두루미 가족에 입양됐나?

양지리 평야서 두루미 가족 따라 다니며 겨울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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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흰두루미 어린 새



철원에 귀한 손님이 왔다. 시베리아흰두루미는 아무르 강 상류와 시베리아 북극해 부근에서 번식을 하고 중국 양츠강 하류에서 월동을 하기에 우리나라에선 가끔씩밖에 볼 수가 없다.

 

지구상에 3000 마리가 생존하는 몸길이135~140의  흰색의 대형두루미로 붉은색의 얼굴과 다리 검은색의 첫째날개깃을 제외한 몸 전체가 흰색이다.
앉아 있을 경우 흰색의 셋째 날개깃이 늘어져 검은색은 보이지 않는다.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에서 매우 드물게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시베리아흰두루미의 어린 새가 왔다. 그것도 홀로 다른 두루미를 따라 온 것이다. 이 어린 새는 왜 다른 두루미를 따라서 먼 길을 떠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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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여울에서 잠을자는 두루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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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스쳐가는  재두루미

 

지난12월11일 철원군 양지리를 다시 방문하였다. 11월말 두루미를 관찰하러 갔었지만 100여 마리 밖에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월13일 아침 6시 30분 한탄강 여울로 갔다.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함께 잠을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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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먹이 터로 날아가는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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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먹이 터로  날아 가는 재두루미



1시간정도 지났을까? 두루미가 먼저 일어나 먹이 터로 날기 시작한다.

영하 10도 이하로 내러 가지 않으면 잠에서 깨어나 먹이 터로 가는 시간은 거의 정해져 있다.
한탄강 하류 계곡을 따라 안정성을 확보하며 날아 나가는 두루미들의 길목, 위협 요인이 없으면 비행길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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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두루미 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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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목두루미

 

재두루미는 11월 800여 마리에서 12월 1300여 마리로 늘어나 월동을 할 채비에 들어갔다.
지난번에 본 검은 목 두루미 1마리가 관찰되고 흑두루미 4마리도 그대로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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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기러기와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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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와 재두루미

 

두루미는 600여 마리가 관찰되었다.

두루미는 재두루미가 10월에 철원군 양지리 평야에 월동을 하러 날아오지만 두루미는 한 달 정도 늦게 도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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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 미 가족과 시베리아 흰두루미 어린 새가  어울려 있다.

 

그런데 두루미 가족 속에 유난히 황색 빛을 띤 어린 새가 한 마리 눈에 들어왔다.
두루미 가족과 함께 있어 두루미 어린 새로 알았지만 특이하여 자세히 관찰해 보니 다리는 붉고 날 때 첫 번째 날개 검은색 무늬가 달라 시베리아 두루미 어린새임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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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시베리아흰두루미 어린 새

 

어린 새는 머리와 목 셋째날개깃이  황색이며 날개덮깃에는 황색 반점을 이룬다.
나이가 들수록 황색이 흰색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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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흰두루미 어린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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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어린 새

 

두루미를 20년 관찰하지만 어린 시베리아 흰 두루미가 어미를 잃고 두루미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한 것은 처음이다. 마음이 무척 설렌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두루미 어린 새로 착각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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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때 첫번째 날개가 검은것이 특징인 시베리아 흰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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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는 날때 세번째 날개 깃이 검다.


두루미 가족 눈치를 보는지 아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두루미 가족을 따라 다니고 두루미 가족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서 행동한다. 날고 앉을 때도 함께하며 눈으로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거리가 유지된다.
하지만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감쪽같이 다른 무리의 조류나 사람이 볼 때도 두루미 가족으로 보이게끔 천연덕스럽게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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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어린 새와 시베리아 흰두루미 어린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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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를 따라 이동하는 시베리아흰두루미 어린 새

 

두루미 가족도 시베리아 흰 두루미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 드린 것 같다.

두루미는  다른  새끼를 입양을 한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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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  날개와  등에 황색 반점이 있어 눈에 잘 띄는 시베리아흰두루미. 어른이 되면 흰색으로 변한다.



이 어린 시베리아흰두루미는 번식지에서 어미를 잃었을지 모른다. 아니면 월동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부모와 헤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외톨이로 힘겨운 겨울나기를 한다면 목숨을 부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생존본능이 가리키는 대로 이 어린 외톨이는 두루미 가족에 합류하려 했을 것이다.

 

처음엔 배척과 구박을 받았겠지만 끈질기게 무리를 따라다니며 얼굴을 익혀 이제는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며 눈칫밥을 먹게 된 것은 아닐까.


이곳 양지리 평야는 그래서 두루미와 시베리아흰두루미가 동거하며 매섭게 추운 겨울을 이기는 또 하나의 평화 공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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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시베리아 흰두루미 어린 새, 가운데 두루미 어린새, 오른쪽 두루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http://www.kwildbir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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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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