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세상, 강원도 철원 양지마을 탐조기 윤순영의 시선

우리나라 최대의 두루미 월동지, 소리와 몸짓의 향연 펼쳐져

'철새 보는 집' 주인 반갑게 맞는 14년째 '출석 체크'

 

 두루미란 새는?

있어도 없는 듯 흔적 새, 서로를 지켜주는 사랑 새, 욕심 버린  나눔 새, 서두름이 없는 군자 새, 엄동설한 지켜내는 의지 새, 아침 해 품고 저녁 해 등지는 태양 새, 강과 산 노니는 조화 새, 계절 넘나드는 순리 새, 고향과 타향 지키는 지조 새, 바람결 벗 삼아 날개 짓는 바람 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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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왼쪽)와 재두루미

 

 지난10월26일 이른 아침 두루미 월동지 양지리로 향했다.
한강하구 자유로를 달리며 차창 밖으로  수많은 철새들의 무리가 지어 떠오르는 해와 붉게 어우러져 아름답다. 단풍이 곱게 물든 산야와 두루미는 만나러 가는 길이 오늘 따라 새롭게 맘이 더 설렌다.  어쩌면 나도 혹시 전생에 철새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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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하는 재두루미 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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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두루미 무리에 검은목두루미가 함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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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에 내려 앉는 재두루미



10월 20일과 30일을 전후 해 가장 많은 재두루미 이동 숫자가 관찰되는 시기다.
벌써14년째 두루미가 올 때면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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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터를 찾아 날아드는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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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노동당사



양지리를 가려면 악명을 떨쳤던 관전리 앞 노동 당사를 지나게 된다.
이 건물은1948년 해방 이후 북한 공산당 정권이 독재권력 강화를 위해 주민을 통제하고 한국전쟁 전 까지 사용하며 많은 양민을 학살했던 곳이다.
맑은 가을 날씨지만  회색 빛 노동당사 건물은 왠지 을씨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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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들과  합류하는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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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물든 단풍을 울타리 삼아 날아가는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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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리 마을 전경


급한 마음이었는지 어느새 양지리 민간인통제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꼭 신분확인을 해야 한다. 비무장지대 바깥 남방한계선을 경계로 남쪽 5~20㎞에 있는 민간인통제구역으로,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있다. 이곳을 민간인출입통제선이라고 부른다. 민통선 안에 85여 가구에 200여명의 주민이 농사를 지며 살고 있는 작은 마을 양지리가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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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보는집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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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보는 집' 백종한 씨 

 

두루미 관찰을 위해 민박을 하는 민통선안의 유일한 ‘철새 보는 집’ 백종한씨 항상 변함없이 반가운 미소로 반긴다. 이젠  친숙한 사이가 되어 편안함이 더 한다. 꾸뻑 인사를 하고 ‘두루미 많이 왔어요?’ 이말 첫마디가 인사다. 두루미보호를 위해 무던히 노력하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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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보는 집, 배추 절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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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교 저수지에서 잠을자고 먹이터로 나가는 쇠기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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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에 토교 저수지로 들어와  휴식을 하는 쇠기러기

 

토교저수지 옆에 위치한 철새 보는 집은 쇠기러기가 아침저녁으로 휴식과 잠자리로 이용하며 날아드는 모습이장관이다. 6~7만 마리에 육박하는 쇠기러기는 토교저수지 하늘을 가득 메워 장관을 매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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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단장하는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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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로 이동하는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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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없이 먹는 재두루미



재두루미가 번지 러시아를 떠나 2000km의 여정의 중간 기착지 양지리에 도착해 일본 가고시마 이즈미로 월동을 하러 떠날 재두루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리들이 교체되며 열흘 정도 900여 마리의 무리가 양지리 평야 하늘을 이리 저리 날아다며 수를 놓고, 시끌벅적 마음 것 떠들고, 몸짓 언어와 날개 흔들며 자리다툼의 춤사위 향연이 한바탕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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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역을 지키며 힘을 과시하는 재두루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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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월동을 떠나기 위해 상승기류를 타고 선회를시작한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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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회를 하며 하늘 높이 올라가는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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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

 

 갈 길이 먼 성급한 재두루미들은 여행길을 다시 재촉해 하늘높이 선회를 시작해 가마득히 올라 한 점이 되어 바람에 몸을 실고 목적지로 향한다.

그 이후 일본 월동 무리와 양지리 월동 무리가 나누어져 1300여 마리가 이곳에서 월동을 시작하고 11월15일 경이면 두루미 800여 마리가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두루미들의 겨울나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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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를 두개만 낳는 재두루미, 성공적으로 두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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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두루미와 고라니



환경이 변하지 않으면 두루미 무리들은 자신들이 항상 찾아오던 곳을 변함없이 날아와 여정을 푼다.
두루미들은 특이하게도 가족무리들은 지정된 자리가 있고 그 자리를 선호하여 다른 무리에게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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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여울의 두루미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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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갈 저수지 두루미 잠자리 얼음위에서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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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경지에서  날아들어 한탄강에서 물을 먹으며 휴식을 하는 재두루미

 

물에 발을 담그고 외다리로 잠을 자고 추운 겨울이면 얼음 위에서 잠을 청하는 두루미는 양지리 앞 한탄강을 비롯해 하갈저수지, 토교저수지, 산명호의 천혜적인 잠자리에서 안식을 취한다.
재두루미는 지구상에 3200~4000여 마리가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을 하고 절반정도가 우리나라 철원, 김포, 파주, 연천, 한강하구 등지에서 월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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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 보이는 전봇대는 두루미가 이동 하는데 방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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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두루미 무리속에 쇠기러기 한 마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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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소로 이동을 하려는 재두루미

 

두루미는2100~2300마리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텃새가 된 훗가이도 두루미가 1000여 개체로 추청하면 중국에서300여 마리가 월동, 나머지 1000여 마리는 우리나라 철원, 연천 ,강화, 김포에서 월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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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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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먹이터인 삽슬봉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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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철원에는 한국전쟁 당시 매설 된 지뢰가 많다. 

 

두루미들은 철원평야 삽슬 봉을 중심으로 3km 이내에서 먹이 활동을 한다.

아직도 한국전쟁 때 매설된 지뢰지역이 많이 산재되어 있고 월정 역은 서울에서 북한 원산을 달리 던 경원선 기차가 잠시 쉬 어 가던 곳으로 현재 비무장지대 남방계선 철책에 근접한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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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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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 폭격기에의해 파괴된 인민군 화물열차 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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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 관통한 모습이 선명하다.

 

월정 역엔 한국전쟁 당시 마지막 기적을 울렸던 객차와 유엔군의 폭격을 당해 부서진 인민군 화물열차가 앙상한 골격을 드려낸 채  누워있다.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 달리고 싶다!’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마음 속 으로 만의 몸부림일 뿐 60여 년간 그 자리에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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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는 민간인 통제구역이 있어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을 뿐더러 자유롭게 남북을 넘나드는 평화로 땅이 지만 우리에겐 아직도 분단의 아픔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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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은 두루미가 깨달음을 얻으면 청학이 된다고 하였다. 신선이 타고 노니는 새로 천상의 새로 불리며, 수명이 길다하여 천년 두루미(학)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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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지를 위해 내려오는 재두루미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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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을 향해 달려드는 재두루미

 

 사단법인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http://www.kwildbir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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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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