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흰기러기 출현 윤순영의 시선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번식지로 대이동 시작

크기변환_YSY_0023.jpg » 대형흰기러기.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대표적인 기러기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다. 큰기러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항상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로서 우리와 매우 친숙한 새로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크기변환_DSC_1774.jpg »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큰기러기.부리는 검은색이며 끝에는 주황색 띠가 있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YSY_6673.jpg » 쇠기러기는 부리가 분홍색이고 이마는 선명한 흰색이고 배에 불규칙한 가로 줄무늬가 있다.

흰기러기가 아주 드물게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쇠기러기 무리에 섞여  드물게 관찰된다. 흰기러기는 우리나라와 다른 환경에서 서식하는 새다.

알래스카, 캐나다 동북부, 그린란드의 북극권, 북동 시베리아의 콜리마천 하류, 추코트 반도 북부에서 번식하고, 미국 남서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멕시코까지 북미의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보낸다.

흰기러기는 영어로 ‘Snow Goose’,  ‘눈기러기’라고 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지리적 특성과 서식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흰기러기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큰기러기, 쇠기러기 무리와 만나게 된다.

크기변환_YSY_0562.jpg » 회색빛 어린 흰기러기가 쇠기러기 무리에 섞여 있다. 내년이면 흰색으로 깃털 갈이를 한다.

크기변환_DSC_0620.jpg » 성숙한 흰기러기도 일반적으로 쇠기러기 무리에 섞여 드물게 관찰된다. 흰기러기는 쇠기러기 보다 크기가 다소 작다.

지난 3월 2일 김포시 운양동  유수지에서 관찰된 대형흰기러기는 멸종위기야생생물2급인 큰기러기 무리와 함께 지내면서 아주 친숙한사이로 편안히 활동하고 오히려 대장 노릇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흰색이 특이해서인지 그의 앞길을 막는 큰기러기가 없다. 여유만만한 행동이다. 기러기를 관찰하다보면 어쩌다 드물게 흰기러기를 보게 된다. 

흰기러기의 몸길이가 67cm여서, 72cm인 쇠기러기보다 다소 작게 보인다. 그러나 몸길이 85cm의 큰기러기만큼 커다란 대형흰기러기를 만나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크기변환_YSY_9978.jpg » 큰기러기 보다 뒤에 서있는 대형흰기러기가 크게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러기를 크기에 따라 나누어 크면 큰기러기, 작으면 순우리말 ‘쇠’자를 붙여 쇠기러기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흰기러기는 크기와 상관없이 흰기러기로 부른다.

흰기러기의  습성과 크기에 따라 흰기러기와 큰흰기러기의 구분 또는 백색증으로 인한 큰기러기나 쇠기러기의 변화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크기변환_YSY_8280.jpg » 대형흰기러기 물을 먹는 목자세가 기러기류 보다 고니류에 가깝게 취했다.

흰기러기는 겨울에 남쪽 텍사스와 멕시코까지 날아가고, 봄이 되면 북극 툰드라에 있는 둥지로 돌아온다. 몸길이 67cm, 날개 길이 135cm, 몸무게는 2.05~2.7kg 정도이며, 대형흰기러기의 몸길이는 82cm, 날개 길이 165cm, 몸무게는 3.2~4.5kg까지 나갈 수 있다.

크기변환_YSY_7968.jpg » 휴식하는 큰기러기 뒤에서 열심히 먹이를 먹는 대형흰기러기.

흰기러기 암컷은 2년 동안 성체로 자라나 3년쯤 되어야 번식을 시작할 수 있다. 강한 귀소본능을 따라 그들이 부화한 곳으로 다시 돌아와 번식장소를 정한다. 흰기러기는 종종 집단을 이뤄 둥지를 틀기도 한다.

둥지 만들기는 보통 눈 상태에 따라 5월 말이나 6월 초순에 시작된다. 암컷이 둥지 부지를 고르고, 높은 지대의 땅에 식물, 초목, 작은 나뭇가지를 재료삼아 둥지를 튼다. 그 둥지는 매년 재사용될 수도 있다.

크기변환_YSY_9999.jpg » 날개 젖기를 하는 대형흰기러기.

크기변환_YSY_9026.jpg » 풀뿌리를 찾고 있는 큰기러기와 대형흰기러기.

흰기러기 암컷은 3~5개의 알을 낳아 22~25일 동안 알을 품는다. 어린 새끼는 부화한 후 몇 시간 이내에 둥지를 떠난다.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지만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42~50일이 지나면 날 수 있으며 2~3세까지 가족과 함께 생활한다.

크기변환_YSY_0024.jpg » 앞서 나르는 대형흰기러기.

크기변환_YSY_0032.jpg » 긴 월동을 마치고 번식지로 돌아가는 꿈을 실었다

흰기러기는 5월 말에서 8월 중순까지 새끼를 낳지만 보금자리를 떠나 따뜻한 겨울로 이주하는 데에 반년 이상을 보낸다. 봄철 이동(역이동) 때는 대형흰기러기 떼가 매우 높게 날아다니며 전통적인 월동지역에서 툰트라까지 4800km가 넘는 이동경로를 따라 대거 이동한다는 것이다.

대형흰기러기의 개체수는 20세기 초에 감소하였지만, 지금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회복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빠르면 3월 초순부터 3월 중순경 월동을 마친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번식지를 향해 2500km 대이동이 시작된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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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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