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뺨검둥오리에 흰뺨이 없다 윤순영의 시선

수수하고 친근한 '우리 오리', 이름만 가지곤 구분 어려워

우리나라서 번식, 가을엔 철새 대거 합류 큰 무리 형성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YS1_9413[1].jpg » 도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흰뺨검둥오리.

흰뺨검둥오리는 전국에 걸쳐 서식하는 텃새이다. 하지만 요즘 북쪽에서 번식한 새로운 무리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텃새에 철새가 합류하니 개체수가 늘어나 이 오리를 만날 기회가 더 많아졌다. 흔히 볼 수 있는 새라 무관심하지만 가족애 부부애가 너무나도 좋은  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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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암수 한 쌍이 짝을 지어 하천의 갈대, 줄, 창포 등 습지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전형적인 물가 습지 초원에서 살아간다. 겨울이 되면 짝을 이룬 개체가 모여들어 큰 무리를 형성한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SY3_9628[1].jpg » 저녁 무렵 하천에서 휴식을 하는 흰뺨검둥오리 가족.

넓은 호수나 연못, 습지, 간척지, 논이나 하천 등지에서 먹이 활동을 위해 집단으로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오리류에 속하기 때문에  물가에서 관찰될 것 같지만, 초원이나 얕은 숲의 가장자리, 심지어 나무 위에서도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SC_0121[1].jpg » 나무 위에 올라가 휴식을 하는 흰뺨검둥오리 부부.

크기변환_dnsYS2_0125.jpg » 알을 품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경계의 눈초리가 매섭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YS1_0793[1].jpg » 새끼를 거느리고 평화롭게 연못을 오가는 흰뺨검둥오리 어미.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DSC_4504~2[1].jpg » 연 잎에 올라가 날개 짓을 하는 흰뺨검둥오리 새끼.

몸을 숨기기에 적당한 풀숲에 둥지를 틀고, 4~7월에 걸쳐 한 번에 10~12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암컷이 알을 품으며 기간은 21~23일이고, 수컷은 둥지 주변에서 끊임없이 천적과 환경 변화에 경계의 눈초리를 놓지 않는다.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DSC_6576[1][1].jpg » 무르익은 논 위를 날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무리.

먹이로는 수초의 어린 싹이나 잎, 줄기 등을 선택하기도 하고, 초본류의 종자, 곡물류 등을 먹기도 한다. 그 밖에도 지상에 서식하는 곤충류나 수중 또는 육상의 습한 곳에서 찾아내는 무척추동물, 어류 등 동물성 먹이도 섭취한다. 언제 봐도 우리 곁에 화려하지 않은 모습으로 다정다감하게 다가오는 정겨운 새다.

그러나 이름은 이 새의 겉모습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시에서 처음 새를 접하는 사람이 "그런데 흰뺨이 어디 있어요?"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흰뺨검둥오리에서 희다고 할 수 있는 부위는 뺨이 아니라 눈썹선이고, 그것도 엄밀하게 말한다면 흰 것이 아니라 옅은 갈색이다. 뺨은 눈썹선보다 더 어두운 갈색이다. 그래서 이 오리의 이름을 듣고 "흰뺨'을 찾으려 해도 허사이다.다음은 '검둥오리' 부분인데, 아무리 봐도 이 오리는 검지 않고 갈색이다. 수컷의 고리덮깃 색이 검긴 하지만 몸의 일부일 뿐이다. 빛깔로만 보면 이 오리는 대표적인 '갈색오리'이다.

white[1].jpg » 흰뺨오리. 대체로 검은 몸빛깔을 한데다 뺨에 흰 무늬가 있다.

사실 흰뺨검둥오리란 이름에 꼭 맞는 오리가 있다. 수컷의 뺨에 선명한 흰색인데다 배 부위를 빼고 몸 대부분이 진한 검은 색이다. 그리고 이 새에게는, 당연하게도 '흰뺨오리'란 이름이 붙어있다.

흰뺨검둥오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검은 부리 끝의 노란색이다. 보통 탐조가들이 이 새를 식별할 때 포인트가 이것이다. 참고로, 이 새의 영어 명칭은 '동쪽에 사는 부리 끝이 노란 오리'란 뜻이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http://윤순영자연의벗.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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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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