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원앙 이야기 윤순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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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짓기

 

꾸준한 관찰을 하면서 지나진 애정 행동엔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부부 연을 맺으면 짝짓기 때 짝을 잘 바꾸지 않지만 종종 어떤 부부들은 암수가 감쪽같이 바람을 피운다.
서로 지극 정성의 사랑 믿음 그 믿음 바탕으로 다른 원앙과 바람을 피우는 빌미가 되는 계획된 행동이 포함돼 있었다.

외도는 다양한 접촉을 통해 종족보전을 위한 치밀한 애정 이 포함된 전쟁과 같다.
혹여 부족한 본인의 유전자를 더욱 건강한 유전자와 선택되게 하여 최고의 종을 유지하려고   하루 동안

짝짓기를 무려 13~ 15회 반복 하는  행위는 자기의 유전자를 지켜 번식시키고 다른 유전자를 차단하려는 본능이다.
몸길이 43~51cm, 몸무게444~550g 작다고 우습게 봐서 안 된다.

작은 고추가 맵긴 맵다.
정말 대단한 놈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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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짓기 후 행동

 

짝짓기 할 때도 암컷이 수컷주변을 빙빙 돌며 수면의 물을 부리로 집었다 놨다 한다.
수컷도 따라한다. 암컷이 수면위에 바짝 엎드린다. 수컷이 등에 올라가 5~6초 사이에 생명의 시작을 알린다.
짝짓기 후 암수 모두 몸을 수면위로 올라서 날개를 마음껏 저어대며 몸을 떤다. 단지 물방울을 털어내기 위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암컷은 수정 율을 높이기 위한 행위로 보이고 수컷은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행위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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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

 

원앙 이는 반복적으로 30~40분물에서 먹고 놀고 사랑을 나누며 1시간 정도 나무위로 올라가 몸을 말리고 휴식 하면서도 수컷은 틈만 있으면 몸으로 비벼대고 부리로 암컷의 몸과 목을 어루만진다.

암컷은 최고조의 몸짓으로 목을 꼬며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느낌을 앙증스럽게 표현한다. 나무위에서도 수컷이 10cm이상 사이를 두지 않는다. 꼭 다른 수컷이 따라 다니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지킴이 역할을 확실하게 한다. 너무나 지나쳐 감시체계다.
그동안 지켜보면서 오전7시~9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오후6~8시에 연못주변의 나무에서 잠을 자는 것도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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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4일 16일째 새벽 연못가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벚나무 꽃 봉우리는 터질듯하다.

그동안 애정향연을 벌이던 60여 마리의 원앙들이 하나 둘 짝지어 보금자리로 찾아가 다음세대를 기약하고 치열한 경쟁이 투영됐던 연못위에는 그 흔적이 사라졌다. 

물안개 속에 아직도 못 다한 사랑이 어렴풋이 보인다. 암컷4마리 수컷6마리 연못에 반영된 벚꽃과 원앙 모습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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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총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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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병아리

 

물총새가 찔레나무 가지에 내려앉는다. 논병아리가 여유롭게 유영을 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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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앙부부를 다른 수컷이 기회를 잡아 짝짓기하려 따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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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 앞에서 못 다한 사랑을 나누는 마지막 원앙 무리 

 

물안개는 거치고 벚꽃은 활짝 피었다. 암컷이 구애 행동을 시작한다. 그동안의 경쟁이 힘들었는지 수컷이 지친 모습을 보이며 무관심한 행동을 한다.

그 순간 다른 수컷이 다가온다. 지친 수컷은 사력을 다해 짝짓기에 들어간다. 다된 밥에 코 빠뜨릴 번했다.
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종족보전을 위해 자연의 일원으로 사력을 다하는 원앙 모습에서 생명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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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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