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있는 풍경, 관곡지의 여름 윤순영의 시선

시흥 관곡지, 장맛비 사이로 청초한 연꽃 활짝…담홍색 꽃 특징

왕잠자리, 금개구리, 고추잠자리…연밭은 수많은 생명으로 꿈틀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7월 시흥시 관곡지의 연꽃이 여름이 무르익었음을 알리는 꽃을 피워 올렸다. 관곡지의 연꽃은 다른 연꽃과는 달리 색은 희고, 꽃잎은 뾰족하며 담홍색을 띠는 특징이 있다.

크기변환_dnsYS3_1702.jpg » 관곡지의 연꽃

관곡지는 가로 23m, 세로 18.5m의 연못으로, 조선 전기 농학자인 강희맹이 세조 9년 명나라에 다녀와 중국 남경에 있는 전당지에서 연꽃 씨를 채취해 와 지금의 시흥시 하중동 관곡에 있는 연못에서 재배하여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엔 현재 13㏊의 연꽃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크기변환_dnsYS3_1678.jpg » 관곡지 전경.  
크기변환_dnsYS2_5538.jpg » 청아한 모습의 연꽃 마음을 맑게 한다.

이곳은 구릉지형의 낮은 곳에 물이 고여 연꽃을 비롯한 수생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이다.첫눈에 청아함과 고결한 모습으로 연꽃의 자태가 들어온다. 

크기변환_dnsYS2_5542.jpg » 연꽃 향기에 취해 벌이 날아든다.

연꽃이 피는 장소는 진흙과 흙탕물이다. 그러면서도 물에 젖지 않고 흙에 더렵혀지지 않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것이 연꽃의 미덕이다.

 크기변환_dnsYS3_1516.jpg » 해맑은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백련.

해가 떠서 빛을 비추면 만물이 생명력을 얻어 살아 움직이고, 그 빛을 거두면 어둠 속에서 생명이 잠들 듯 연꽃은 밤에는 꽃잎을 오므렸다가 아침마다 새롭게 피어난다. 쇠물닭이 수련 밭에서 우렁이를 잡아 먹고 참새는 연잎 사이로 오간다.

크기변환_dnsYS2_5131.jpg » 수련. 오후가 되면 일찌감치 꽃을 오므리고 잠에 빠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름의 '수'는 물 수(水)가 아니라 잠 수(睡)이다.



크기변환_dnsYS3_1616.jpg » 어리연.



크기변환_dnsYS2_5171.jpg » 참새는 무슨 일로 바쁠까.

고추잠자리, 큰밀잠자리, 왕잠자리가 짝을 찾고 짝짓기를 하며 연꽃 밭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늑대거미, 참개구리, 금개구리 등 다양한 생물들도 보인다. 개구리밥과 물수세미가 연꽃 아래 수면을 덮고 있다.

크기변환_dnsYS2_5318.jpg » 큰밀잠자리

크기변환_dnsYS2_5395.jpg »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왕잠자리 짝짓기를 하며 알을 낳고 있다.

크기변환_dnsYS2_5189.jpg » 고추잠자리가 수련꽃 봉오리에 앉아 있다.

개구리밥과 물수세미가 연꽃 아래 수면을 덮고 있다. 수면을 덮고 있는 개구리밥과 물수세미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곳에도 많은 생명들의 숨 쉬고 있다.

크기변환_dnsYS3_1310.jpg » 연잎 위에서 휴식을 하는 금개구리. 한국 고유종으로 등에 난 두 줄의 금줄이 특징이다.



크기변환_dnsYS3_1316.jpg » 참개구리.



크기변환_dnsYS2_5086.jpg » 쇠물닭.

일찍 서둘러 핀 연꽃 잎은 떨어져 수면 위를 차지한다. 지는 꽃이 있어 다음 꽃이 피는 법이다. 새 연꽃이 만개하면 그곳은 또다른 생명력으로 꿈틀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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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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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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