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롱이 부부의 도심 속 육아 분투기 윤순영의 시선

버린 까치 집, 화분 등에 둥지, 빌딩과 유리창 충돌 위험 감수해야

육아 분업…수컷은 작은 새나 쥐 잡아 암컷에 전달, 암컷이 새끼에 먹여

 

크기변환_DSC_6052.jpg » 새끼에게 먹일 어린 들쥐를 물고 둥지로 향하는 황조롱이 암컷.

김포시 에코센터 건물엔  나무로 만든  탑이 세워져 있다. 지난 313까치가 포기한 둥지에 황조롱이가 산란 터를 마련했다. 황조롱이는 둥지를 틀지 못하기 때문에 맹금류나 까치나 어치가 묵어서 버린 둥지를  대강 고쳐서 쓴다.

번식지와 먹이 터 훼손으로 인한 환경변화로 둥지를 구하기 힘들어진 요즘은 도심 속 빌딩이나 아파트 베란다에 흙을 담아 놓은 화분이 번식하기 좋은 모양으로 돼 있어  대체 둥지로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크기변~4.JPG »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 놓인 화분을 둥지로 활용해 황조롱이 새끼를 부화했다.

그러나 도심에서 먹이를 찾아야 한다는 것과  복잡한 빌딩의 방해, 투명유리창에 자칫 부딪힐 가능성 등 위험요소가 즐비해 도시환경에 적응을 했더라도 도심 속 황조롱이는 생명을 담보로 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더욱이 새끼를 키우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크기변환_DSC_1457.jpg » 둥지 주변에서 황조롱이 부부가 짝짓기를 한다.

크기변환_DSC_1539.jpg » 황조롱이 부부는 정해진 장소에서 수시로 짝짓기를 한다. 산란이 임박했다.

이곳 에코센터의 황조롱이 부부는 운이 좋다. 안전한 둥지와 더불어 한강과 농경지 그리고 야생조류공원이 한눈에 훤히 내려다보이고 사냥감도 아주 풍부한 곳이기 때문이다.

326일. 자주 눈에 띄던 황조롱이 부부가 보이지 않는다. 알 품기가 시작되었다. 4월23일부터는  암컷과 수컷이 번갈아서 가끔 보이고 둥지를 자주 들락거린다. 새끼가 태어난 것이다.

크기변환_DSC_4833.jpg » 둥지 밖을 물끄러미 내다보는 황조롱이 수컷.

수컷은 사냥에 열중하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뜯어 먹이는 몫은 암컷 황조롱이다. 수컷은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방법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암컷이 잘못되면 새끼들은 죽은 목숨이다. 너무 높고 깊숙한 곳에 둥지를 틀어 새끼를 전혀  볼 수가 없다.

크기변환_YSJ_0586.jpg » 가끔 까치의 텃세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크기변환_DSC_4808.jpg » 황조롱이는 정지비행의 달인이다.

515. 황조롱이 부부가 바쁘게 움직인다. 황조롱이 새끼들이 제법 자랐나 보다. 20여 일이 지나면 새끼들은 스스로 먹이를 뜯어먹는다. 수컷 황조롱이가 사냥에 성공해 먹이 전달 장소에 앉아 당당한 소리로 울어대면 암컷 황조롱이가  재빠르게 나타나서  먹이를 가지고 가 새끼에게 건네준다. 들쥐와 작은 새가 주된 사냥감이다. 황조롱이는 둥지를 중심으로 이동 동선은 정해져 있어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황조롱이 먹이 전달식 연속동작

크변환_DSC_8028.jpg » 사냥감을 가지고 전달 장소로 날아가는 황조롱이.



크변환_DSC_8029.jpg » 날아가는 모습이 급해 보인다. 사냥에 시간이 걸렸나 보다.

크기변환_DSC_4665.jpg » 먹이 전달 장소인 전봇대에 도착해 암컷 황조롱이를 부른다. 앉아있을 때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감을 꽉 움켜쥐고 있다.

크기변환_DSC_4666.jpg »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사냥감이 되었다. 암컷 황조롱이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사냥감을 건네줄 준비를 한다.

크기변환_DSC_4679.jpg » 수컷 황조롱이는 암컷 황조롱이가 먹잇감을 잘 물고 갈 수 있게 사냥감의 목덜미를 부리로 물고 기다린다.

크기변환_DSC_4680.jpg » 쏜살같이 나타난 암컷 황조롱이.

크기변환_DSC_4682.jpg » 수컷 황조롱이가 신중하게 암컷 황조롱이가 쉽게 가져갈 수 있도록 자세를 잡는다.

크기변환_DSC_4683.jpg » 먹이전달을 위해 수컷 황조롱이는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크기변환_DSC_4685.jpg » 암컷 황조롱이가 수컷 황조롱이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선다.

크기변환_DSC_4687.jpg » 먹이전달은 의식을 행하듯 매우 신중하게 행한다.

크기변환_DSC_4688.jpg » 암컷 황조롱이가 부리를 마치 입맞춤을 하듯 수컷황조롱이 부리 가까이 댔다.

크기변환_DSC_4689.jpg » 눈 깜박 할 새 암컷 황조롱이 부리로 먹이가 전달되었다. 사냥감은 항상 목덜미를 부리로 물고 나른다.

변환_DSC_4690.jpg » 먹이 전달이 끝나고 자세를 흐트러뜨리는 수컷 황조롱이.

크기변환_DSC_4691.jpg » 암컷 황조롱이가 먹이를 물고 힘차게 둥지로 향한다.

크기변환_DSC_4692.jpg » 수컷 황조롱이는 다시 사냥에 나선다.

522. 새끼가 둥지에서 나와 불안스런 몸짓으로 돌아다닌다. 어미는 새끼 한테 먹이를 주지 않고 줄 듯 말 듯하며 둥지 밖으로 유인한다. 새끼 황조롱이와 계속해서 신경전을 벌인다,좀처럼 어미 뜻대로 안 되지만 결국 새기는 먹이의 유혹에 둥지를 나선다.  5월25일.첫 비행이 두려워 둥지에만 머물던 두 마리의 황조롱이 새끼가 용기를 내어 힘차게 하늘을 날았다. 어미가 유인하는데 이기는 새끼는 없다. 황조롱이 부부는 누구에게도 둥지를 내어주지 않고 내년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다.

크기변환_DSC_4716.jpg » 어미 황조롱이는(왼쪽) 큼직한 쥐를 물고 새끼를 둥지 밖으로 유인하고 있다.

크기변환_DSC_5984.jpg » 용기를 내어 둥지 밖으로 치고 나가는 황조롱이 새끼.

황조롱이는 끝이 구부러진 윗부리와 날카로운 발톱, 예리한 눈을 갖고 있다. 땅 위의 목표물을 찾아 낮게 날거나 정지비행을 하다가 급강하하여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을 하고 앉아 있는 새를 덮치기 보다는 새가 날아오르는 순간에 사냥을 한다. 날개 길이는 68~76cm이며 암컷의 몸길이는 수컷보다 다소 큰 38cm, 수컷은 33cm로 날렵한 몸매를 갖고 있다. 농경지나 도심에서도 관찰되는 텃새다.

·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전문 웹진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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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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