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싫은 삵이 갯골을 뛰어넘는 법 윤순영의 시선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천수만 삵, 무슨 일인지 갯골 건너 대낮 이동

폭이 좁은 곳을 신중히 골라 ‘훌쩍’ 그러나…

크기변환_포맷변환_DSC_0254.jpg » 버젓이 대낮에 나타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삵. 보통은 야생성이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DSC_0288_02.jpg » 삵은 콧잔등에서 이마까지 난 두 줄의 흰 줄무늬가 특징적이다.

지난해 천수만에서 우연히 삵을 만났다. 야행성이지만 낮에 나름대로 급히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나보다. 물론 먹이활동을 위해 이동 할 수도 있다.

삵이 낮에 먼 거리를 이동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삵을 추적하며 따라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삵의 매우 신중하게 은폐를 해가며 소리 없이 시야에서 몇 번식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숨을 죽이고 추적하는 긴장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크기변환_DSC_0263.jpg » 삵이 뒤를 경계 한다 .

크기변환_DSC_0266_01.jpg » 그리곤 갈 길을 재촉한다. 삵은 걸을 때 발톱을 숨겨 조용히 움직인다.

생태변화로 우리나라에 육식동물인 호랑이, 표범, 늑대가 자취를 감춘 이후 삵과 대적할 동물은 없다, 우리나라 야생의 세계에서는 담비와 쌍벽을 이루는 포식자다.

그러나 어떤 요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근래 들어 천수만에서 삵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일반 조류는 물론 두루미의 천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 만큼 큰 두루미가 삵 한데 잡혀 먹이가 되는 경우가 흔하게 일어난다.  고라니 새끼들도 표적이 된다. 삵은 이제 담비와 함께 우리나라의 상위 포식자로 군림 하고 있다.

크기변환_DSC_0285.jpg » 갈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삵.

크기변환_DSC_0288.jpg » 갈대숲으로 들어가 한참 보이지 않더니 갑자기 갯골 언덕 위로 불쑥 나타났다.

살쾡이라고도 불리는 삵은 평야, 산림지대의 계곡, 연안, 비교적 키가 작은 나무로 덮인 산골짜기 개울가에서 주로 살지만, 마을 근처에서 살기도 한다. 산간벽지에서는 양계장의 닭을 습격하여 잡아먹기도 하였다. 단독 또는 한 쌍으로 생활한다. 야행성이지만 외진 곳에서는 낮에도 먹이를 찾아다닌다. 삵은 성질이 사납고 몸이 날쌔며 유연한 탄력성을 가지고 있어 나무 위에도 잘 올라간다. 

크기변환_DSC_0303.jpg » 갯골과 맞닥뜨렸다. 건너야 할 상황이다.

크기변환_DSC_0309.jpg » 갯골의 거리를 측정하듯 건너편을 주의깊게 쳐다본다.

크기변환_DSC_0312.jpg » 여의치 않은지 발걸음을 돌린다.

크기변환_DSC_0313.jpg » 갯골 위로 올라간다.

먹이는 주로 쥐 종류와 작은 동물 청설모, 다람쥐, 멧토끼, , 오리, 곤충 등으로 생각하지만 사냥에 표적이 되면 삵의 몸짓보다 2배 이상의 큰 동물도 사냥을 하는 것이 삵이다. 삵은 작은 체구에 견줘 다부지고 힘이 세다.

크기변환_DSC_0315.jpg »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갯골 건너편을 바라본다.

크기변환_DSC_0319.jpg » 미련이 남아 다시 한 번 도전할 셈이다.

기변환_DSC_0322.jpg » 막상 뛰려니 자신이 안 선다. 혹시 물에 빠지면 어쩌나.

크기변환_DSC_0327.jpg » 발길을 돌린다. 더 가까운 곳을 찾아보자.

고양이처럼 생겼지만 고양이보다 몸집이 크고 꼬리는 굵고  고리모양의 가로띠가 있다. 콧잔등에서 이마까지 두 줄의 선명한 흰 줄무늬가 특징적이다. 몸길이는 약 55~90, 꼬리 길이는 약 25~32.5이다. 불분명한 반점이 많다.

크기변환_DSC_0333.jpg » 여기는 건널 수 있을 것 같다.

크기변환_DSC_0334.jpg » 한쪽 발을 슬쩍 물속에 담그고 갯골 건너를 매섭게 쳐다본다. 뛰어 넘을 기세다.

크기변환_DSC_0337.jpg » 그러나 생각보다 먼 거리다. 물속에 담았던 발을 뺀다.

삵 눈은 밤에 먹이를 잡는 데 아주 유리하다. 입을 크게 벌릴 수 있고 머리는 둥글며, 다리가 튼튼하여 날렵하게 잘 달린다. 발톱 끝으로 소리 없이 걷고 걸을 때는 감추며 행동한다. 날카로운 낚시발톱은 자유롭게 안으로 구부릴 수가 있다.

크기변환_DSC_0339.jpg » 더 가까워 보이는 자리를 골랐다.

크기변환_DSC_0342.jpg » 이 자리도 갯골을 뛰어 넘어가기에 여의치 않다. 결정을 내리는 데 답답할 정도로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크기변환_DSC_0350.jpg » 수차례 갯골을 넘어가려고 자리를 고르더니 이제서야 맘에 드는 자리를 찾은 눈빛이다.

시각·청각·후각의 발달이 뛰어나고, 특히 어두운 곳에서는 눈동자가 완전히 벌어져 조금만 빛이 있어도 사물을 볼 수가 있다. 짝짓기는 1년에 1회 3월에 시도하며 임신기간은 5666일이며 평균 4마리를 출산한다.

나무 밑구멍, 동굴을 이용 한다. 암컷과 수컷이 함께 새끼를 보살핀다. 처음에 새끼는 눈도 뜨지 못하고 몸도 가누지 못하나 며칠이 지나면 눈도 뜨고 돌아다닐 수도 있게 된다.

 삵 갯골 건너뛰기 연속동작

크기변환_DSC_0351.jpg » 뛰어넘을 자리가 정해진 삵 표정이 역력하다. 서둘러 움직인다.

크기변환_DSC_0357.jpg » 신중하게 건너뛰기를 할 자세를 잡는다.

크기변환_DSC_0360.jpg » 실수하면 물에 빠진다. 물을 싫어하는 삵이지만 어쩔 수 없다. 확실히 하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 거리를 좁인다.

크기변환_기변환_DSC_0361.jpg » 물을 박차고 뛴다.

크기변환_기변환_DSC_0362.jpg » 갯골 건너편을 향해나간다.

크기변환_기변환_DSC_0363.jpg » 이제 착지만 잘 하면 된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DSC_0364.jpg » 아뿔사, 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공을 들였건만 간발의 차이로 삵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DSC_0365.jpg » 마음이 쓰리다. 지만 어쩌랴. 몸은 이미 흥건히 젖었는데 그러나 아무 일 없는 듯 태연한 척 삵은 품위 유지를 한다.

1950년까지는 우리나라의 산간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한국전쟁 이후 쥐 잡이 약과 기타 살충제 등을 먹고 죽은 동물과 새를 먹고 2피해를 입어서 점차 멸종되어 가는 시발점이 되었다. 

·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진행 이경희, 김응성



 

 

TAG

Leave Comments


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