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 달려든 매의 꿰뚫는 눈…10초가 길었다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난공불락 벼랑 위 둥지, 5대가 물려 받아 풀숲 등 '지정석'에 먹이 감추고 쉬기도 경계심 없이 접근한 매, 강렬한 여운 남아 지인으로부터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 어청도에 매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군산항에서 어청도는 72km 떨어진 곳으로 여객선을 타고 2시간30분이 소요된다. 지난 4월과 6월 2차례 방문하였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어청도에서 산행을 하며 매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욱이 높은 곳에서 벼랑을 올려보고 바다를 내려다보며 매 둥지를 찾는 일은 계속해서 어지럼증을 유발해 서있기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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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전쟁터’ 돼 버린 희귀새 탐조 명소 어청도

정부추천 ‘3대 탐조 생태여행지’, 종일 소각연기 휴대용 가스통 ‘쾅’ 굉음내며 불꽃 치솟기 일쑤 붉은배오색딱따구리·검은머리촉새 등 위험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 어청도는 군산시에서 여객선으로 72km 떨어진 고군산군도의 가장 외딴 섬이다. 면적은 1.80㎢, 해안선 길이는 10.8㎞이다. 중국 산둥반도와 300km 떨어진 가까운 곳에 어청도는 우리나라 영해기선 기점중 하나의 섬이다. 물 맑기가 거울과 같아 어조사 어(於)와 푸른 청(靑)자를 써 어청도라 불리게 되었고 조선시대에는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봉수대가 설치됐었다. 1970년대까지 수많은 고래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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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망토 두른 후투티 '추장'은 땅강아지를 좋아해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머리 장식 깃이 독특한 여름 철새, 종종 텃새로 눌러 앉아 인가 깃들어 사람과 친숙... 알에 항균물질 바르는 행동도 후투티를 보면 새 깃털로 머리를 장식한 인디언 추장이 떠오른다. 후투티는 황갈색의 머리 장식깃이 크고 길지만 자유롭게 눕혔다 세웠다 하는데, 주위를 경계할 때나 놀랐을 때 부채처럼 펼친다. 후투티는 인가가 있는 농촌 지역의 농경지나 과수원처럼 개방된 환경을 좋아한다. 몸집보다 큰 날개로 파도처럼 나는 데는 숲속보다 열린 공간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남양주시 외곽 마을의 어느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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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절벽’에 둥지 튼 ‘도심의 사냥꾼’ 황조롱이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야구선수처럼 눈 밑에 ‘검은 테이프’ 하고 까치집 없으면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 짓고 곡예비행하며 도심과 변두리에서 사냥한다 황조롱이는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텃새다. 사냥을 할 땐 높은 곳에 앉아 사냥감을 찾거나 땅위를 낮게 날기도 하고 정지비행을 하다 갑자기 매우 빠른 속도로 내려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하기도 한다. 주로 해안이나 강가, 산림에서 번식을 하지만 도시의 아파트와 고층건물에서의 번식이 늘고 있다. 4월 15일 도심의 야산에서 황조롱이가 사냥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비번식기에는 평지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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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구멍 나란히 뚫고 수액 핥는 딱따구리 발견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군산 어청도서 붉은배오색딱따구리 수액 섭취 첫 확인 솔 모양 혀끝으로 소나무·은행나무 구멍 고인 수액 핥아 지난 4월 28일 군산시 어청도에서 해마다 기록되지 않는 희귀한 나그네새 붉은배오색딱다구리를 만났다. ‘치르르릇’ 하고 울음소리를 내 쇠딱다구리인 줄 알고 살펴보았는데 뜻하지 않게 붉은배오색딱다구리를 난생 처음 본 것이다. 마음이 설렜다. 몸길이 24cm의 오색딱다구리 보다 다소 작은 듯 보였다. 어찌된 일인지 그다지 경계를 하지 않고 편안하게 먹이를 찾고 있다. 나무를 쪼거나 먹이 사냥을 할 때에 번잡스럽고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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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는 흔하지만, 흔치않은 노랑배진박새 왔다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원래 중국 텃새…2005년 소청도서 첫 관찰 뒤 가끔 출현 몸 길이 9-11㎝로 노란 배 특징…기후변화 때문 추정도 박새 무리는 우리나라 인가 근처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새이다. 등이 검고 배가 흰 단정하고 깜찍한 모습을 한 박새 속에는 박새, 쇠박새, 진박새, 곤줄박이 등이 있다. 그런데 최근 못 보던 박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배가 유달리 노란 이 박새는 원래 중국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도 가끔 모습을 드러낸다. 4월 9일 경기도 김포 장릉에서 귀룽나무 순을 따먹으며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던 노랑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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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속에 달아오른 원앙의 짝짓기 열기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화려한 쪽이 이긴다, 필사적인 깃털 다듬기 전쟁 짝 지키랴, 한눈 팔랴…절정의 순간은 물에 잠겨 해마다 김포장릉 연못에 봄·가을 이동 중에 머무르는 원앙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원앙 이동 중간 기착지가 된지 오래다. 가을부터 변하기 시작한 수컷 원앙의 혼인깃이 봄을 맞아 더욱 더 아름답게 빛난다. 원앙 수컷들은 혼인 색을 마음껏 뽐내며 암컷 원앙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애쓴다. 수컷 원앙은 겨울 내내 깃털을 관리하고 암컷 원앙이 변심하지 않기를 바라며 부부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제 봄기운이 감돌자 아름다운 깃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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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싫은 삵이 갯골을 뛰어넘는 법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천수만 삵, 무슨 일인지 갯골 건너 대낮 이동 폭이 좁은 곳을 신중히 골라 ‘훌쩍’ 그러나… 지난해 천수만에서 우연히 삵을 만났다. 야행성이지만 낮에 나름대로 급히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나보다. 물론 먹이활동을 위해 이동 할 수도 있다. 삵이 낮에 먼 거리를 이동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삵을 추적하며 따라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삵의 매우 신중하게 은폐를 해가며 소리 없이 시야에서 몇 번식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숨을 죽이고 추적하는 긴장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생태변화로 우리나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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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타는 꿩, 들꿩을 아십니까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이른봄 귀룽나무 새싹 뜯으러 나무 오른 ‘숲 속의 은둔자’ 암·수 모두 머리 깃 나고 다리에 깃털 돋은 ‘원시적’ 모습 지난3월16일 남양주시 예봉산 중턱에서 들꿩이 관찰되었다. 꿩과의 비교적 몸집이 큰 편이지만 깊은 숲에 은둔해 사는 데다 보호색이 뛰어나 좀처럼 보기 힘든 새다. 다른 나무들이 새싹을 틔우기 전 일찌감치 계곡 주변의 귀룽나무 새싹이 돋아났다. 오후 5시 30분이면 하루 종일 땅에서 생활하던 들꿩이 귀룽나무 가지에 올라 앉아 새싹을 뜯어 먹는다. 등산객들이 산에서 내려가 번잡했던 주변이 조용해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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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얼굴, 잔인한 야생성…예봉산 족제비를 만났다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 황금빛 혼인색, 물 흐르듯 매끄럽고 빠르게 이동 안마당 출몰해 쥐 없애던 ‘복덩이' 이젠 드물어 지난 3월 17일, 남양주시 예봉산에서 20여년 만에 족제비를 만났다. 족제비는 계곡물이 흐르는 바위 사이를 오가며 은밀하고 빠르게 움직여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지곤 한다.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 숨을 죽이고 족제비가 다시 나타나기를 수차례 기다렸다. 필자가 어릴 적에는 울타리 안 앞마당에서 놀고 있는 족제비를 보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족제비가 있으면 집주변의 쥐들이 사라지고 뜰 안에 들어온 족제비를 사람들은 ‘복 족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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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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