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30년의 직장은 어떤 풍경일까 사회경제

01185710_P_0.jpg » 2030년 직장에선 여성 파워가 막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종근 한겨레신문 기자

 

 일중독자 몰락, 멍 때리기 확산, 남성성의 몰락, 사라지는 은퇴

 

여성, 노인, 멍 때리기….
 별로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 세 단어를 연결시켜주는 고리가 있을까?
  영국의 컨설팅업체인 미래연구소(the future laboratory)와 손해보험사 유넘(Unum)가 제시한 해답은 ‘2030년의 직장 풍경’이다. 이들은 최근 ‘미래의 직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세 단어들이 미래의 직장 풍경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퓨처스100 네트워크’에 소속된 전문가그룹의 견해를 토대로 끌어낸 분석이다. 고용주들이 향후 15년 동안 종업원들의 안녕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점검하기 위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미래의 직장은 네가지 방향으로 진화해 갈 것으로 내다봤다.
 첫째는 일중독(워커홀리즘)의 몰락이다. 보고서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직장인들은 일과 개인적인 시간에 대해 더 큰 자율권을 갖고 싶어하며, 틀에 얽매인 조직보다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일과 팀 구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30년 직장에선 전통적 구조가 무너지고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따라서 고용주들은 초과노동과 워커홀리즘을 환영하지 않는 것을 넘어 이를 금지시키는 조직문화를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국 명상교육업체인 헤드스페이스의 의료담당임원 데이비드 콕스는 “지난 시절엔 직장에서의 적절한 업무 수행을 위해 신체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이 초점이었다면, 21세기에는 정신 건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 초점”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기기 없이 일하는 날’을 정해본다든가, 업무 공간을 재설계해 명상실을 만드는 것 등을 검토하라고 권했다.
 

05167462_P_0.jpg » 10얼27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멍 때리기' 대회 현장. 이종근 한겨레신문 기자

 

둘째는 멍 때리는 시간(daydreaming)의 확대이다. 멍 때리기는 일에서 벗어나 뇌에 휴식을 주는 것을 가리킨다. 머리를 비울 때 오히려 창의성이 발휘된다는 연구들이 잇따라 나옴에 따라 요즘 뇌에 휴식을 주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뇌 휴식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고용주들은 ‘멍 때리기’의 힘을 인식하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멍 때리기의 미학을 받아들인다면 더 많은 아이디어와 해법,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를 무시하는 고용주들은 재정적 손실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기업의 거래처와 소비자들은 그 기업이 생각 없이 움직이는 조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셋째는 남성성의 몰락이다. 보고서는 이제 여성의 시대가 왔다고 지적한다. 지난 40여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여성들은 이제 경제를 리드해가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세계 곳곳의 대학들은 여성들로 가득해졌으며, 여성 사업가들이 속속 생겨나고, 힘있는 자리에 올라서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반면 전통적인 남성적 특성들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세상이 됐다.  점점 더 투명해지고 상호의존성이 짙어져가는 세상에서 과거 남성적이라고 여겨졌던 특성들, 예컨대  단호함, 공격성, 자부심, 분석능력 등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2030년의 직장은 여성과 여성적 특성들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03374448_P_0.jpg » 은퇴 연령에 이르더라도 은퇴 대신 직장에 남아서 일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은 어르신일자리박람회 현장. 강재훈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넷째는 은퇴의 소멸이다. 미래연구소의 전략담당 최고책임자인 톰 세비가는 “2030년 직장은 은퇴가 아닌 복귀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나이 든 직장인들은 은퇴 대신 계속 현직에 있고 싶어할 것이며, 은퇴를 했더라도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 대상자의 77%가 은퇴없는 직장 문화를 선호했다. 따라서 고용주들은 직원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일할 수 있게 독려하는 직장문화를 개발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50대 이상의 유능하고 숙련된 직원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이런 흐름에 대해 줄리앤 테이트(M&S 리더십 매니저)는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일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보고서는 이에 잘 대처하려면 직원들에 대한 뇌 훈련 시스템을 구축해, 나이 든 직원들이 치매나 퇴행성 질환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적극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또 나이 든 직원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그들을 직장내 파트타임 컨설턴트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렇게 되면 젊은층 중심이던 직장이 전 세대가 함께 학습하고 개발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얘기다.
 피터 오도넬 유넘 대표는 이런 변화들을 한마디로 요약해 설명한다. 그것은 “직장이 사람 중심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미래의 기업들은 직원들을 어떻게 지원해줄지에 대해 갈수록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이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고용주들은 큰 재정적 손실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영국의 5개 주요 산업부문(회계, 법률, 소매, IT, 미디어광고)의 기업들이 치러야 할 비용만 따져도 290억~1010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미래의 직장인들은 사람을 하루 24시간 상시접속 상태로 네트워크에 연결시키는 초연결적 디지털 생활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성취와 안녕에 더 가치를 두게 될 것이며, 고용주들은 이런 가치의 중심 이동을 좇아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직장 문화를 가꾸라는 게 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출처
http://business.financialpost.com/2014/11/12/women-old-folks-daydreaming-what-the-workplace-will-look-like-in-2030/?__lsa=747c-d858
http://unum.co.uk/
http://www.hrreview.co.uk/hr-news/strategy-news/the-future-workplace-report-reveals-ways-workplace-will-change/53805
http://www.psychologytoday.com/blog/wired-success/201410/why-the-workplace-2030-is-all-about-me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페이스북 페이지 '미래가 궁금해'
트위터 '곽노필의 미래창'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