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지는 안녕하십니까? 불편한 진실들

장마가 몰려오고 있다. 26일엔 제5호 태풍 ‘메아리’가 전국에 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의 걱정이 많은 듯하다. 장마로 인해 전국 4천여개가 넘는 구제역 매몰지에 대한 피해가 현실로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3월 108개반 연인원 380명을 동원해 총 4199개소의 전국의 구제역 매몰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1차조사는 낙동강, 한강 지역 188개소, 2차는 전국 2572개소, 3차는 1412개소를 전수조사했다.

이중 각각 88개소, 185개소, 139개 등 총 417개소의 매몰지가 정비대상으로 선정해 보강공사를 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환경부는위험요소가 있는 417곳의 매몰지에 대해 침출수 유출 등이 우려되는 곳은 이미 대책을 마쳤다고 한다. 농림부는 장마철에 대배해 697곳에 대해 현장 정밀 재점검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구제역 매몰지는 장마철에 안전할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미경 의원이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유감스럽게도 전수조사는 그 자체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고, 심지어 축소,허위조사 의혹이 있는 사례까지 발견되었다.

전수조사 결과 허위조사 의혹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용인지역 37개소 점검표를 예로 들수가 있다. 용인지역의 매몰지 37개소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작성된 점검표의 내용을 보면 주소와 GPS 좌표만 다르고 모든 점검 항목이 동일하게 작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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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용인지역 37개 점검표, 모든 내용이 동일하게 작성되어 있다>

 

문제는 이들 동일하게 작성된 점검표를 가진 37개 매몰지가 전수조사 당시 전부 이상 없음으로 점검했으나, 이중 8개소는 언론 등에 부실 매몰지 사진 등이 공개되고 난 이후 정비대상으로 추가되었다는 점이며, 심지어 이중 3개소는 비닐이 찢겨있고,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매몰지이지만 조사때 양호한 지역이라고 분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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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수조사 당시, 양호한 지역으로 분류되어 매몰지 정비대상에서 제외된 곳> 

 

정비, 보완 대상을 축소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전수조사시 점검표에는 6곳이 '조사자 의견이 정비가 필요', 2곳은 '붕괴우려 즉시 이설 필요', 3곳은 '접근 불가로 상세한 조사 못함' 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정부의 이러한 지역을 정비, 보완대상에서 누락했다.

정부는 국회의 자료요구에 대해 제출대신 자료열람으로 맞섰다. 자료열람이 시간제한 등으로 다 확인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와같은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명박 정부는 구제역 초동대응 실패, 매몰지 부실조성에 이어, 부실한 조사를 근거로 보완, 정비계획을 세웠다. 때문에 가축매몰지 붕괴, 침출수 지하수 유출로 인한 식수원 오염 등 2차 환경피해가 실제로 우려되고 있다. 

여름 장마가 진정 걱정스러운 것도 이 때문이다. 기우이길 바래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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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코난과 라나가 살아갈 '바람과 태양의 나라'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