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구강청결제는 바이러스 확산 억제에 도움이 될까 생명건강

listerine-3584761_640.jpg » 구강청결제의 바이러스 확산 억제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연구진 “이론상 충분히 가능”

포유동물 세포 실험 분석한 결과

저알코올 제품 가시적 효과 확인

효능 판단할 임상 연구 필요 제안

 

시중에서 판매되는 구강청결제가 이론상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될 경우, 백신이 나올 때까지 전염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씻기, 마스크와 함께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생활 방역도구로서의 잠재력에 주목하자는 제안이다.

영국 카디프대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진은 최근 옥스퍼드대가 발행하는 과학저널 `펑션'(Function)에 발표한 ‘코로나19 감염에서 바이러스 지질막을 표적으로 한 구강청결제의 잠재적 역할’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시중에서 널리 사용되는 구강청결제 성분들의 바이러스 지질막 파괴 메커니즘 검토 결과를 소개했다. 구강세정제에는 소독제에 많이 쓰이는 에탄올, 클로르헥시딘, 세틸피리디늄 클로라이드, 과산화수소, 포비돈-아이오딘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질막 껍질(피막)을 뒤집어 쓰고 있는 RNA 바이러스다. 이 껍질은 원래 숙주 생물의 세포에 있는 물질이다.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RNA 복제를 마친 뒤 이를 뒤집어쓰고 세포 밖으로 다시 나온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이 껍질에 상처를 입히거나 파괴해 버리면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

비누와 소독제는 바이러스의 외피를 이루는 이 지질막을 손상시키거나 파괴하는 기능을 한다. 보건 당국이 비누나 알코올 제품으로 손을 자주 씻도록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체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관 상부, 즉 목구멍(인후)에서 매우 활발한 복제 활동을 한다. 독일 연구진은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의 목구멍에서 감염 5일 이전에 면봉 표본 1개당 최대 7억개의 바이러스 입자를 검출했다. 목구멍은 체내에서 바이러스 농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추정되는 곳 가운데 하나다. 목구멍에 있는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 대화, 호흡을 통해 쉽게 몸 밖으로 배출될 수 있다.

virus3.jpg » 과학저널 ‘펑션’에서 인용.

연구들에 따르면 알코올의 바이러스 피막 파괴력은 알코올 농도가 60~70%일 때 가장 높다. 코로나바이러스나 헤르페스바이러스 등 피막이 있는 바이러스들이면 모두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알코올 소독제는 이에 맞춰 제조된다.

따라서 입 안과 함께 목구멍도 적시는 가글링을 할 경우, 구강청결제는 이론상 바이러스 전파를 억제할 수 있다. 물론 이는 바이러스 복제가 목구멍에서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서 가능한 추론이다.

그렇다면 알코올 농도가 낮은 제품들도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을까? 구강청결제 성분은 매우 다양하다. 유럽과 미국에서 시판되는 구강청결제들엔 대개 14~27%의 에탄올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아직 이들 제품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은 거의 없다. 연구진은 대신 포유동물 세포에 대한 효과를 살펴본 연구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부 저알코올 제품의 경우, 이론상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껍질을 파괴하거나 활동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추정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추론이며 구강청결제의 실제 효과를 판단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구강청결제는 몇분간 입 안에서 가글링을 할 경우 일부 미생물을 제거할 수는 있으나 코로나19 감염 차단이나 억제와 관련해선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구강청결제의 효과는 연구가 필요한 주요 임상 분야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출처

논문 보기


TAG

Leave Comments


profile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광고, 비속어, 욕설 등이 포함된 댓글 등은 사양합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