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6 성명서] 지리산을 선거에 팔아먹지 마라! 지리산케이블카백지화

지리산을 선거에 팔아먹지 마라!

 

입춘, 우수가 지나니 곳곳에 봄빛이 가득하다.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의 끝자락, 지리산국립공원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반달가슴곰이 기지개를 켜고, 생강나무가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고, 성질 급한 산개구리가 양지바른 웅덩이에 알을 낳았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민족의 영산이다, 어머니산이다, 제1호 국립공원이다, 생명.평화.공동체적 삶의 원형이 남아있는 곳이다 등 여러 수식어를 붙여 지리산을 말한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울 때 지리산을 찾아 능선을 거닐며 힘을 얻었다고들 한다. 진실로 우리에게 지리산이 존재한다는 건 큰 축복이다.

 

그런데 최근, 몇몇 정치인들이 또다시 지리산을 흔들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19일 경남 산청군청을 방문해 ‘지리산 케이블카를 영남과 호남에 1곳씩 설치하는 것을 환경부와 협의하겠다. 환경부가 영호남 2곳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하면, 6월 지방선거 이후에 산청과 함양 중 경남의 적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지난 21일 윤성규 장관은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민주당)과 통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끼리 합의를 통해 호남과 영남에서 1곳씩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신청하면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체 누구 맘대로 지리산 케이블카를 결정한다는 것인가! 2012년 6월 26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리산국립공원 케이블카는 지리산권 지자체가 1곳으로 조정하여 재계획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 원칙에 따르면 홍준표 지사, 이낙연 의원, 윤성규 장관 등은 안 되는 일을 들먹여 세인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실력이 없으니 허황된 언어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사람들이다. 아이들에게는 부끄럽고 창피한 어른들이다.

지리산 케이블카 논란은 지리산국립공원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훼손하고, 지리산권의 분열과 갈등만을 일으키며, 가능하지도 않은 일에 돈을 낭비하게 만드는 일로 모두를 헤어나지 못할 구렁텅이에 빠지게 한다.

 

우리는 그 어떤 이유로든 지리산 케이블카가 거론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지금 이 시점에 지리산 케이블카를 말하는 것은 오직 표만을 의식한, 여전히 국민들을 표로만 보는 행위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인들이여, 제발 지리산을 선거에 팔아먹지 말라!

세상이 온갖 시끄러운 일들로 갈등하고 분노하는 시간에도 지리산은 흔들림 없이 모든 생명체를 품어 준다. 뭇 생명을 품어주는 지리산이 있으니 올해도 우리는 큰 욕심 없이 협동하며 살아가리라.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지리산종교연대.진주환경연합

물어보기 : 최세현 대표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 016-850-4858

홍현두 대표 (지리산종교연대) 010-6362-6797

윤주옥 협동처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011-9898-6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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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윤주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