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과 자족의 수행, 그 끝은? 오종천의 요가 교실

요가수련원리는?/오종천의 요가 교실 2

 

 

요가수련은 자신에게 맞는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자신에게 맞는 적정한 수준 이상의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나름대로 판단해서 특정 매체를 무작정 따라 하거나 흉내 내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또 에어로빅이나 스트레칭, 수영이나 헬스 등 일반운동은 요가의 철학과 수련원리가 서로 다르므로, 막연히 같다거나 유사한 것으로 단정해버리는 편견에 사로잡혀서도 안 된다. 요가의 수련 원리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보자.
 
 우선 ‘점진적 확장의 원리’이다.  요가수련이 단순히 신체적 균형을 회복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을 예정하지 않는다. 수련단계를 높여 가면서 신체적 균형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의 진정한 결합을 이루며, 나아가서 ‘나’ 아닌 것, 타인을 포함한 우주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을 꾀한다. 궁극적으로는  ‘나’도 아니고 ‘나’ 아닌 것도 아닌 절대자와 하나가 되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경지에 이를 것을 예정하고 있다. 나는 이것을 요가수련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인식의 범위를 점차 ‘나’ 자신으로부터 ‘나’ 아닌 것을 거쳐, ‘나’도 아니고 ‘타’도 아닌 ‘절대자’로 까지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방향성에 의한  ‘점진적 확장의 원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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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는 ‘삼위일체의 원리’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닌 까닭에 육체와 정신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일정한 한계를 갖는다. 몸과 마음이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운동과 호흡과 의식은 요가수련의 어느 단계에서나 유기적 일체성을 띠고 상호작용 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어떤 한 가지 자세(Asana)를 수련한다고 할 때, 거기에는 호흡과 의식(마음작용)이 유기적 일체성을 띠고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그 자세 모양에 따른 구조적 효과로서, 그 자세가 요구하는 특정한 신체부위로 생체에너지를 보내거나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식작용이 없이 그러한 것들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또 운동법을 수련하면서 닦은 호흡과 의식(구체적으로 집중과 제감)수련이 장차 더 깊은 호흡이나 명상을 수련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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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는 ‘멈춤(止)의 원리’이다. 요가의 운동법에는 공간이동이 없다. 움직이는 것에 대한 멈춤이라고 할 수 있고, 호흡법에서는 멈추는 숨을 가장 중요시한다. 명상법은 밖으로 향한 감각으로 인한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마음작용을 멈추게 하여, 그것으로부터 초월하려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 외에도 식사법에는 음식을 먹는 것을 멈추는 단식법이 있고, 고대 요가수행자들은 고행의 수단으로 잠자는 것을 멈추는 철야수행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한다. 고대로부터 요가수행자들은 마음작용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감각적 욕망에 의한 모든 것을 멈추게 하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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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는 ‘대칭적 전환의 원리’이다. 요가수련은 현재의 불균형을 대칭적으로 뒤집어 균형을 회복하려 한다. 인간의 직업적,습관적 치우침으로 인해 형성되고 굳어진 신체적인 불균형을 찾아내어 그것을 대칭적으로 뒤집어 주는 자세를 규칙적,반복적으로 수련한다. 호흡은 인간의 신체의 활동과 생명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치며 상호작용을 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복식호흡을 하다가 점차 호흡이 짧아져 가슴으로 하는 흉식호흡을 하거나, 심한 경우 호흡이 쇄골에도 미치지 못하여 헐떡이는 호흡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흉식호흡을 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호흡이 짧은 쪽으로 치우쳐 있는 상태가 불균형이라는데 있다. 사람이 호흡을 항상 깊게만 할 수는 없고,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사람이 빨리 뛸 때와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잘 때 모두 안정되고 깊은 호흡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요가의 호흡법은 이러한 경우에 위로 치우쳐 있는 호흡을 대칭적으로 뒤집어 배꼽 아래까지 끌어내리는 깊은 호흡을 수련해 호흡의 균형을 회복시킨다. 일시적으로 짧은 호흡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따라 최대한 안정되고 깊은 호흡을 할 수 있고, 빠른 시간에 호흡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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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번째는 ‘긴장과 이완의 원리’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긴장의 연속이라면, 요가는 이완이고 휴식이다. 일상생활 가운데 불가피하게 발생한 치우침을 바로 잡아 균형을 찾아준다는 의미에서 요가수련을 휴식이라고 한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긴장이라면, 요가수련은 이완이 되는 대칭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 또 요가수련을 시작하거나 마칠 때 하는 이른바 ‘이완법’은 그 시간의 다른 수련들에 대하여 긴장과 이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완법을 할 때에도 이완을 정확하게 느끼기 위해서 먼저 긴장을 느껴보도록 한다. 이때 의식적으로 만들어진 긴장은 이완상태를 비춰보는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운동법(아사나)을 수련할 때도 하나의 자세를 끝내는 사이사이에 이완자세를 취하여, 휴식을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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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번째는 ‘자족의 원리’이다. 요가의 운동은 호흡과 유기적 일체성을 이룬다. 모든 호흡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천천히 느리게, 고르고 일정하게, 가늘고 길게, 부드럽고 깊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는 “호흡의 일반원칙”이라 할 수 있다. 요가의 운동은 호흡과 유기적 일체성을 띠면서 천천히 부드럽게, 조금씩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결코 무리하거나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 급하게 서두르거나 욕심이 앞서 무리하게 되면 현재의 치우침을 바로잡기 위해 또 다른 새로운 치우침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에 어떤 불균형이 들어날 때에는 이미 상당한 시간동안의 치우침이 누적된 결과이거나 외부의 충격에 의한 경우일 것이다. 그것을 수술 같은 어떤 극단적인 처방에 의하지 않고, 요가수련을 통해 바로 잡으려면 거기에 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요가자세의 구조적 효과는 그 자세를 유지하는 시간과 횟수에 따라 어느 정도까지 비례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요가수련은 시간을 두고 규칙적인 반복을 통해 천천히 조금씩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요가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느끼고 통제하며 이끌어가는 수련이고,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체험이기 때문에 ‘나’ 아닌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해서나 기록 갱신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와 비교해야 할 이유도 없고,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요가수련은 오로지 자신만을 기준으로 예전보다 얼마나 좋아졌고, 나아지고 있는가를 느끼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 바로 스스로의 만족(자족)인 것이다.

 

글 오종천(대한요가연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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