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두 재미과학자의 분투-안수명 천안함

<편집자 주>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보고서는 그동안 숱한 의혹과 논쟁의 대상이 됐다.최근에 이르러서는 시대착오적 사상검증의 잣대로 악용되고 있다. 두 재미 한국인 과학자인 안수명·김광섭 박사의 문제제기는 또 하나의 논쟁을 추가하자는 게 아니다. 그건  물질분석 열역학의 화공학에 기초한 것이고, 전기·컴퓨터 공학이라는 과학과 잠수함전 유도무기 등 군사기술에 입각한 본격적인 검증 작업이다. 

‘에클스 보고서’ 찾은 안수명 박사

기뢰도 배제 못해…어뢰 공격설이 맞을 확률 0.0000001%

미 조사단장 에클스 제독이 내린 결론은  합조단 보고서와 미묘한 온도차
바닷속 섬 주변엔 소음 많아 어뢰의 음향탐지 표적 식별은 더더욱 불가능

안수명 박사는 천안함 사건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말한 북한의 범행을 입증할 압도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박사는 대잠수함전에 관한 한 국제적으로 공인된 전문가다. 그가 설립한 회사 안테크는 미 국방부와의 계약에 따라 1급 비밀로 분류된 대잠수함전에 관한 1천여건의 기술적 논문·보고서를 작성해 왔다. 그는 이런 전문성을 바탕으로 합조단의 결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천안함 합동조사단은 북한의 잠수정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논증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의문과 판단을 <북한 잠수함이 남한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라는 보고서(소책자 및 전자책(e) 형태로 2월 출간. www.ahnpub.com에서 구입 가능)에 담았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1년여 전인 20116월부터 변호사를 통해 미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미 해군의 관련자료 공개를 요구해왔다.

 

 해상 조건상 기뢰가 안 된다면 어뢰도 안 돼

 안 박사가 지난해 6월 미 해군당국에 공개를 요청한 문건은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토머스 에클스 제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의 활동을 거의 망라한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의 정보공개 담당 부서는 지난 5월 초 처음으로 에클스 제독의 보고서를, 그리고 611일에는 또다른 다국적정보지원팀의 보고서만을 보내왔다.

 처음으로 공개된 이 에클스 보고서에 대해 안 박사가 제기하는 의문은 에클스 제독이 내린 결론(요약)이 천안함 합조단의 중간보고서(최종보고서도 동일)의 결론과 다르다는 것이다. 합조단 보고서는 천안함은 북한의 잠수함이 쏜 CHT-02D라는 어뢰에 의하여 침몰되었다고 단정했다. 이에 반해 에클스의 보고서는 어뢰가 유력(most likely a torpedo)” “가능성으로 그러나 매우 낮지만, 계류기뢰(Possibly, but very unlikely, a moored mine)”라고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안 박사에 따르면 에클스는 자신이 서명한 합조단 보고서와는 달리 여기선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보고서가 천안함이 북한 CHT-02D 어뢰에 의해 침몰됐다는 결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안 박사가 에클스 제독이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데 의미를 두는 건 나름 이유가 있다. 우선 합조단 최종보고서(79)를 보면 계류기뢰 운용 시 3~5노트(Kts)의 빠른 유속, 4m 이상의 조수간만의 차, 47m의 수심 등은 큰 장애요소로 작용하며, 또한 사건 당일 천안함이 불규칙 항로를 유지하면서 사건 발생 이전까지 동일지점을 10회 이상 항해했음에도 이상이 없었다고 돼 있다. 계류기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안 박사에 따르면 백령도 인근 해상의 조건으로 보건대 기뢰가 아니라면, 그건 어뢰에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또 거꾸로 어뢰라고 하는데 왜 기뢰는 안 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윤덕용 합조단장은 2010526<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뢰 잔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발표 내용은 달랐을 것인가라고 묻자 기뢰 가능성을 완벽하게 배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뢰는 어뢰와 거의 같은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윤 단장은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한 이유를 그런 상황에서 (북한) 군인들이 기뢰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기뢰가 존재한다고 있다면 얘기는 다르다. 합조단의 보고서(88)77년 국방과학연구소와 제일정밀공업 등이 육상조종기뢰(MK-6 폭뢰)를 설치했으며, 그 뒤 어민들의 요구로 2008년에 ○○발을 회수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아직도 기뢰가 남아 있다는 걸 시인한 것이다. 게다가 보고서(87)에는 육상조종기뢰를 설치한 제일정밀공업의 기술자들은 기뢰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국방과학연구소 폭발물 전문가들이 그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서 배제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안 박사는 아직 남아 있는 2차대전 때의 기뢰도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합조단은 보고서에서 MK-6 폭뢰는 폭발되더라도 폭약량이 작아(136) 47m의 깊은 수심에서는 선체를 절단시킬 수 있는 폭발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쪽 전문가들은 천안함 하부의 동축 샤프트에 그물이 걸려 있듯이 천안함이 그물과 함께 이 해저에 있던 기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어뢰가 천안함 하부 6~9m에서 폭발하듯이 천안함에 아주 근접해 기뢰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뢰의 공격 성공률? 현실과는 거리 있다

 안 박사는 인간에겐 오감이 있지만 어뢰는 음파와 자기장이라는 두개의 센서에만 의존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바닷속이라는 조건에서는 음향의 특성상 탐지가 매우 어렵다. 음파는 물속에선 에너지를 뺏긴다. 이 때문에 전달거리가 짧아진다. 또 수중의 온도차에 의한 층 음파를 아래로 굴절시키거나 수면으로 반사시킨다. 바닷속에는 각종 선박의 소리, 파도나 조류 소리, 고래·새우 등 수중생물의 소리가 혼재한다. 인근에 섬이 있는 경우 해류의 흐름은 더욱 복잡하다. 백령도와 같은 서해 인근 해상의 조건에서는 탐지음파 대 소음의 차이(Signal to Noise ratio)를 모르기에 음향에 수중탐지나 추적은 거의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 당시 인근의 속초함은 레이더상의 새떼를 북한 전투기로 오인해 발사했다. 물속에선 표적을 식별할 확률이 그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안 박사는 흔히 2차대전 당시 독일 U보트가 영국 해협에서 연합군 쪽 상선을 공격하는 것을 영화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어뢰의 공격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착각하는데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천안함이 두동강 난 것은 천안함 하저 3~6m(수심 6~9m), 가스터빈실 아래(프레임 75), 천안함 중앙(용골) 부근 약 3m 지점에서 어뢰가 버블제트 폭발을 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천안함 선폭(가로)10m, 어뢰의 속도를 30노트로 보면 초당 15.3m. 어뢰가 천안함 선체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약 0.6초인 셈이다. 그 순간에 합조단이 파악한 버블 지점을 찾아가 터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해바다라는 현실의 조건과 잠수정의 공격능력, 어뢰가 목표물을 탐지해 찾아가는 음향신호 처리의 관점에서 보면 그 확률은 소수점이 얼마가 되든 0.0000001% 수준으로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안수명(69). 서울대 전기과, 조지아테크 석사, 버클리대학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 거주. 30년 경력의 대잠수함전 전문가. 록히드와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미국 군수산업체에서 순항미사일 등 유도무기 개발에 참여했으며, 1984년 미국 국방부 비밀취급허가를 받은 안테크(www.ahntech.com)를 설립해 대잠수함전 프로젝트 관련 1천여건의 기술보고서 작성. 잠수함과 어뢰 등 유도무기 분야의 최고 전문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전기전자학회와 항공우주학회 두 단체의 정회원으로 선출됨. 

<기고> 안수명-나는 왜 미 해군에 천안함 자료의 공개를 요구했는가


한겨레  2012.06.23 본지 3면  5판 3196자  강태호



    나는
1995년에 크루즈(순항) 미사일의 항법과 유도법의 개발과 응용으로 전기전자 학회” (IEEE)의 회원으로 선출됐다. 2004년에는 같은 공로로 미우주항공협회(AIAA)의 회원으로 선출됐다.

  19452차대전이 끝나고 미국 연방정부의 대 잠수함전(ASW)의 예산은 1990년대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1984년에 내가 설립한 회사인 안테크는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잠수함전의 능력을 향상시키 위해 연구했다. 안테크는 1,000여편의 기술적 논문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보고서의 상당수가 미 해군을 위한 대잠수함전에 대한 것이며 1급 비밀(Top Secret)로 분류됐다. 나와 함께 일하던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엔지니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

 천안함과 음향처리

 20106월 어느 날 나의 친한 친구가 오랫만에 전화를 했다. 그는 조금 흥분해 있었다. “그동안 잘지냈어?”

, 무슨일로 전화를 걸었어?”

적의 잠수함이 물속에서 어뢰를 쏘아서 움직이는 해상 선박을 침몰시켰대. 믿어?”

증거를 보아야지.”

 30여년 전에 그와의 일들이 떠올랐다. 그는 거짓말을 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평화주의자였다. 한번은 나의 얼굴에 거의 침을 뱉었다. “안수명, 너는 개자식이야. 나는 나의 아이들을 먹여 살리느라고 여기서 무기를 만드는 일을 해. 너는 좋아서 너의 열정을 다하여, 사람 죽이는 무기를 만드는 일에 적극적이야.”

내가 반박했다. “, 너 몇번 파면 당할뻔 했어? 누가 도와줬어?” 그는 아주 흥분했다. “나 참 더러워서. 너 같은 자식의 도움을 받으니.”

그는 아주 뛰어난 공학도이자 수학자 였다. 나와 그는 대잠수함전에 같이 일하였다. 천안함 사건이 나고 내가 진실을 알려고 했을 때, 나는 그의 의견을 물었다.

  그는 수중음향 신호처리는 하느님의 섭리로 인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고 나도 동의 했다. “물속에서는 발각될 염려가 없으니 거기서 연애하면 되겠다”. 우리는 같이 낄낄 웃었다. 나는 수중의 잠수함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공중으로 쏘고 그 크루즈 미사일에서 음향탐지장치(Sono Buoy)를 떨어뜨려 수중음향 신호처리의 필요성을 극소화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그러자 나에게는 자유재량으로 쓸 수 있는 연구비가 들어 왔다. 그는 너같은 무신론자가 하느님의 섭리를 팔아 돈을 타냈다며 나를 비꼬았다.“. 더럽다. 너는 갈보야.”. “그래 그치만 나는 너에게 봉급을 준다. 나는 비싼 갈보야. 그리고 너는 갈보의 돈으로 먹고 살아.”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이 내놓은 조사결과에는 미스테리가 있다. 바로 이 수중음향 신호처리의 어려움이다. 합조단은 이 미스테리에 아무런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내가 공학적·수학적으로 수중음향 처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면 믿지를 않고 과학적 소양이 없는 빨갱이란다. 그래서 나는 미국 정보공개법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정보를 요구했다.

 o 어뢰가 추적되었는지 여부, 또는 그에 관련된 모든 서류.

 o 북한 잠수함이 추적되었는지 여부, 또는 그에 관련된 모든 서류.

 o 에클스 제독과 모든 미국 전문가들의 역할, 또는 그에 관련된 모든 서류.

 o 73명의 전문가들의 일반 자격과 특히 대잠수함전의 자격, 또는 그에 관련된 모든 서류.

 o 조사단 분과 및 하위 분과를 포함한 일체의 조직들이 대잠수함전의 과학적 조사방법에 의거해 조사하였는지 여부 또는 그에 관련된 모든 서류.

 o 합조단의 결론에 동의하게 한, 에클스 제독이 만들어 냈거나, 의거한 그에 관련된 모든 서류.

  이 말을 들은 그는 안수명, 네가 잠수함에 대하여 이야기 하면 전 세계가 듣는데, 그 자격 없는 에클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변호사에게 돈을 쓴단 말인가? 이 바보야

 나는 반박했다. “, 너는 몰라. 왜냐하면 너는 흰둥이고 나는 노랗기 때문이야. 자격있는 노랑이 보다 자격없는 흰둥이 말이 더 먹혀들어가.”

 
  ▶그래도 한 동족인데

  나는 천안함 사건 뒤 나온 민군 합조단의 보고서를 읽었다. 두번 세번 네번,,,.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문헌을 읽었다. 미국 정보공개법에 의거해 천안함 사건의 정보를 요청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 그래도 한 동족인데. 굶주리는 동족에게 46명의 젊은이들을 죽였다고 과학적 증거없이 증오를 일으키다니. 유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을까? 더 굶으라고 경제 제재를 더 하고. 동족이 아니라도, 못할 일을. 천륜을 어기는 자백을 강요하고. 사람들 앞에서 우는 연기를 하고. 토머스 에클스 제독 (미국 조사단 단장) 같은 자격 없는 미군을 하느님 같이 여기고.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니까 우리국민은 과학적 소양이 없어라고 몰아붙이고,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 연구원) 명예교수가 내 여덟살 된 손자가 하는 더하기를 못하고. ”

 합조단은 천안함이 침몰한 시각을 여러번 바꾸었다. 2010326일 밤 945분에서 930분으로, 다시 925분으로, 또다시 922분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에클스 제독의 보고서는 시각이 바뀌지 않는다. 보고서는 2010324일에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돼 있다. 미국과의 시차를 감안해도 틀린 것이다. 8살된 손자도 326일과 324일의 차이를 안다.

 어디서 천안함이 침몰되었나?

 합조단은 천안함이 침몰한 장소를 여러번 바꾸었다. 이것을 변명하느라고 애를 많이 썼다. 에클스는 그의 보고서에서 백령도 인근이라고 했다. 합조단이 배워야할지 모른다.

 합조단보고서는 천안함은 북한의 잠수함이 쏜 CHT-02D라는 어뢰에 의하여 침몰됐다고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에클스는 그의 보고서에서 북한의 책임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는 보고서에서 기뢰의 가망성을 배제 않았다. 따라서 북한의 책임이라고 얘기 할수 없고 실제로 안했다.

 피의자는 자백을 강요당하지 않는다. 자백은 고문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고문은 천륜의 배반이다. 피의자는 자기의 무죄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 검사가 피의자의 유죄를 증명하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자백하지 않으니 내가 슬퍼집니다.” 하고 수건으로 눈을 비비며, 공개석상에서 울었다. 한국 최우수 배우상을 탈뻔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다. 피의자는 자기를 기소하는 모든 증인을 대면하고 모든 증거를 조사할 권리가 있다. 북한은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피의자의 당연한 권리다.

 나는 내 8살된 손자가 더하기를 계산기 없이 하는 것을 보았다. 합조단 단장인 윤덕용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문가 73명이 입증해도 믿지 못한다니.” 그러나 에클스는 그의 보고서에서 미국은 자신을 포함하여 14명의 전문가를 파견했다고 기술했다. 따라서 에클스에 의하면 합조단원은 총72명이고 윤덕용 교수에 의하면 총 73명이다. 합조단의 조직표는 보고서 41쪽에 있다. 4개의 팀이 있다. 그러나 본문에는 7개의 팀이 있다. 합조단은 올바로 작동하는 계산기가 필요하다.

 1970년 초, 나를 가르치던 쥬어리 교수가 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나는 아직도 모른다. “ 수명, 학생이 자네에게 잘못 가르쳤다고 말하면, 자네는 학생이 잘못 배웠다고 할건가?” 그러나 윤덕용 교수의 대답은 명확하다. “전문가 73명이 입증해도 못 믿는 우리 사회. 편견과 과학적 사실을 구분 못하는 건 교육 부족 탓그 자신이 교육자였는데.

  ▶천안함과 미국 정보자유법

 

 나는 천안함의 진실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같이 일하던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엔지니어들과 토론을 했다. 2011년 초이다. 합조단의 보고서가 진실을 말하는가? 모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반대편에 섰다. “아니다라고 말하려면 증거를 대.” 거기엔 잠수함과 어뢰의 탐지와 추적에 대해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그들은 말했다.

난 또 반대 입장에 섰다. “그건 군사 비밀이야.”

안수명, 너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 네가 1980년에 발표한 보고서는 비밀이 아니었어. 안수명, 너는 윤덕용 교수를 잘알지.” 내가 수세에 몰렸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 세상에, 현재 잠수함과 어뢰의 탐지와 추적에 관한 전문가가 별로 없다는 것이야. 합조단의 보고서를 봐. 73명의 전문가가 조사했다고 하지만 문제는 전문가의 자격이야. 합조단의 보고서는 전문가의 자격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야 너 갑자기 왜 여기에 시간과 돈을 쓰는거야? 네 조국이 한국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증명하고 싶어?” 한 방 얻어 맞었다. 침묵이 흘렀다. 내가 말했다.

좋아. 나의 목적은 어떻게 천안함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건가야. 합조단이 과학적인 증거 없이 같은 인간에게 증오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안수명, 너는 솔직할 필요가 있어. 합조단이 과학적인 증거없이 같은 인간에게 증오를 일으키고 있다고 네가 생각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지금도 창조론을 믿는 사람들이 있어. 지금도 천동설을 믿는 사람들이 있어. 진실은 보는 사람의 눈에 있어. 문제는 이 세상에 이것을 알려야 해.”

 나는 미국 정보공개법에 대해 얘기다. 내 회사 안테크는 자주 미국 정보공개법에 의거해 미국 정부에 정보를 요구해 왔다. 특히 우리 경쟁 회사가 미 정부와 맺은 계약의 재정 상태를 알려고 할 때 그렇다. 그건 너무 일상적인 일이기에, 보통 변호사 없이, 우리가 직접한다. 때론 변호사를 쓰지만 정치적인 인맥이 요구되면 아주 비쌀 때가 있다.

 미국 정보공개법에는 내가 왜 이러한 정보를 요구하는가를 설명할 필요가 없어. 정부가 안주려면, 왜 안주는가를 나에게 설명하여야 해.”

 이녀석이 돈이 많아. 너 변호사 가 얼마나 비싼지 알아?” “안수명, 너는 이세상이 신뢰하는 전문가. 특히 잠수함, 크루즈 미사일 등등에서. 네가 이야기 하면 세상이 들어.”

 글쎄. 남한에서는 보수주의자나 진보주의자나 이마에 보수 혹은 진보를 써붙여 다니고 싶어하는 거 같아. 그런데 써붙여 다니자니 불편하니까. 질문을 해 합조단의 보고서를 믿소?’ 답이 아니오이면 헌법 재판소 재판관도 못해. 내가 천안함에 대해 이야기 하면, 과학적 소양이 없는 빨갱이라고 해. 과학적 소양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따지면서도 미국 것은 전부 믿어.”

희한하군. 미국 것이면 믿는다고?”

그래 나는 한국인이야. 인종 차별은 사실 같은 인종끼리 더해.”

그래서 나는 미국 정보공개법에 따라서 미국쪽의 견해를 알고 싶은거야

 앞서 말했듯이 20116월에 나는 변호사를 통해 미국이 관련된 천안함 사건 조사의 일체 서류를 요구하였다.

  그 과정에서 겪었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이야기는 길고 길다.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두번의 공식 이의제기가 있고 판사가 미 해군당국을 질책하자 미 해군은 어처구니 없는 변명을 보내왔다. 현재 미 해군의 얘기도 서로 다르다. 한쪽은 에클스 제독의 이 메일에 내가 요구하는 정보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한쪽은 내가 요구하는 정보가 존재하는지 존재 안하는지조차 이야기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확실하다. 에클스 제독은 보고서에서 천안함이 2010324(326일이 아닌) 침몰 되었단다, 그리고 73명이 아닌 72명이 조사하였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클스 제독은 기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따라서 북한이 천안함의 침몰에 책임이 있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물론 에클스 제독은 합조단의 보고서에 서명한 것을 설명해야 한다.

 H6s강태호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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