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실리카 유리, 차세대 저장장치가 될까 기술IT

micro.jpg » 영화 슈퍼맨이 저장된, 찻잔 받침대 크기의 네모 유리판.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슈퍼맨 영화 저장-재생 성공

2mm 두께 찻잔 받침대 크기에 75.6GB 담아

레이저로 유리 구조 바꿔 내구성 크게 높여


 현재의 데이터 저장장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저장장치 후보에 유리가 추가됐다. 유리의 활용 방안을 연구해온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실리카'(Project Silica) 첫 성과물이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4일 열린 2019년 이그나이트(Microsoft Ignite) 행사에서 워너브러더스의 1978년 영화 `슈퍼맨'을 한 장의 유리판에 저장하고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75.6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저장한 이 유리판은 가로, 세로 각 7.5cm에 두께는 2mm인 정사각형이다.

micro4.jpg » 영화 ‘슈퍼맨’ 영상을 담은 필름 릴 4개와 유리 저장장치.

 이 기술은 초고속 레이저 광학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것으로, 유리판에 픽셀의 3차원 버전인 복셀(Voxel)을 사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해 저장한 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데이터를 읽어내는 방식이다. 특히 데이터를 표면에 기록하는 기존 저장장치와 달리 유리판 안에 저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2mm 두께 유리판에 100층 이상의 복셀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나노미터 높이의 빙산을 여러 겹 쌓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저장장치보다 훨씬 오랜 기간 안전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하드디스크나 자기테이프 등은 저장 수명이 10년을 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워너브러더스는 현재 3년에 한 번씩 저장장치를 옮기고 있으며, 이런 불편과 불안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에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micro3.jpg » 레이저를 이용해 데이터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프로젝트 실리카'는 라식 수술에서 주로 사용하는 펨토초 레이저로 유리의 구조를 바꿔 끓는 물이나 전자렌지, 오븐과 같은 고열, 고온 환경은 물론 다른 악조건에서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500도 오븐에서도 견뎌냈으며, 철수세미로 문질러도 끄떡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특히 데이터 보존을 위해 저장 장치를 냉각하거나 습기를 제거할 필요가 없어 저장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유리 저장장치의 보존 기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영국 마이크로소프트캠브리지연구소 부소장 앤트 로스트론은 "우리는 50년, 100년, 나아가 최대 1000년 동안 저장할 수 있는 장치를 원한다”고 말했다.

micro2.jpg » 내구성 확인을 위해 끓는 물에 유리 저장장치를 넣는 모습.

2017년 프로젝트 추진 사실을 처음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에 `슈퍼맨' 저장-재생에 성공함으로써 개념증명 단계를 통과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유리 저장장치가 이론 단계를 지나 실용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뜻한다. 그러나 당장 제품화가 진행되는 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상용화를 위해 데이터를 쓰고 읽을 수 있는 속도와 밀도를 훨씬 더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터를 읽고 기록하는 장비도 표준화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음 목표는 DNA 저장장치 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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