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효소는 섬진강도 춤추게 한다_ 4월14일 돋을볕오미자계 마무리모임 후기 울타리없는텃밭

'울타리없는텃밭’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회원들간의 계모임이다. 돋을볕오미자계는 오미자효소를, 된장계는 된장을, 김장계는 김장김치를 공동으로 준비하고 만들고 나눠먹는다. 여러 계모임 중 가장 오래되고(4년이나 됨)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는 계는 돋을볕오미자계다. 돋을볕오미자계가 매 기마다 성황리에 시작하여 기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돋을볕이란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돋을볕이란 해가 솟아오를 때의 햇볕을 말한다.

돋을볕오미자계(이하 오미자계)가 오미자효소를 만들어내는 일은 쉽고도 어렵다. 오미자계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니,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도 척척해낸다. 공동으로 기획하는 일이니 시기를 놓쳐 낭패 보는 일도 적다.

그러나 안전하고 좋은 생오미자를 구하는 일부터, 무거운 항아리를 옮기고, 오미자효소와 오미자술을 한 방울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있는 짜다보면 손아귀가 얼얼해지고 어깨가 아파온다. 머리가 띵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함께 하는 걸까!

함께하는 즐거움 때문이다. 오미자효소를 담그고 거르고 나누는 날, 사람들의 표정과 오가는 말에 묻어나는 따뜻함은 서로를 평화롭고 행복하게 한다. 먼 거리를 마다않고 달려오는 계원들을 볼 때면 ‘우리’라는 생각이 솔솔 싹트고, 그래서 기분도 좋아진다.

오미자계는 백두대간자락에서 자란 무농약 생오미자, 공정무역 유기농 설탕, 항아리, 섬진강 바람, 지리산과 백운산의 기운, 계원들의 정성 등 우리 나름대로는 맛도, 질도, 빛깔도, 향기도 모두 최고라 자부한다. 누구에게 평가받지 않은 우리만의 기준이지만 오미자효소와 오미자술을 마실 때마다 ‘우리’라는 든든함이 있어 더 맛있는 듯하다.

2013년 4월 14일, 4기(2012년~2013년) 오미자계를 마무리했다. 오미자효소 항아리가 있는 박두규 계원 집에 서울, 목포, 밀양, 광주, 곡성, 구례 등 전국에 사는 계원들이 모이고, 오미자효소와의 인연, 오미자효소 효과에 대한 칭송이 이어지며, 섬진강이 너울너울 춤을 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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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 오미자계가 진행된 섬진강가 박두규 계원 집

4기 오미자계 경과와 결산 보고를 한 후 ‘4기 노작상’이 발표됐다. 4기 노작상 후보 ‘민종덕 계원, 김민정 계원, 정희옥 계원’ 중 정희옥 계원에게 오미자계에서 마련한 예쁜 물통이 전달됐다. 물통에 오미자효소를 담아 먹으면 맛있겠다는 말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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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기 노작상을 받은 정희옥 계원

인사와 회의를 한 후 오미자계 마무리 날 노작이 시작되었다. 사진을 찍고, 공정무역 유기농 설탕을 나누고, 오미자술을 걸러 술병에 담고, 오미자효소를 페트병에 담고, 항아리를 씻고, 택배 포장 준비를 하고, 정신없는 일들이 착착 잘 진행되었다. 노작 열기로 더워진 집안을 섬진강 바람이 식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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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자효소를 담그고 남은 유기농 설탕은 마무리 날 참석 계원들에게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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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트병 나르기에 열중인 송정우 계원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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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자술과 건더기 분리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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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아리에서 페트병으로 옮겨지는 오미자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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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하지 못한 계원들에게 발송하기 위해 포장되고 있는 오미자효소

4월 14일 오미자계가 열리던 날, 모르긴 몰라도 섬진강은 웃고 있었을 것이다. 섬진강가에서 벌어진 소박하고 따뜻한 모임에 섬진강도 행복한 하루였을 것이다. 오미자계도 섬진강이 옆에 있으니 맑고 깊어지는 듯 했다.

오미자계는 해마다 8월쯤 계원을 모은다. 9월말에서 10월초 어느 날 오미자효소를 담그고, 한 달 정도 저어준 후 다음 해 1월 중순 오미자효소와 건더기를 분리한다. 오미자계는 1월 중순 분리한 오미자효소를 3개월 숙성시킨 4월 중순 나누면서 마무리한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회원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효소가 만들어지는 동안 노동에 참여한 계원에서는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답으로 감사를 전한다.

오미자효소는 목이 아플 때, 감기에 걸렸을 때, 여름철 기운이 없을 때, 세상사가 힘들고 귀찮아질 때 알게 모르게 힘을 주는 마실거리이다. 오미자효소에 관심 있는 회원님은 똑똑똑 문을 두드리면 된다.

글_ 윤주옥 사무처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진_ 허명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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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 윤주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