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한국무기 타진하던 일본, 독도 갈등으로 미국으로 선회 국제안보

 

 

한일 간에 군사협정 체결이 추진되던 올해 초. 일본은 중국의 센카쿠 열도에 대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상륙돌격장갑차(KAAV) 도입을 강력히 추진하다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도입선을 미국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에 정통한 정부관계자는 기자에게 “일본은 재작년에 중국과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겪은 이후 한국 해병대의 주력인 상륙돌격장갑차를 도입하는데 큰 관심을 갖고, 우리 측에 판매여부를 타진해 왔다”고 밝혔다.

일본이 이 같은 구매 의사를 돌연 한국에 전달한 이유는 작년 1월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국방예산 감축안을 발표하면서 차기상륙장갑차(EFV)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더 이상 미국이 신형 상륙장갑차를 생산하지 않게 됨으로써 일본 자위대는 삼성테크윈(주)이 해병대에 납품한 한국형상륙장갑차가 가장 적합한 대상 기종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도 무기거래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논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방위성 관계자가 직접 우리 업체에 와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등 거래 일보직전까지 갔었다”고 전했다.

물론 이러한 논의가 있었다고 해서 한국군의 핵심 무기체계가 일본 자위대에 공급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올해 6월까지 한일 관계는 마치 군사동맹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급속한 접근이 이루어졌고, 한미일의 군사협력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군사협정 체결까지 예견된 한일 군사협력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일본 자위대가 한국무기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욱이 일본은 지난해에 ‘무기수출 3원칙’을 완화한다고 발표하면서 “앞으로 한국, 호주에 무기를 수출하겠다”고 공언까지 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선제적으로 한국무기를 도입하게 되면 향후 자신들의 한국에 대한 무기판매의 명분도 확보한다는 이점도 있을 뿐만 아니라, 무기를 교류한다는 것은 준군사동맹으로 가는 중요한 전략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군사협력의 분위기는 7월 초에 한일군사협정이 무산되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사퇴하는 상황으로 반전되었고, 급기야 8월 초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악화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까지 우리 정부는 일본의 장갑차 구매 의사가 유효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8월 27일에 NHK는 “일본 자위대가 4대의 상륙용 장갑차를 약 30억엔(430억원)에 조달할 방침”이라며 그 대상 기종으로 “주일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AAV7 상륙장갑차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자 미국의 구형 장갑차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미국은 1980년대에 기존의 상륙장비인 LVT-7을 25mm 기관포와 40mm 유탄발사기를 장착하고 육지에도 기동이 가능한 LVT-7A1으로 개량하였고, 이름을 AAV7으로 바꾸었다. 이 장비는 1600대가 생산되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해병대가 사용하고 있고 우리 해병대도 160대 도입하여 사용해 왔다. 그러나 수십 년 된 구형 기종에다가 운용유지의 문제로 미군은 2013년까지만 사용되고 전량 도태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후속 차기 상륙돌격장갑차 생산이 취소되었기 때문에 사용기한이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일본 자위대는 러시아와 북방 4개 섬, 중국과 센카쿠 열도, 한국과 독도 문제로 한꺼번에 영토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이제껏 공격무기로 금기시되었던 상륙 전력을 과감히 도입할 예정이다. 일본이 주장하는 섬들이 침략을 당하면 이를 탈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륙 장비를 확보하면서, 여차하면 해병대도 창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에 대해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일본에 장갑차를 팔지 않게 된 것은 잘 된 일”이라는 반응이다. 독도에 야심을 드러내는 일본에 하마터면 우리가 장비를 대 줄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는 한일 군사협력으로 가면서 무엇이든 다 해줄 것처럼 일본에 신호를 보내다가, 최근에는 전례 없는 갈등을 겪는데 대해서는 어리둥절하다는 반응도 목격된다. 그것도 이명박 정부가 불과 몇 달 사이에 이랬다, 저랬다 하는데 대해서는 도무지 그 속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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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월간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 한겨레 군사사이트 <디펜스21> 전문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