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2018 인구 절벽이 온다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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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덴트 지음/청림출판/2015.1.

 

인구가 소비를 결정하고, 소비가 경제를 결정한다

 

해리 덴트는 인구구조를 토대로 소비의 흐름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투자전략을 조언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그가 지난해 낸 신간 <2018 인구 절벽이 온다>(원제: The Demographic Cliff) 역시 인구전망에 기초한 미래 예측서이자 투자전략 지침서이다.
그는 경제 흐름을 소비 흐름에서 찾는다. 그래서 소비 흐름이 개인 일생에서는 언제 어떻게 변하고, 나라 차원에서는 언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들여다보면 미래의 경제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화한 그의 경제흐름 예측은 일목요연하다. 경제가 인구 수와 소비만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지만, 사회경제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 분명한만큼 미래의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일단 그의 주장을 요약해 살펴보자.

 

개인의 소비 정점 시기는 46~47세

 

우선 그가 파악한 개인들의 소비 흐름을 살펴보자. 미국인이 소비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는 46세때다. 한국과 일본은 47세때다. 이 시기는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때이다. 일본과 한국의 소비 정점이 미국보다 1년 더 늦은 이유는 이민자가 적고 학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 부모의 기본 역할은 끝난다는 것. 이후에는 인생을 좀 더 즐기고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하는 시기다. 집안이 부유하고 학교를 더 오래 다녔다면 50대 초반에 소비 정점을 맞을 수도 있다. 미국식 생활패턴에 기반한 분석이다. 한국인들에게도 이런 소비 흐름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글쎄다. 어쨌든 참고용이니까.

cliff9-1.jpg » 인구 추이로 본 주요국 소비정점 시기. 해리 덴트

 

지금 베이비붐세대가 소비 정점기에 도달했다

 

어쨌든 그는 자신의 예측기법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1988년 소비 흐름 지표를 만든 이후, 이 지표를 가지고 호황과 불황을 예측해 왔다. 이를 통해 일본이 1989년 붕괴가 시작될 걸 알았고, 미국 경제가 2007년말 정점에 이른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의 ‘46세 소비 정점론’에 따르면, 지금 세계는 베이비붐 세대가 소비 정점에 도달한 상태다. 나라별 베이비붐세대 분포가 다르므로, 소비정점 시기는 1996~2018년 사이에 걸쳐 있다. 주요국 가운데서는 일본이 1996년에 가장 먼저 소비 정점을 맞았다. 미국은 2007년, 독일과 영국은 2013년에 정점을 맞았고, 나머지 유럽국들은 2013~2018년에 순차적으로 소비 정점을 맞는다.

 

cliff15.jpg » 47세 인구수에 기반해 작성한 소비지출 곡선. 세로축이 47세 인구수이다.

 

 한국의 소비정점 시기는 71년생이 47세가 되는 2018년

 

그는 한국이 주요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소비 정점을 맞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대비시켜 가며 설명한다. 일본에서 출생인구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49년이었다. 한국은 1971년이었다. 그는 따라서 한국은 일본보다 22년 뒤에 소비 정점을 맞는다고 역설한다. 일본이 1996년 정점을 맞았으니, 한국은 1971년생이 47세에 이르는 2018년이 소비 정점 국면이다. 그 전후 시기인 2015년에서 2020년까지는 소비가 계속 늘어가다, 2020년 이후엔 소비가 수십년간 줄어들 것이라고 그는 내다본다. 이후의 소비 흐름을 뒷받쳐줄 에코붐세대(1976~2007년 출생자)가 한국엔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2013년 정점을 쳤다

부동산 처분 지금이 마지막 기회

2019년까지 디플레이션 온다

중국 경제 따라 한국도 춤춘다

 

이 대목에서 그의 가장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등장한다. 2014~2019년 사이에 대대적인 디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부동산이다. 부동산시장은 소비 정점에 5년 가량 앞서 꺾이기 시작한다(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다). 일본의 부동산시장은 1991년에 고점을 쳤다. 한국은? 1971년생이 42살이던 2013년에 부동산시장은 이미 정점을 쳤다고 그는 주장한다.
우리가 익히 절감하고 있는 바이지만, 앞으로 한국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힐 요인은 중국이다. 이유는 중국의 상품 수출 하락 때문이다. 상품가격은 30년마다 고점을 쳐왔는데, 2008년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상품가격 하락세는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준다. 따라서 신흥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중국도 영향을 받는다. 경제에서 수출, 특히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도 큰 타격을 받는다. 한국의 GDP 대비 중국 수출 비중은 12%나 된다. 중국에서 버블이 터지면 한국은 곧바로 불황에 빠진다. 그런데 중국에서 버블이 터지는 건 시간문제다. 부동산가격이 유례없이 높아졌고, 그림자금융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지기 같은 상태에 있다. 거기에다 중국은 2025년 인구구조가 고점에 도달하고, 이는 경제를 내리막길로 이끌 것이다.
그는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는다. 버블이 터지면 모든 것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cliff10.jpg » 한 개인의 소비지출 사이클. 해리 덴트.

 

31세에 첫 집, 10년후 집 키우고 5년뒤 새단장

 

이제 좀더 자세히 들여다볼 차례다. 그의 가장 중요한 예측 잣대인 ‘인구 절벽’의 내용부터 보자. 우선 그가 파악한 일생의 소비 흐름이다. 참고로 그가 파악하는 소비 패턴은 어디까지나 미국인의 생활 패턴에 기반한 것임을 알아두자.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저축해놓는 나이는 54세, 순자산이 가장 많을 때는 64세다. 부유한 사람들은 이보다 더 늦다. 병원진료비는 58~60세에 가장 많아진다. 노후용 주택은 65세 무렵에 가장 많이 구입한다. 46~60세 사이에 여행을 많이 다닌다. 70세 이후에 소비가 늘어나는 항목은 의약품과 요양원이다.

덴트는 생산인구에 편입되는 시기를 20세, 결혼 시기를 26세, 첫아이를 낳는 시기를 28~29세, 집을 처음 사는 시기를 31세, 집을 키우는 시기를 37~41세, 집 새단장 시기를 46세로 각각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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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3세 소비의 황금기  

 

자동차에 쓰는 돈은 53세때 가장 커진다. 이 시기에 가족용이 아닌 자신이 진짜 갖고 싶은 멋진 차를 사기 때문이다. 이때 구입한 차는 아주 오래 타고 다닌다. 그 이후엔 차를 살 일이 거의 없다. 주택 구입이 절정에 이르는 39세부터 멋진 차를 구입하는 53세까지가 인생에서 소비의 고원지대를 형성하는 시기다.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집을 떠날 때 부모 나이는 46~54세가 된다. 이 무렵 집 외에 휴가용 주택 수요가 증가한다. 휴가 때 자녀와 함께 보내기 위해서다. 다만 전체의 10%에만 이런 수요가 있다. 자녀가 떠나면 여행에 초점을 맞춘다. 이때 나이는 54~60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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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에코붐세대 부상 전까진 불황 지속 

 

60세는 호텔 수요가 절정에 이를 때다. 휴가용 주택과 퇴직용 주택에 대한 2차 수요는 대체적인 퇴직연령인 63~65세에 정점에 이른다. 어떤 이는 집을 줄여 휴양지에 제2 주택을 구입하고, 어떤 이는 은퇴노인 단지에 입주한다. 마지막 종착지는 요양원이다. 요양원 수요는 84세대 정점에 달한다.
소비 흐름의 변화를 세대 차원으로 확대해 보자. 베이비부머들의 소비가 급감하는 2008년부터 2023년은 불황이 지배하는 시기이다. 에코붐세대(밀레니엄세대, 1976~2007년)에 의해 2023년부터 시작될 호황기는 그 이전보다 약하다. 과거에 비해 이민자 유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호황은 2036년까지 이어진다. 그 호황은 인도와 동남아 남미에 집중된다. 중국은 고령화로 그 정도가 약할 것이다.

 

cliff5.jpg » 한국의 향후 인구구조 흐름도. 한겨레신문 자료 이미지.

 

에코붐세대 없는 한국, 금융위기 때보다 더한 침체 시작

 

나라별로 살펴보면 어떨까? 중국은 생산인구증가율이 2015~2025년 최고점을 맞는다. 한국은 2010~2018년 소비 정점을 맞고 이후 인구절벽이 시작된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금융위기때보다 더한 침체가 시작될 것이다.
한국은 2018년 이후 소비를 떠받쳐줄 에코붐세대가 없어 일본보다 상황이 더 안좋다. 중국은 현재 50% 남짓인 도시화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성장의 촉매로 사용할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도시화도 지나치게 빨랐다. 도시 인프라가 과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화가 더 진행되면 실업자만 양산한다. 이는 사회불안 요인이다. 10년 안에 대형 소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는 인도가 도시화를 앞장세워 성장률을 높일 것이다. 인도의 인구구조상 소비 흐름은 2070년까지 계속 좋아진다. 
덴트는 미국에 대해선 상위 10%의 소비 정점이 2014년에 도달했기 때문에 2015년 또 한번 소비 절벽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2017년말부터 2020년 초에 또한번 붕괴를 겪는다고 덧붙인다. 다우지수는 2015년 상반기 6000, 2020년까지 3300으로 폭락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1994년부터 시작된 사상 최대의 버블 없애기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최근의 다우지수흐름은 이와는 상반되게 흘러가고 있다. 
유럽 역시 장기 침체에 들어가지만 남유럽보다 북유럽 사정이 나아보인다. 북유럽은 직장여성들에게 더 많은 휴가와 지원을 함으로써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덴트는 인플레의 원인에 대해 독특한 관점을 유지한다. 인플레를 통화적 현상이 아니라 세대별 생활 방식의 차이로 설명한다. 생산을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젊은이는 인플레를 유발하고, 소비를 않고 저축은 늘리는 고령자는 디플레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물가상승률 흐름은 생산인구 증가율을 2.5년 뒤로 돌린 그래프와 비슷하다. 생산인구 증가율은 생산인구에 편입되는 20세 인구와 생산인구에서 이탈하는 63세 인구 간의 함수이다. 즉 생산인구 증가율은 인플레율을 2.5년 앞서 예고해준다. 미국의 생산인구 증가율은 현재 1%부근이다. 2020년대가 되면 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cliff16.jpg » 상품주기 사이클.

 

예측과 전략을 주업으로 하는 만큼 그 역시 경제 주기에 관심이 많다. 그는 경제의 사계절 사이클이 대략 80년으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그는 1925년에 만들어진 콘트라티예프 파동을 상당히 신뢰한다. 다만 콘트라티예프파동은 50~60년을 주기로 하지만, 그 사이에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에 주기가 80년으로 늘어났다고 수정한다. 또 30년에 이르는 두 개의 상품 주기도 경제의 사계절 주기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이는 콘트라티예프 주기와 일치한다. 2008년부터 하락세에 접어든 상품가격은 앞으로 10년 더 떨어진다. 

 

사무실 수요는 21세 인구와 63세 인구의 차이로 예측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분이다. 부동산은 고래로부터 인간의 가장 주요한 투자대상이었으며, 지금도 그렇다. 주거는 인간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는 부동산시장 소비 흐름을 추정하는 공식이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사무실 수요 예측 방법이다. 사무실 수요는 생산인구에 진입하는 20~21세(20세는 과거, 21세는 미래 세대) 인구수에서 생산인구에서 이탈하는 63세(과거 60세였지만 이제  63세로 늦춰짐) 인구수를 빼는 것이다. 즉 사무실 수요는 생산인구 증감 추이를 반영한다.
존속기간이 장구한 부동산 시장에서는 세대인구의 변화가 시장의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지금 세계는 유럽에서 흑사병이 휩쓴 이후 처음으로 앞세대보다 인구 규모가 작은 세대가 뒤따르는 상황에 처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는 주택 순매수자(매수자-매도자) 증가세가 둔화되다가 사망자 주택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주택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는 시점이 온다는 의미다.

cliff14.jpg » 일본의 주택 순수요 추이. 해리 덴트는 42세 인구에서 84세 인구를 뺀 숫자를 주택 순수요로 정의한다.

 

주택 순수요는 84세 인구와 42세 인구의 차이로 예측

 

반대로 젊은 인구가 많은 신흥국에서는 2023년 이후 시작될 세계 장기 호황국면에서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다. 일본에선 에코붐 세대가 주택시장에 진입한 1998년 이후 상승세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유는 나이 든 세대의 집이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주택수요의 흐름은 주택 순수요를 파악하면 알 수 있다. 주택 순수요는 84세(평균수명) 인구에서 42세(주택수요 정점 연령) 인구를 빼거나, 40~44세에서 80~84세 인구 수를 빼면 된다. 향후 부동산 시장이 원하는 것은 큰 집보다 작은집, 새 집보다 리모델링 집, 교외주택보다 도심주택이다.

cliff17.jpg » 주요 도시의 소득대비 집값 비율.

 

서울은 부동산 가격 60% 내려가야 버블 빠진다

 

부동산 호황은 베이비붐세대의 등장으로 지속됐다. 그 결과 수십년간 부동산 가격은 올라가기만 한다는 착시현상이 생겼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 구입은 이미 정점을 쳤고 그 이후 세대는 앞세대보다 작다. 부동산 호황은 인구구조상 선진국에서는 이미 끝났다.
2000년 이후 상하이는 6배, 서울은 3배 올랐다. 그는 버블을 제거하려면 서울은 60%, 상하이는 85%, 미국은 29% 가격이 하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득 대비 가격이 너무 오른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버블이 터질 땐 시작 지점보다 조금 더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를 보면 아직 가격은 더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cliff13-1.jpg » 주요국들의 GDP 대비 부채비율. 해리 덴트.

 

사상 최대의 버블은 왜 생겼을까?


그가 버블을 판단하는 기준은 부채비율이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가 1920년대 버블 때보다 국가 부채비율이 2배나 높다고 지적한다. 그는 그 원인 중의 하나가 비대해진 사회보장비용에 있다고 본다. 더 큰 문제는 갈수록 늘어나는 사회보장 비용 때문에 부채비율은 더 높아질 상황이라는 점이다. 조만간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한 부채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그는 경고한다. 영락없는 자유주의자의 인식이다.
부채는 아편이다. 내일을 희생양으로 삼아 오늘의 성장을 누리게 해준다. 그러나 화폐유통 속도가 떨어져서 부채가 늘어도 성장 효과는 낮다.

 

cliff19.jpg » 중국의 도시화율과 1인당 소득 전망.

 

도시화가 가져오는 경제효과가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신흥국들에 대한 전망이다. 산업화에 앞선 나라들은 고부가가치를 누렸다. 후발국들은 마진이 줄어든 상태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들의 무기는 인건비다. 저렴한 인건비는 도시화를 촉진한다. 도시화는 거대한 인프라 투자로 연결되므로 성장률을 끌어올린다. 하지만 도시화는 다시 생계비를 올리고 이는 인건비를 끌어올린다. 브라질은 도시화가 80%로 선진국 수준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8천달러로 미국의 20%에 불과하다. 이는 신흥국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발전시키지 않는 한 서구만큼 소득이 늘어날 수 없다는 걸 뜻한다.
중국은 도시화 효과를 톡톡히 본 첫 번째 신흥국이다. 수십년후 도시화 비율이 지금의 53%에서 80%로 높아질 때 1인당 소득은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1만4천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도시화율을 7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는 2억5천만이 도시로 옮겨야 한다는 얘기다.

 

cliff18.jpg » 중국의 생산가능 인구 추이.


중국은 인구절벽에 막혀 미국을 따라잡지 못한다

 

중국은 인구구조 추세로 보아 2025년 이후 성장이 더 둔화된다. 향후 수십년간 미국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2025년 이전에 최대인구 집단의 소비가 정점을 맞고 인구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도는 도시화도 30%선으로 초기 단계이고 인구구조도 성장세에 있다. 따라서 2025년 이후 중국이 인구절벽으로 떨어진 이후 수십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지역이 될 것이다. 이 지역 생산인구는 2070년까지 증가한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도 인구구조상 2070년까지 생산인구가 늘어나므로 전망이 밝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유가가 40~60달러로 낮은 것이 걸림돌이다. 이후에는 좋아질 것이다. 민주주의가 진전되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cliff20.jpg » 18년을 주기로 하는 지정학적 주기 곡선.

 

cliff21.jpg » 3개의 주요 경제 사이클. 위로부터 39년 세대주기, 36년 지정학적 주기,30년 상품주기. 해리 덴트.

 

cliff22.jpg » 10~11년을 주기로 하는 태양흑점 활동 주기.

 

cliff23.jpg » 최근의 태양흑점 활동 주기.

 

 미국의 인구구조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건 2037년

 

그는 지금은 30년의 상품 주기, 40년의 세대 주기, 18년의 지정학적 주기가 동시에 하강하고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상품주기는 2008년~2011년에 고점을 치고 하강세로 돌아섰다. 상품 주기를 만드는 것은 기초기술의 혁신이다. 하지만 상품주기에 대한 설명은 그리 과학적이지 못하다. 지난 시절의 산업 흐름을 근거로 이야기하지만, 아전인수적인 측면이 있다. 18년의 지정학적 주기에 대한 근거도 보이지 않는다. 데이비스의 10년 주기를 이야기하면서 태양흑점 주기를 함께 거론하는 것은 지나친 비유인 듯싶다. 따라서 그의 주기설은 그다지 신뢰를 줄만한 것같지는 않다. 하기야 경제에 대한 대부분의 주기설은 과거의 경험을 근거로 할 뿐, 과학적 추론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어쨌든 그의 상품주기론에 따르면, 상품 가격은 2020년 초까지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한다. 그 뒤 사상 최대 호황이 올 수 있다. 신흥국의 인구구조 추세가 이를 이끈다. 2024년부터 2036년까지 진행될 호황은 2038~2040년에 고점을 친다. 인플레와 상품 가격 상승이 이때 끝나기 때문이다. 미국이 2037~2044년 사이에 인구구조적 추세가 하락세로 꺾인다. 이 무렵부터 동남아와 남미는 인구 증가세가 둔화된다. 중국도 이때 인구 증가세가 급격히 낮아진다.
이런 흐름은 미국 에코붐 세대 소비가 정점을 향해 가고 신흥국 생산인구가 증가하면서 2046~2055년 사이에 다시 호황이 나타난다. 이는 2065~2070년 사이에 정점에 이른다.  그 뒤에는 버블리 터지면서 극심한 불황이 찾아온다.
신흥국의 인구절벽은 2040년 남미, 동남아를 시작으로 2100년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중국은 그 훨씬 이전인 2015~2025년 사이에 인구절벽을 맞는다. 중국은 전세계 원자재 소비 시장의 37~51%를 차지한다.
다음 글로벌 금융위기의 방아쇠는 남유럽이 당길 가능성이 높다. 남유럽에서 한두 국가가 유로존 탈퇴를 결정하면 연쇄반응이 일어나면서 위기가 터질 것이다.
지금이 버블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가장 간단한 잣대는 마천루다. 어느 지역에서나 초고층 빌딩은 호황과 부동산 버블의 정점에서 완성됐다. 중국이 그 단계에 있다. 후난성 창사에는 스카이시티가 건설중이다. 높이가 838미터로 202층 건물로 완공되면 세계 최고가 된다.

 

cliff24.jpg » 버블은 오르가즘을 닮았나? 버블과 성 반응 주기의 비교.

 

인구와 소비의 흐름으로부터 경제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덴트의 분석은 간결 명료하다. 그의 논지를 따라가다 보면 디플레는 운명이다. 하지만 이를 막거나 흐름을 되돌리기 위한 방안은 없거나, 최소한 그의 관심사는 아닌 듯하다. 운명처럼 다가오는 디플레 흐름 속에서 각자가 살아남는 생존법이 그의 관심사다. 생존법의 제1원칙은 이런 흐름을 남보다 먼저 알아채서 움직이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5년 앞서 움직이니 지금이야말로 부동산 매각의 마지막 기회라고 충고하는 식이다. 기업들도 소나기를 피하려면 미리 군더더기를 줄여 우산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몸을 만들어놔야 한다. 투자전략적 접근법의 특징이자 한계이다. 그가 위기를 경고하고 마무리한 지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고심에 들어가야 한다. 그 고심거리를 던져준 것,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사족으로 붙이자면,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서문에 자신의 주장의 핵심을 모두 담아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이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자료

https://s3.amazonaws.com/IES2013/DAY1/Day-1_2-Harry-Den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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