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감춰진 미국의 비밀무기 대해부 무기

  베일에 감춰진 미국의 비밀무기 대해부

지난 5월 2일,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되었다. 빈 라덴의 죽음이 몰고 온 ‘후폭풍’이 국제사회를 휩쓰는 동안 빈 라덴을 사살한 미군 특수부대가 탄 헬기가 스텔스 헬기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수찬 <D&D Focus> 기자  fas1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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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육군 160특수항공단 소속 MH-60M 특수전헬기

 

미 특수부대의 발, 스텔스 헬기

비밀무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들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 가운데 하나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남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한 무기를 확보하겠다는 인간의 욕망은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끝이 없었다. 인류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수많은 기술도 결국은 우수한 무기를 만들려는 욕망의 산물이다.

비밀무기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21세기에 접어든 지금에 와서는 천문학적인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블록버스터’ 수준으로 커졌다. 비밀무기 개발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소요되자 비밀무기 개발에 참여했던 국가들은 하나씩 손을 뗐고, 이제는 자금동원능력과 기술력이 충분한 미국-최근에는 재정적자로 고생하고 있지만-만이 남아있다.

돈과 기술이 받쳐주는 상황에서 미국이 비밀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은 자명한 이치. 미국은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을 전격적으로 사살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비밀무기들을 대거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비밀무기가 바로 스텔스 헬기. 일반적으로 스텔스 전투기는 F-117을 필두로 F-22, F-35 등이 알려져 있지만 스텔스 헬기의 존재는 빈 라덴 사살작전에서 1대가 추락함으로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의 군사전문매체인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스텔스 헬기는 미 시코르스키 사의 UH-60 블랙호크 헬기를 레이더에 잡히지 않게 개량한 것으로 F-117 스텔스 전투기와 흡사한 외형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스텔스 헬기로 인정받은 사례는 RHA-66 코만치.  RHA-66은 미 육군이 운용하던 OH-58 카이오와 정찰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성능을 갖춘 강력한 경공격헬기였다. 이렇게 막강한 ‘스펙’을 지닌 RHA-66이지만 냉전 종식 이후 불어닥친 국방예산 삭감 태풍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70억 달러를 들여 개발했음에도 시제품 8대만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RHA-66 개발을 통해 얻은 스텔스 헬기 기술은 그대로 남아 빈 라덴 사살작전에 동원된 블랙호크 헬기에 적용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미 육군부 군수담당인 윌리엄 필립스 장군은 지난 4월 의회 청문회에서 “스텔스 헬기 기술은 과거 코만치 헬기에서 발전했다”고 증언해 전문가들의 관측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고 스텔스 헬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헬기는 보통 전투기보다 낮은 고도를 비행하는데다 특수전에 사용되는 헬기는 저공으로 비행하는 경우가 많아 헬기 특유의 굉음만으로도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스텔스 헬기는 헬기의 꼬리 등에 소리를 최소화하는 기법을 함께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관료 출신인 댄 구레 렉싱턴연구소 부소장은 작전현장에 추락한 헬기의 사진을 본 뒤 “변형된 꼬리 부분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회전날개에 장착한 소음차단 덮개, 스텔스 전투기에 사용된 것과 비슷한 특수 재질 등이 보인다”며 “이런 헬기는 지금껏 공개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군사전문지 국방기술인터내셔널(DTI)의 빌 스위트먼 편집장은 “헬기의 경우 꼬리 회전날개에서 뭔가를 치는 듯 한 독특한 소리가 나는데, 사고 헬기는 꼬리 회전날개의 모양을 바꾸고 외피를 씌워 소음을 줄였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아보타바드 주민들도 미군의 기습작전 당일 헬기가 머리 위로 날아오기 전까지는 헬기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해 전문가들의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스텔스 헬기와 관련해 침묵을 지키고 있어 스텔스 헬기의 실체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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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라덴 사살작전 중 추락한 미군 블랙호크 헬기 잔해. 일반적인 헬기와는 다른 모습 때문에 스텔스 헬기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칸다하르의 야수 RQ-170

스텔스 헬기와 함께 빈 라덴 사살작전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비밀무기가 바로 RQ-170 센티널 무인정찰기. 존재 자체가 비밀은 이 무인정찰기는 B-2 스텔스 폭격기처럼 가오리 모양을 띠고 있어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이번 작전에서 RQ-170은 미군 특수부대가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하는 동안 작전 상황을 촬영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안보팀 멤버들이 모여 있는 백악관 상황실에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RQ-170이 세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였다. 칸다하르 국제공항에서 활동하는 RQ-170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칸다하르의 야수(Beast of Kandahar)’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에 미 공군은 2007년 12월 RQ-170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추가적인 기술정보나 사진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후 RQ-170은 한국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2009년 12월 국내 일부 언론은 “미 국방부가 한국에서 RQ-170 무인정찰기를 시험 비행해왔다”고 보도한 것. 여기에 2009년 12월 에 태국 돈 므엉 공항에 억류된 북한 무기수송기 사건에 RQ-170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RQ-170은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디앤디포커스 2010.3월호 『북한 무기수송기 억류, 주한 미 공군이 개입』참조)

하지만 미 공군은 2007년 이전부터 RQ-170을 은밀히 개발․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1년 미 해군의 EP-3 정찰기가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와 충돌해 중국 하이난섬에 불시착한 직후 미 국방부는 RQ-170의 개발에 은밀히 착수했다. 즉, 언제든 적의 방공망을 돌파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스컹크 웍스(Skunk Works)팀이 개발한 이 무인기는 미 공군이 운용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통제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미 공군의 U-2 정찰기도 운용 초기에는 CIA와 공군에 함께 운용했고, 개발비용은 CIA가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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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칸다하르에서 포착된 RQ-170 센티널. 존재 자체가 비밀인 스텔스 무인정찰기이다.

 

더 높이 더 빠르게

 

빈 라덴을 사살하는데 동원된 비밀무기 외에도 미국이 개발하거나 운용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비밀무기들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비밀무기가 바로 초고속 정찰기인 오로라(Aurora)다. 전 세계적으로 10만개가 넘는 관련 사이트가 존재하는 오로라는 최고 속도 마하 3.3(음속의 3.3배)으로 역사상 가장 빠른 군용기였던 미국의 전략 정찰기 SR-71 블랙버드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유인 정찰기로 거론돼왔다. SR-71이 1990년대 들어 퇴역함에 따라 그 후계기로 극비리에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로라는 실체가 확인된 적은 없지만, 영국 국방부의 비공식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 일어나는 UFO(미확인비행물체) 출몰 소동 대부분이 오로라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최고 속도는 마하 5~6을 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1995년 영국에서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가오리처럼 생긴 정체불명의 항공기가 공중급유를 받는 흐릿한 사진이 찍혀 이 가오리 형(型)의 항공기가 오로라가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006년 5월 영국 국방부가 공개한 UFO 관련 기밀문서에서는 “UFO 착시현상은 자연 현상과 몇몇 비밀 항공기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라고 적고 있다. 문서에는 서구 국가의 세 가지 항공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 중 하나는 SR-71 블랙버드. 그런데 나머지 두 가지 프로젝트를 언급한 총 24줄의 내용이 삭제되어 있었고 관련 사진도 지워진 상태로 공개 되었다. 이 때문에 삭제된 정보가 오로라에 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오로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비밀무기 실험기지인 '에어리어(Area) 51'에서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북서쪽으로 130여km 떨어진 그룸 레이크에 자리 잡고 있는 에어리어 51은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 외계인이나 UFO를 연구하는 기지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에어리어 51'에선 실제로 1950년대 이후 U-2 , SR-71, F-117 스텔스 전투기 등 비밀무기들의 시험이 계속 이뤄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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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라 정찰기 상상도 

 

오로라 정찰기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신비주의’에 가깝다면 미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기들은 보다 분명한 실체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 공군이 1억 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해 미 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과 함께 개발 중인 차세대 극초음속 비행기 팔콘(Falcon)은 극초음속기 중에서도 가장 실용화에 근접해 있는 기체로 알려져 있다. 이 기체는 대기권 상층부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속도가 마하 8에 달한다. 팔콘이 대기권 상층부를 넘는 극초음속기를 표방하는 이유는 미국이 우주전의 예비 단계인 ‘준 궤도전(semi-orbital combat)’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준 궤도란 인공위성이 활동 중인 궤도권에 조금 못 미치는 지상 100km 정도의 높이다. 학자들은 한 나라의 영공을 지표면으로부터 대기권까지로 구분하고 있지만 국제 관례상 지상 80~100km 이상은 영공의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즉, 준 궤도는 우주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자국의 영공에서 준 궤도에 진입, 초음속으로 적국의 영공으로 날아간 뒤 적진 바로 위에서 재진입하는 전투기를 개발해낸다면 타국의 영공 침해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 최단거리 루트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비록 팔콘 프로젝트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와 재정적자 문제로 인해 지속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제반 과학 기술이 발전되고 예산상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때에 아마도 우리 머리 위에는 첨단 과학 기술의 결정체인 극초음속 항공기가 날고 있을 지도 모른다.


 

차세대 전략무기를 꿈꾸는 신개념 우주무기들

미국을 비롯한 군사강국들이 구상하는 비밀무기들 중에는 우주전에 대비한 우주무기의 개발이 특히 각광받고 있다. 이미 냉전이 절정에 달해있던 1980년대 미․소가 상대방의 위성을 파괴하기 위해 킬러위성을 개발한 전력이 있는 상황에서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기술적 진보를 달성한 강대국들이 우주무기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

현재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레이저무기. 위성에 레이저를 탑재해 공격무기로 이용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영화 ‘007 어나더데이’에 등장하는 군사위성 ‘이카루스’와 비슷한 무기로 인공위성에 반사판을 부착해 특정 목표물에 태양빛을 집중시켜 파괴하는 태양광 무기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더해 미 국방부는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적의 기지를 파괴하기 위해 우주에서 길이 6m, 직경 30cm의 텅스텐 화살을 발사하는 다트 위성(dart satellite)의 개발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 위성은 지상의 목표물에 운석과 동일한 초당 10km의 속도로 화살을 발사, 벙커버스터(GBU-28)로도 파괴하지 못하는 지하 30m 이하의 기지까지 일거에 초토화시킬 수 있다. 공식적으로는 여러 기술적 문제들 때문에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디에선가 비밀스런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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